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태 건강 칼럼] 어린데 허리 계속 아프면 ‘강직척추염’ 의심할만

최상태 중앙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기자 2016.06.27 09:37:28

(CNB저널 = 최상태 중앙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24세 대학생 윤문근(가명) 씨는 어느 날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허리와 엉덩이가 뻣뻣하고, 간간히 발뒤꿈치에 통증이 있어 척추전문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었지만 뼈나 근육에는 별 이상이 없고 아킬레스건염이 조금 있는 것 같다며 소염진통제만 처방해줬다.

약을 먹으면 증상이 조금 가라앉는 듯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증상이 계속적으로 반복됐고, 그때마다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곤 했다. 그렇게 1년여가 지났지만 허리와 엉덩이의 뻣뻣함과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최근 들어서는 허리를 쉽게 펴기도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무릎 통증까지 더해졌다. 이후 윤 씨는 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를 방문하고 나서야 ‘강직척추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윤 씨와 같은 강직척추염 환자는 국내 약 3만7000여 명으로, 주로 10대에서 30대 젊은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 남성들에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2대 1 또는 3대 1 정도로, 여성들에게도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보통 허리에 통증을 느끼면 허리디스크를 떠올리지만, 이처럼 10~30대 젊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강직척추염은 척추 뼈와 뼈 사이의 구조물인 디스크가 탈출되는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과 달리, 척추에 염증이 생겨 강직이 오는 병이다.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할 경우 허리와 등, 목이 서서히 굳어지는 희귀 난치성 질환 중 하나다.

강직척추염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병명도 생소한 데다 대개 젊은 사람들이 엉덩이 통증과 함께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칫 허리디스크로 오인하고 엉뚱한 치료를 받거나 방치해 조기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 번 관절 강직이 발생하면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초기에 제대로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척추가 굳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강직척추염은 서서히 시작된 허리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아침 기상 시 혹은 한 자세로 오래 있는 경우 엉덩이 통증이 심해지고 뻣뻣해지다가, 운동 후에 오히려 통증이 호전되는 경우 일차적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통증으로 인해 새벽에 잠에서 깨었다가도 아침에 일어나 활동을 시작하면 증상이 나아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피곤해서 그런 것으로 착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최상태 중앙대 류마티스내과 교수가 강직성척추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 중앙대학교병원

또 10대의 어린 나이부터 발뒤꿈치나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자주 생기거나 포도막염 등으로 인해 눈에 염증이 생겨 시력이 떨어지고, 특별한 이유 없이 무릎이나 발목이 붓거나 가슴 통증이 생기는 등의 증상도 강직척추염을 의심해볼 수 있는 주요한 증상들 중 하나다.

허리디스크 오인해 엉뚱한 치료받다 척추 변형
10~30대 발병률 높아 조기 진단·치료 중요

강직척추염은 치료가 늦어질 경우, 엉치엉덩관절이나 척추가 점점 굳어지는 것은 물론, 발뒤꿈치나 무릎, 앞가슴뼈 등과 같은 말초 관절염으로 염증이 번질 수 있어 초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염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척추가 붙어 몸이 앞으로 굽는 변형이 일어난다. 20~30대 젊은 나이에도 허리와 등이 꼬부라질 수 있으며, 이 외에도 포도막염이나 염증성장질환, 건선, 대동맥판막질환 및 호흡기질환 등의 전신적인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강직척추염의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주로 유전적 요인과 기타 환경적 요인, 면역 반응의 이상 등 다양한 요인들이 연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담배가 강직척추염의 발병에 관련 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된 적 있다.

이처럼 강직척추염은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예방이 어려운데다 방치할 경우 만성 통증과 척추 변형 및 합병증으로 인해 젊을 때부터 심각한 고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조기에 진단해 치료하면 척추가 휘고 굳는 증상을 막을 수 있다.

강직척추염의 치료를 위해서 우선 금연과 함께 스트레칭을 통해 뻣뻣한 증상을 완화시키는 운동, 아울러 수영이나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 및 적절한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비스테로이드 항염제나 종양괴사인자 억제제 등 약물치료를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약물 치료와 함께 운동 치료를 지속적으로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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