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행근 중국부자 칼럼] 비트코인에 열광 중국인…세계물량 80% 몰린 이유

송행근 중국 문화경제 학자 기자 2017.08.21 09:28:02

(CNB저널 = 송행근 중국 문화경제 학자) 중국 부자는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베인컨설팅과 중국초상은행이 작성한 ‘2017 중국 부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1천만 위안(약 17억 원)의 가처분 자산을 보유한 중국인이 160만 명이라고 밝혔다. 1천만 위안은 중국 부자의 기준이다. 2006년 1천만 위안 이상 부자는 18만 명에 불과했다. 최근 10년 만에 9배로 늘어난 것이다.  

중국에서 부자가 되는 길은 다양하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부동산을 늘리고 주식에 투자하며 IT산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빠른 길은 부자 아빠를 두는 것이다. 예를 들면 완다(萬達)그룹의 회장이자 억만장자인 왕젠린(王健林)을 아빠로 둔 왕쓰총(王思聰)처럼.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등장으로 언제든지 일자리를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부자가 되려는 열망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중국 인민들이 새로이 찾아낸 부의 열망은 무엇일까? 21세기 골드러시로 비유되는 비트코인(比特弊)이다.  

중국은 현재 지구상에서 비트코인 열기가 가장 뜨거운 나라다. ‘중국이 비트코인에 지배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중국내 거래 플랫폼인 ‘오케이코인(OKCoin)’이나 ‘훠삐왕(火币网)’ 등을 통해 언제든지 비트코인을 살 수 있다. 5분 안에 위안화를 달러로 환전할 수 있다. 비트코인 1일 거래 규모가 많게는 200만 비트코인에 달한다. 

비트코인으로 인생대박을 친 사람이 있을까? 리샤오라이(李笑來)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45세인 그는 비트코인을 최소 10만여 개 보유하고 있다. 비트코인 전체 유통량의 1%를 차지하는 숫자이다. 현재 비트코인 하나가 300만 원을 웃돌고 있으니, 그의 자산은 최소 3000억 원에 이른다. 그가 천문학적인 부자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은 비트코인의 가치를 깨닫고 빨리 사서 보유했을 뿐이다. 

비트코인으로 인생대박 리샤오라이

리샤오라이는 어떻게 비트코인에 투자하게 되었을까? 그가 몸담고 있던 중국 교육 기업 ‘뉴 오리엔탈 그룹(新東方)’이 2006년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되었다. 그는 기업공개 이전에 확보한 소량의 주식 가격이 상장 후 급등하자 대체 투자처를 물색했다. 2011년 그에게 포착된 것이 비트코인이다. 영어에 능통했던 그는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알려진 ‘나카모토 사토시’의 논문을 읽었다. 그리고 향후 돈이 될 것이라고 직감하고 그동안 보유했던 뉴 오리엔탈그룹 주식을 대거 팔고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당시 비트코인의 가격은 2011년 6월에 20달러에서 단 1센트로 추락하기도 하였다. 또한 대규모 컴퓨터 장비를 들여와 비트코인을 집중 채굴하고, 비트코인 장비 생산업체인 ASIC마이너에도 투자했다.  

▲비트코인 사용을 위한 Q코드. 그래픽 = 위키피디어

비트코인의 열기는 중국 사회에 세 가지의 변화를 가져왔다. 첫째, 비트코인 거래소 급증이다.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거래소만 BTC China, Bitstamp 등 50곳이 넘는다. 둘째, 가상화폐 채굴자와 채굴공장의 증가이다. 현재 중국은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컴퓨팅 파워에서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전문 가상화폐 채굴공장이 가동 중이다. 채굴공장은 대부분 쓰촨(四川)의 마볜이족자치현(馬邊彝族自治縣)의 산간지역이나 신장(新疆)지역에 있다. 수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값싼 전기를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그래픽카드의 가격폭등이다. 비트코인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하면서 너도나도 채굴에 뛰어들었다. 1개의 컴퓨터가 채굴하기 위해서는 AMD의 RX 5805과 같은 그래픽카드가 5**7개가 필요하다. 당연히 마이닝(채굴)에 필요한 그래픽카드가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가격 폭등이 일어났다. 

중국인들은 비트코인을 ‘금2.0’으로 표현할 정도로 새로운 황금으로 여기고 있다. 실제 중국 최대 포털 싸이트인 바이두를 검색하면 비트코인에 관한 글들이 약11,500,000개나 된다. 중국 인민들은 왜 비트코인에 열광할까?

첫째, 고위공직자와 부자들의 해외자산 유출이다. 시진핑정부는 강도 높게 반부패청산을 추진 중이다. 중국 당국은 내국인의 국외 송금과 국외 직접투자 한도를 제한하는 등 달러 자금의 유출을 최소화하는 여러 조처를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1년에 해외 송금은 최대 5만 달러로 제한된다. 또 모든 개인은 거래 기록을 주기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비트코인의 익명성은 누가 비트코인 전자지갑을 소유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게 한다. 따라서 그들은 비트코인을 통해 자신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한편 가격상승의 기대를 통한 부의 축적이라는 꿩 먹고 알 먹는 자산놀이를 하는 것이다.    

달러의 세계지배가 비트코인을 통해 중국으로?

둘째, 대체투자이다. 중국인들은 위안화 가치 하락과 새로운 투자처에 갈망하고 있다. 미국 달러의 강세는 위안화의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과 주식의 거품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반면에 지난해 중국 비트코인 가격은 연간 200% 수직 상승하며, 수익성이 높기로 소문 난 부동산 투자 수익률을 압도했다. 그러자 비트코인이 새로운 ‘역대급’ 재테크 수단이 된 것이다. 한 예로 2009년 10월 5일에 거래된 1비트 코인의 가격은 0.0008달러(0.9원)였다. 하지만 2018년 8월 11일 현재 비트코인 1개 시세는 390만 원을 넘었다. 

셋째, 벼락부자의 욕망이다. 오늘날 중국은 부와 가난이 점차 고착화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절대다수의 중국 흙수저들은 특단의 조치를 하지 않으면 영원히 달팽이집에서 개미족으로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에 빠져있다. 때문에 총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돼 희소성가치가 매우 큰 비트코인에 남보다 빨리 투자해서 부의 마지막 열차에 오르고 싶어 하는 것이다. 

▲전세계 비트코인 물량의 80%가 몰렸다는 중국에선 비트코인 거래와 ‘발굴’이 성행하고 있다. 사진 = 중국 비트뱅크 홈페이지

가상화폐는 가격 등락폭이 유독 심하다. 하루 사이에 반 토막이 날 수도 있다. 게다가 법적으로 아무런 보호받을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벼락부자들의 탄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미래시대의 패권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비트코인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즉, 달러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의 패권이 가상 화폐를 기반으로 한 중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성준 블록체인연구센터장(동국대 교수)의 “중국은 암호화 화폐를 통해 전 세계 가상화폐를 다 잡고 싶어 하는 듯하다”는 말에서 잘 나타난다. 또한 세계 경제의 주체가 유태인에서 중국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동양의 유대인’이라 불리는 윈저우 상인이 중국 비트코인의 주세력이라는 점은 각별하다. 원저우 상인들은 장사 수완이 뛰어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챙겨 부를 축적해 왔다. 그 결과 원저우 자본은 ‘중국 경제의 핵심 자본’의 지위에 올랐다. 정녕 비트코인이 중국 인민의 욕망(부자)과 시진핑의 열망(中國夢)을 채울 수 있을까.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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