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평창올림픽 5G 시범, 스포츠중계 신세계 열다

영국 FT, "달착륙 성과"에 비유하며 극찬

윤지원 기자 2018.02.23 17:02:36

KT 평창 5G 시범서비스에서 선보인 '싱크뷰' 중계화면. 봅슬레이 선수의 시점에서 코스 내부를 질주하는 장면을 중계로 볼 수 있다. (사진 = 연합뉴스)

KT가 세계 최초로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에서 선보인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서비스가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고 있다. KT는 이번 평창올림픽 기간 중 ‘평창 규격’의 5G 이동통신을 시범서비스 하면서, 기존 스포츠 중계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다양한 기술들을 실현하게 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이 될 5G 시범서비스를 성공시킨 KT에 대해 해외 매체의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올림픽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동시에 주목하는 인류 최대의 축제인 만큼, 경기 중계와 통신, 정보처리 등 기술 분야에서 많은 혁신을 일으켜 왔다. 손기정 선수가 마라톤 금메달을 땄던 1936년 베를린올림픽은 최초의 흑백TV 중계가 실현된 올림픽이었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컬러TV 위성중계가 실현됐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장차 4차산업혁명의 기반 기술로 전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바탕이 될 5G 시범 서비스가 처음 적용된 역대 최대 하이테크 올림픽으로 기록되게 되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KT 5G 시험망 덕분에 가능했던 새로운 중계 방식은 싱크뷰, 타임슬라이스, 옴니뷰 등이었다.

 

19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봅슬레이 3차 주행에서 KT가 세계최초 5G 실감형 싱크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19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봅슬레이 3차 주행에서 KT가 세계최초 5G 실감형 싱크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선수 시점으로 경기 관람

원하는 선수만 골라 볼 수도

 

‘싱크뷰’는 ‘시점을 동일시하다’라는 의미의 중계 기술로, 소형 액션캠을 활용해 플레이어의 시점에서 촬영한 영상을 중계에 활용하는 것이다. 기존의 소형 액션캠과 통신장비를 이용해도 어느 정도의 생중계가 가능한 종목들이 있지만, 봅슬레이처럼 코스를 시속 150km 초고속으로 질주하며, 0.01초 단위로 순위가 달라지는 경기에서는 영상 전송이 조금만 지연되어도 생중계용 영상으로 활용하기에 곤란하다.

 

그런데 5G 통신의 특징인 0.001초(1ms)대 초저지연 성능 덕분에 봅슬레이 썰매의 공기저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초소형 5G 모듈과 카메라를 이용한 싱크뷰 생중계가 가능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KT는 봅슬레이 남자 4인승, 2인승, 여자 2인승 경기에 싱크뷰를 구축해 초실감형 중계를 실현했다.

 

‘옴니뷰’는 5G 시범용 태블릿으로 중계를 보는 시청자가 자신이 원하는 카메라를 선택해가면서 경기를 볼 수 있게 하는 중계 기술이다. 한 대의 카메라는 전체를 조망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범위에서 여러 선수가 동시에 경기하는 크로스컨트리 경기에 유용했다. 우선 KT는 각 선수에게 초정밀 GPS를 부착해 시청자 단말기에 위치 정보가 전송되게 했다. 그리고 총 30km에 이르는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곳곳에 17대의 풀HD카메라를 설치했다.

 

시청자는 태블릿에 3D 입체 그래픽으로 나타난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지도에서 모든 선수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그중 한 선수를 선택하면 그가 지나가고 있는 코스에 설치된 카메라의 촬영 화면이 자동으로 중계된다. 5G 기술이 수십 대의 초고화질 카메라가 동시에 보내는 막대한 영상 데이터를 수많은 개별 태블릿에 전송하는 트래픽을 초고속으로 실시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다만, 5G 단말기를 통해서만 즐길 수 있고, 일반적인 TV 중계로는 접할 수 없다.

 

2월 11일 오후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에서 관객들이 KT 5G 단말을 이용한 옴니뷰를 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평창-서울 간 고용량 데이터 실시간 전송

“2019 조기 상용화 위한 핵심 기술 갖춘 셈”

 

‘타임슬라이스’는 ‘옴니뷰’와는 반대로, 트랙이나 피겨스케이트처럼 사방이 막힌 일정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경기에 활용할 수 있는 중계 기술이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총알을 피하는 찰나의 모습을 정지화면 또는 초 슬로우모션으로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100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경기를 찍고 있다가, 결정적인 어느 한 장면에서의 선수의 움직임을 다양한 각도로 돌려서 자세히 볼 수 있게 해준다. 이번 평창에서는 쇼트트랙, 피겨, 아이스하키, 하프파이프 경기 중계에 적용됐다.

