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재 탈모 칼럼] 탈모 치료가 잘 안 되는 세 가지 이유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기자 2017.08.07 09:31:10

(CNB저널 =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남겨둔 채,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기 위해 온 들판을 헤매는 목자의 비유가 성경 말씀에 나온다. 이렇듯 잃어버린 양을 찾는 마음으로 많은 의사들은 정복되지 않은 질병(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찾고자 꾸준히 도전한다. 의사들은 질환 정복의 희망을 불태우며 인체를 연구한 결과 많은 질병(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알아냈다. 탈모 치료법도 한 예이다.

탈모의 원인과 치료 방법도 상당부분 밝혀졌다. 탈모의 원인으로는 유전, 환경, 질환, 호르몬 등이 있고, 치료법으로는 모발 이식과 여러 약물 치료법 등이 있다. 탈모의 70~80%를 차지하는 유전형 탈모 즉 M자형이나 O자형으로 진행되는 안드로겐 탈모는 DHT를 억제하면 치료가 잘된다. 

이 DHT는 모발성장 조절 호르몬이다. 안드로겐의 한 종류로, 고환에서 생성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모낭에서 5알파-환원효소를 만나 전환된 물질이다. 이 물질이 모유두 세포막의 안드로겐 수용체와 결합해 모발 증식 촉진 인자를 감소시킨다. 또한 DHT는 모근 파괴 물질을 분비시키고, 피지선 증식에도 관여해 머리카락을 탈락시킨다. 

이러한 DHT의 양이 많거나 안드로겐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탈모는 빠르게 진행된다. 그런데 DHT 양이 많아도 안드로겐 수용체의 활성도가 낮으면 모발 탈락이 적다. 반대로 DHT 양이 적은데 안드로겐 수용체의 수가 많거나 활성화되어 있으면 모발 탈락은 많이 일어난다.   

탈모는 원인에 따라 DHT 억제 외에도 모발 줄기세포 활성화, 모발 세포성장 촉진. 두피 혈행 개선, 모근의 충분한 영양 공급 등 치료법을 달리하면 치료 확률이 매우 높다. 즉, 탈모는 원인에 맞춰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을 사용하면 치료되는 질병인 셈이다. 
  
기간 너무 짧거나, 유전자 또는 조절 T세포의 기능 저하 

그런데 탈모 치료가 잘 안 되는 사례도 있다. 50세인 M씨는 앞이마부터 정수리까지 탈모가 30% 정도 진행된 안드로겐형 탈모인이다. 10개월 동안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으로 꾸준히 치료했다. 탈모 극복 의지가 강한 M씨는 병원 치료 날짜를 단 한 번도 어기지 않았다. 모발 회복에 좋지 않은 담배 등도 끊었다. 그러나 그의 모발은 크게 회복되지는 않았다. 같은 무렵에 비슷한 증세의 탈모인은 머리카락이 무성하게 자란 데 비해 M씨는 변화가 없었다. M씨와 같은 경우는 100명에 2명이나 3명꼴로 나타난다. M씨처럼 치료가 안 되는 경우 세 가지를 의심할 수 있다. 

첫째, 가장 큰 원인은 치료 기간이 짧은 경우다. 탈모는 최소 6개월은 치료해야 한다. 세포분열 촉진 기간 2개월, 모발 성장 기간 2개월, 모발 유지 기간 2개월 정도다. 탈모 초기 단계라 할지라도 최소 6개월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며, 탈모가 심한 경우에는 1년 이상 치료해야 한다. 6개월 미만에 치료를 포기하면 모발 회복은 어렵다.

둘째, 모유두 세포의 안드로겐 수용체를 조절하는 유전자의 기능 저하다. 이 경우 수용체가 증가하여 탈모를 일으킨다. DHT와 안드로겐 수용체가 결합되면 모발 증식 촉진인자를 감소시키거나 모근 파괴물질을 분비시킨다. 이로 인해 모발이 빠르게 퇴행기로 전환돼 탈모가 일어난다.

셋째, 조절 T세포의 기능이 떨어질 때다. 모낭의 조절 T세포는 모낭 줄기세포를 자극해 머리카락을 재생시킨다. 미국의 로젠블럽 박사 연구에 의하면 모낭에 있는 조절 T세포는 머리카락이 빠지면 모낭 줄기세포를 자극해 모발을 재생시킨다. 만약 조절 T세포에 결함이 있으면 모낭 줄기세포가 자극되지 않고, 머리카락도 다시 나지 않는다. 
   
치료가 안 되는 경우 첫 번째는 치료 도중에 중도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해결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이유인 안드로겐 수용체와 조절T세포의 기능저하 시에는 이를 조절하는 약물은 있으나 효과가 미미하다. 이처럼 의학은 미완의 상태다. 더 연구를 하면 조금씩이라도 밝혀진다. 예수님의 잃어버린 양을 찾는 심정으로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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