[김정아 건강 칼럼] 내 몸이 보내는 7가지 암 신호

안창현 기자 2016.05.23 16:53:40


(CNB저널=김정아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우리나라 암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3년도에 이미 20만 명 이상의 암 환자가 발생했다. 정확히 인구 10만 명당 445.7명(남자 449.9명, 여자 441.5명)의 암 환자가 2013년 한 해에 발생했다. 암 환자의 발생은 인구 집단의 고령화와 함께 해를 거듭할수록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 사람이 평생 살면서 암에 걸릴 확률은 얼마나 될까? 2013년도 기대수명을 기준으로 여자는 85세까지 산다는 가정 하에 암에 걸릴 확률은 35%, 남자는 78세까지 산다는 가정 하에 38.3% 정도 암이 발생한다는 게 암 정보센터의 설명이다.

즉 평생 남자는 5명 중 2명에서, 여자는 3명 중 1명에서 암이 발생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암은 우리 가까이에서 건강과 삶의 안위를 위협하고 있는데 그저 손 놓고 피해가기를 바라며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자세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암을 중심으로 자각증상 및 조기진단 방법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을 의심할 수 있는 7가지 징후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배변 습관이나 소변 기능의 변화

 2

 아물지 않는 상처

 3

 비정상적인 출혈이나 분비물

 4

 유방을 포함한 몸 어딘가에서 만져지는 덩어리 

 5

 연하 곤란(삼킴 장애)

 6

 원래 있던 사마귀나 검은 반점의 변화

 7

 지속되는 기침과 목쉼


이 밖에 6개월 사이 10% 이상 체중이 감소하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이나 요통, 전신 통증, 침구가 젖을 정도의 심한 야간 발한도 암을 의심할 수 있는 징후에 해당한다.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다. 그 다음은 대장암, 폐암, 유방암, 간암의 순서로 발생했다. 이런 발생은 남녀 차이가 존재하는데 남자는 위암, 대장암, 폐암 순서였고, 여자는 갑상선, 유방암, 대장암 순서다.

위암의 자각증상
초기 위암의 80%는 증상이 없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암 관리 사업의 일환으로 2년에 한 번씩 위 내시경을 실시해 조기에 위암을 발견하고 치료 기회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암이 어느 정도 진행하면 체중 감소, 복통, 오심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장암의 자각증상
대장암은 배변 습관의 변화가 가장 흔한 자각증상이며 이마저 느껴지지 않는 때도 있다. 빈혈, 직장출혈, 복통이 있을 수 있고, 전신 통증이나 몸살 같은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실제 진단이 늦어진 대장암 환자에서 어떤 증상이 있었는지 살펴본 한 연구를 보면 위 같은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의료기관을 찾지 않아 병을 키운 경우가 많았다.

폐암의 자각증상
폐암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증가하며 70대 이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폐암이 늦게 발생한다기보다 그만큼 초기에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흔히 아무 증상 없이 흉부 엑스선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위치에 따라 기침, 객혈, 목쉼, 연하곤란 등의 증상이 동반돼 그나마 일찍 발견되기도 한다. 폐암이 뼈로 전이된 경우, 요통이나 전신 통증 등을 동반한다. 심하면 전이된 부위의 골절을 검사하다가 폐암을 역으로 발견하기도 한다.

유방암의 자각증상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 없이 만져지는 멍울(덩어리)이다. 유방에서 만져지기도 하고 겨드랑이에서 함께 만져지기도 한다.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자꾸 재발하는 상처도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다. 피부가 빨갛게 붓고 아프며 오렌지 껍질처럼 요철이 생기는 경우도 유방암의 진행을 의심할 수 있다.

간암의 자각증상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데, 이는 간 경변이 상당히 진행됐을 때에도 몸에서 큰 이상징후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간암에도 해당해 간암이 상당히 진행되지 않고는 증상이 별로 없다. 간암은 오른쪽 윗배에서 통증이나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이 있고 체중 감소, 피로감, 소화불량 같은 증상만 있기도 한다. 만일 간 경변이 동반된 경우에는 복수가 함께 나타나 복부 팽만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자각증상 발생하면 ‘조기 진단’이 중요

자각증상과 함께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은 나이, 가족력과 위험인자이다. 연령대에 따라 많이 발생하는 암이 다르다. 남자의 경우는 40~50대에서는 위암과 대장암이 폐암보다 많이 발생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경향은 뒤집혀서 70대 이상에서는 폐암이 더 많이 발생한다.

여성의 경우에는 갑상선을 제외하고 30대 후반부터 50대 후반까지 유방암이 많이 발생하지만, 60대 이후부터는 대장암과 위암의 발생률이 유방암을 앞지른다. 그러므로 암이 의심되는 증상이 발생했을 때 증상과 함께 본인의 나이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필요하다.

▲위암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정기적으로 위 내시경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인제대 서울백병원)


또한 유전적인 소인이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암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유방암의 90% 이상은 여러 위험인자의 상호작용으로 유발되고, 5~10% 정도가 유전적 요인, 즉 유방암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관련 있다고 알려졌다.

아직 정확한 수치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어머니나 자매 어느 한 쪽에 유방암이 있는 사람은 둘 다 암이 없는 경우에 비해 언젠가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될 가능성이 2~3배쯤 되며, 어머니와 자매 모두 유방암 환자라면 그 위험성이 약 8~12배로 늘어난다.

위암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가족력이 없는 사람보다 위암 발생률이 2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유전 요인보다 가족의 생활, 특히 식생활 내용이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갑상선암 발병에도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대표적인 질환은 가족성 수질암 증후군이라고 해서 ‘RET’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갑상선 수질암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이는 전체 수질암의 20%를 차지한다. 부모에게 갑상선 유두암이나 여포암이 있을 때, 자녀들의 갑상선암 발생 위험도는 아들 7.8배, 딸 2.8배 증가한다.

간암에서 고려해야 할 위험인자는 B형 간염바이러스(HBV)와 C형 간염바이러스(HCV)의 감염과 간경변의 동반이다.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72.3%가 B형 간염바이러스 표면항원 양성이고 11.6%가 C형 간염바이러스 항체 양성이었고, 10.4%가 장기간 과도한 음주 경력이 있었다.

암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겠지만, 이미 발생한 암은 조기에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매년 종합검진을 받고, 암 관리 사업의 일환으로 국가에서 시행 중인 ‘국가 암 검진’을 열심히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자각증상을 기억하고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정리=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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