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미술관, 청춘→플라스틱 이어 이번엔 ‘종이’다

‘너를 위한 선물’전서 종이 본래 속성 주목한 아티스트 작품 전시

김금영 기자 2017.11.15 11:41:29

▲짐앤주, ‘경이의 방(Cabinet of Curiosities)’. 종이, 스카치, 80 x 100cm. 2012. ⓒZim&Zou

대림미술관이 이번엔 종이에 주목한다. 아티스트들의 섬세한 감각과 아날로그적 소재인 종이가 감성적인 매체로 확장되는 과정을 소개하는 전시 ‘PAPER, PRESENT: 너를 위한 선물’을 12월 7일부터 연다. 이번 전시에는 순수 예술뿐 아니라 가구, 조명, 제품, 공간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10팀의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각자의 영역에서 종이 본래의 속성에 집중해 재료 자체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앞서 대림문화재단은 디뮤지엄 공간에 청춘을 주제로 한 ‘유스(Youth) - 청춘의 열병, 그 못 다한 이야기’전 그리고 플라스틱에 주목한 ‘상상 사용법’전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전시 기획팀은 “그간 인간의 삶에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이야기들을 주제로 하는 전시들을 꾸려 왔다. 누구에게나 열병처럼 찾아오는 청춘 또한 그 주제 안에 있었고,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든 플라스틱도 주제로 다뤘다”며 “이후엔 플라스틱처럼 인간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종이에 대해서도 다룰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림미술관 측은 “하얀 종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종이는 단순한 기록을 위한 매체에서부터 아티스트들의 아이디어 노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의 시작점이 돼 왔다”며 “이번 전시는 아티스트들의 손끝에서 완성한 작품들에 감성을 입혀 예술로 만나는 특별한 시간을 선물한다. 바람, 별빛, 햇살 등과 같은 자연 요소와 기억, 설렘과 같은 감정의 요소를 종이에 결합해 구성한 공간들을 통해, 자연적 현상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고 아날로그적 정서를 자극하는 매체로서 종이를 경험하도록 할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전시는 자연의 경이로운 장면이나, 평범한 일상이 생경하게 다가오는 순간,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을 법한 설렘과 추억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일곱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각 섹션의 시작점에는 작가 오밤(이정현)의 서정적인 글귀를 녹여 내어 종이로 연출한 공간에 풍성한 스토리와 따뜻한 감수성을 더한다.


전시의 첫 번째 공간에서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그 자체의 물성만을 활용해 오브제부터 건축적 구조까지 자유자재로 형태를 만들어내는 리차드 스위니가 반짝이는 별빛을 연상시키는 크고 작은 종이 조각들을 선보인다. 두 번째 공간은 순백의 종이에 화려한 패턴의 수를 놓는 타히티 퍼슨의 작품이 섬세한 손길로 환하게 부서지는 햇살을 담고, 세 번째 공간에서는 빛과 색, 움직임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동서양의 감성을 동시에 담아내는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오이의 작품이 전시된다. 예술과 상업 디자인의 경계를 허물어 온 듀오 디자이너 스튜디오 욥,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실험적인 작업들을 선보이는 토라푸 아키텍츠, 제품 디자인의 거장 토드 분체, 종이 접기 방식으로 감각적이고 실용적인 작품을 탄생시킨 줄 와이벨의 작업은 네 번째 공간에 전시된다.


에르메스와 같은 명품 브랜드의 강렬한 쇼윈도 비주얼을 책임져 온 프랑스의 듀오 디자이너 짐앤주의 작품이 있는 다섯 번째 공간, 그리고 디올, 꼼데가르송, 꼴레뜨 등 유명 브랜드의 쇼윈도 및 쇼룸을 환상의 공간으로 채워온 디자인 스튜디오 완다 바르셀로나의 작품이 있는 여섯 번째 공간은, 종이로 만들어낼 수 있는 궁극의 화려함 속에 동화적 세계를 펼쳐낸다. 마지막으로, 젊은 감각으로 주목 받고 있는 국내 디자인 그룹 마음 스튜디오가 만든 핑크 빛 종이 갈대가 가득한 산책길은 관객들에게 공감각적인 체험을 제공한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