 

경기장에 설치된 100대의 카메라 중 60대 분량의 영상은 현장 중계를 담당하는 올림픽 주관 방송사(OBS)에서 편집해 TV로 중계한다. 나머지 40대 분량의 영상은 5G 태블릿용 타임슬라이스 영상으로 변환된다. 5G 태블릿에서 ‘타임슬라이스 영상보기’를 누르면, 조금 전 중계된 특정 동작을 손가락으로 각도를 돌려가면서 자세히 다시 볼 수 있다.

 

그런데 촬영본 자체는 손가락으로 자유자재로 돌릴 수 있는 상태의 영상이 아니다. 즉, 40대의 일반 카메라로 찍은 40개의 영상을 하나의 타임슬라이스 영상으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작업은 평창이 아니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의 KT 우면연구센터 몰입형 비디오 프로젝트 사무실에서 이루어진다. 170km나 떨어진 곳이다. 카메라 한 대당 1초에 100MB 정도의 용량이고, 40대 분량의 영상 데이터가 170km 떨어진 곳까지 실시간으로 전송되면, 우면연구센터에서는 이를 10초 만에 타임슬라이스 영상으로 변환해 다시 평창으로 보내는 것이다.

 

KT 융합기술원 관계자는 “LTE보다 40배나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5G 망에서만 가능하다”며 “우면연구센터에서 만든 초대용량 영상을 성공적으로 전송한 것은 2019년 5G 조기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력을 갖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한, KT 평창동계올림픽추진단 김형준 전무는 “앞으로 5G 망이 상용화되면 타임슬라이스 중계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슬라이스 영상을 이용하면 피겨스케이팅 연기 중의 한 동작을 원하는 각도에서 볼 수 있다.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의 최다빈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블룸버그는 KT의 평창 5G 시범서비스에 관해 보도하면서, 의야지 5G 빌리지에서 5G를 활용해 멧돼지를 포획했던 사건을 CCTV 화면까지 소개하며 자세히 다뤘다. (사진 = 블룸버그 보도화면 캡처)

해외 매체의 관심과 찬사 이어져

인류의 달 착륙 성과에 비교하기도

 

이처럼 전에 없던 신개념 중계 기술을 구현해낸 KT의 5G 시범 서비스에 해외 매체들도 큰 관심을 보였고, 다양한 찬사를 쏟아냈다.

 

일본 NHK는 3월 초 방영 예정인 ‘ICT 올림픽에서의 5G 서비스 기술’(가제)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위해 제작팀이 취재를 해갔다. 그뿐만 아니라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참고하기 위해 료이치 우에다 회장과 임원들이 직접 평창을 방문해 5G 홍보관을 비롯한 기술 현황을 시찰하기도 했다.

 

중국 매체 디이차이징르바오(제일재경일보)는 14일(현지 시각) ‘최신 기술이 평창 올림픽에서 빛을 발하다’라는 보도를 통해 KT를 극찬했다. 이 매체는 KT의 평창 5G 홍보관을 현장 취재했을 뿐 아니라, 의야지 5G 빌리지에서 5G를 실생활에 응용해 멧돼지를 포획한 소식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5G가 올림픽에서 글로벌 데뷔한다. 그리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KT의 앞선 5G 리더십을 소개하고, 5G의 가능성을 전망했다. 또한, 의야지 빌리지 멧돼지 포획 소식에 대해서도 영상과 함께 상세히 다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초고속 5G, 인류를 위한 게임 체인저 될 것’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인류의 달 착륙 순간이 그랬던 것처럼 5G가 인류를 진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DPA통신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미래의 기술을 몇 년 앞서 확인할 수 있으며, 대한민국이 이동통신 및 IT 능력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라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르 피가로는 KT 평창 5G 홍보관을 현장 취재한 체험기와 함께, 5G 통신 기술이 스포츠를 즐기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5G는 새로운 산업혁명의 발사대가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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