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이재용 부회장 ‘가시밭길’인데 삼성전자는 굳건한 이유

‘투명성 강화’와 ‘실적 개선’ 주주 믿음 굳건

황수오 기자 기자 2017.09.11 10:00:44

▲삼성전자의 오너리스크 위기에도 증권사들은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황수오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심 선고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들 역시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오너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에도 삼성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이재용 부회장은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8월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고 그 대가로 최순실씨 일가를 지원했다고 봤다.

이 부회장의 실형 판결에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는 크게 위축 됐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8월 28일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여러분 모두 상심이 크실 것으로 생각한다. 저희 경영진도 참담한 심경”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불확실한 상황이 안타깝지만 우리 모두 흔들림 없이 진실이 밝혀지길 기다리자”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삼성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으로 있을 재판의 결과에 따라 이 부회장의 거취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경우 대규모 인수합병(M&A)과 같은 비중 있는 과제들을 오너일가가 책임지고 결정해왔다. 이에 삼성 안팎에서는 그룹 총수의 부재로 인해 중요한 업무들이 제때 실행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런 악재에 아랑곳 하지 않고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기 전날인 24일(종가기준) 237만6000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232만4000원(1일 종가기준)으로 2.18% 떨어지는데 그쳤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30%가량 상승한 수치다. 최근 들어 230~240만원 사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280~300만원 사이로 제시하고 있으며, 투자의견도 ‘매수’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1, 2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영향으로 목표주가가 300만을 넘어선 것에 비하면 다소 하향 조정됐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완연한 만큼 삼성의 주가 또한 사상최고치를 달성하는 건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오너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는 이유는 반도체 호황과 야심작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8’의 출시, 대규모 M&A로 인수한 세계적인 음향기기 업체 ‘하만’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례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실적과 ‘갤럭시 S8’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매출 5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조2000억원 늘어난 9조9000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호황과 ‘갤럭시노트8’의 영향으로 1, 2분기에 이어 하반기 실적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8월 27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운영 중인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많은 시민들이 ‘갤럭시 노트8’ 체험존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분기에는 음향기기 업체 하만의 실적까지 추가돼, 매출 61조6000억원, 영업이익 14조665억원이라는 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에서 보여준 성과는 매출에서 반도체 1위였던 인텔을 제치고, 영업이익 면에서는 글로벌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을 넘어섰다.

 아직 발표가 나지 않은 3~4분기도 장밋빛 성과를 이어갈 전망이다. 실적의 디딤돌인 반도체의 ‘슈퍼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 ‘갤럭시 노트7’의 단종사태로 인해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한 ‘갤럭시 노트8’이 9월 중순에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실적 ‘청신호’

또한 비슷한 시기에 나올 것으로 점쳐졌던 애플의 ‘아이폰8’이 출시시기가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여 ‘갤럭시 노트8’의 성과가 기존 예상치보다 높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꽃길’ 행보에도 브레이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있는 ‘삼성중국반도체(SCS)’ 법인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라인 증설에 향후 3년간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지난 28일 공시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오너리스크에 대해 삼성이 ‘내성’이 생겼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 2월 구속될 당시 상당한 충격이 왔지만, 삼성의 각종 투명성 강화 정책들이 이를 상쇄시켰었다.

당시 삼성은 60년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의 해체 선언으로 기업의 투명성과 주주권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주주환원정책’으로 올해부터 분기별로 배당을 시행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시킨 점도 주주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큰 맥락에서 보면 ‘기업의 투명성 강화’와 ‘실적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가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주들 역시 흔들림 없이 삼성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의 한 소액주주는 CNB에 “삼성은 현재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다”며 “이번 위기는 오히려 삼성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고 시장 중심의 삼성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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