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요금제 고치고 공공장소에 안전망 구축” SK텔레콤의 혁신

‘불만’ 줄이고 ‘혜택’ 올리는 인·공·지·능(人工知能) 선언

선명규 기자 기자 2018.04.16 14:11:34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2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8’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이 자리에서 박 사장은 “MNO(이동통신) 사업부에 극심한 변화 를 요구하고 있다”며 “3월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 SK텔레콤

(CNB저널 = 선명규 기자) SK텔레콤이 이동통신시장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어 주목된다. 고객서비스 분야에서는 ‘무약정 플랜’,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 등 획기적인 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는 생활편의를 돕는 각종 서비스를 속속 내놔 주목된다. CNB가 하루 다르게 진화하고 있는 SK텔레콤을 들여다봤다. 

 

“이익 줄어도 고객 불만 해소 하겠다”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Mobile World Congress) 2018’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깜짝 선언을 했다. 매출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고객 서비스를 대폭 개선하겠다는 것. 이후 한 달여 만에 SK텔레콤은 가입자 입장을 먼저 고려한 다섯 가지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놨다.


먼저 가입자의 ‘비(非)이익 구간’을 줄여주는 ‘무약정 플랜’. 2년 약정이 끝난 상태에서 약 10개월 동안 신규 단말 출시를 기다리는 소비자가 많다는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도입했다. 약정 없이도 매달 포인트(요금제에 따라 2000~9000원)를 적립해주고, 요금이나 기기값을 해당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게 했다. 약정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에서 벗어난 가입자를 배려한 조치다. 


신청 절차도 간소화 했다. 지점이나 대리점 방문은 물론 어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 신청자 중 90% 이상이 T월드 앱과 홈페이지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비 절감을 위해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그 관심은 수치로도 증명됐다. 시스템이 도입된 올해 2월과 작년 2월을 비교하면, 기기변경 전 요금제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더 낮은 요금제로 바꾸는 비중이 39%에서 60%로 대폭 늘어났다. 일부 일선 유통 현장에서 횡행하는 ‘고가 요금제 유도’ 풍토를 희석하는 데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 시스템은 가입자 유형 480가지를 분석해 만들었다. ‘고객의 연령대’, ‘기기변경 전 요금제’, ‘데이터 소진율’, ‘기변 후 단말유형’ 등을 고려해 꼭 맞는 요금제를 제안한다. SK텔레콤은 “데이터 분석 결과를 고객에게 직접 보여주고 이를 토대로 최적 요금제를 제안하니, 믿고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졌다고”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이용자 사이에서 가장 큰 불만으로 여겨졌던 선택약정 할인반환금(위약금)도 전면 개편했다. 이전에는 약정 기간이 끝나기 전 해지하면 그동안 할인받은 금액을 반환해야 했으나, 남은 약정 기간이 줄어들수록 할인반환금(위약금) 역시 줄어드는 것으로 바꿨다. 약정 기간 절반이 지나면 할인반환금이 대폭 감소하기 시작해 약정 만료 시점엔 0원에 가까워지는 구조다. 할인금액이 아닌 남은 약정 기준으로 할인반환금을 산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 혜택은 이용 요금제와 무관하게 모든 가입자가 받을 수 있다.


로밍 요금도 손봤다. ‘자동안심 T로밍’은 해외에서 매일 3분씩 무료 통화, 하루 30분 통화시 1만원 과금, 음성 로밍 초단위 과금, 데이터 종량 단위 요금 87.5% 인하, 하루 데이터 사용 상한 2만2000원에서 5000원으로 전환하는 서비스다. 

최일규 SK텔레콤 공공사업본부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권준안 부산교통공사 건설본 부장(다섯 번째)이‘스마트도시철도 표준모델’ 개발과 실증 사업을 추진하는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SK텔레콤

음성 로밍 과금 단위를 분에서 초로 바꾼 점도 눈에 띈다. 기존 체계에서는 1분30초를 통화하면 2분에 해당하는 요금을 내야 했지만, 이제는 90초만큼만 내면 된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700원을 아낄 수 있다. 


맴버십 등급별로 차등지급하던 연간 할인한도도 없앴다. 기존에는 VIP 무제한, 실버 7만점, 일반 5만점으로 연간 할인한도가 나뉘어 있었다. 이를 없애 멤버십 제휴 할인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안전·편의 돕는 서비스 연이어 출시


올해 들어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같은 요금제 혁신과 함께 생활편의성을 높이는 서비스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뒤따르는 차량에게 전방 사고 징후를 경고해주는 기술을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에 탑재했다. 가정에선 음성인식 AI 스피커 ‘누구’를 통해 말로 홈쇼핑에서 물건을 주문하거나, 월 관리비 청구 금액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기술을 내놨다.


지하철에는 ‘안전’을 놓고 있다. 자사 로라(LoRa)망을 활용한 ‘철도 IOT 센서’를 이달부터 약 2년 동안 부산 지하철 역사에 구축해 시설물을 실시간 관찰한다. 온도, 습도,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자동으로 공조시스템을 가동하거나 화재 발생 시 빠른 안전 조치가 가능해진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레일 온도 변화와 에스컬레이터 이상진동 발생을 실시간 감지해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서울 지하철에는 시속 350Km 이상에서도 영상통화와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LTE-R을 구축할 예정이다. 재난 상황 발생시 경찰서·소방서에 즉시 알리고 관제사·기관사·역무원·유지보수원의 그룹 통화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2020년까지 5호선 하남선 7.225Km 구간에 설치한다.

 

“인간과 가까운 기술” 
인공지능(人工知能) 로드맵 제시


최근엔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로 서비스질을 높이는 방안을 발표해 주목 받았다. 지난 4일 김윤 SK텔레콤 AI리서치센터장은 인·공·지·능을 예로 AI연구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선 인(人)은 인간 중심의 접근을 뜻한다. 김 센터장은 “AI는 사람과 기계가 함께 진화해야 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글로벌 세계 수준의 인재 확보가 필요하다”고 봤다. 공(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균일한 발전이다. 기초기술이 사용자의 실생활에 다가가는 것이 AI인 만큼 신속하고 끊임없는 기술 고도화가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지(知)는 회사가 가진 고유 경쟁력을 고려해 미래 핵심 성장 분야에서 AI R&D 역량을 전략적으로 집중한다는 의미다. 능(能)은 5G에 최적화된 스마트 네트워크와 콘텐츠 개발은 물론 고객이 직접 보고, 듣고, 말하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유저 인터페이스로 구현되는 수준까지 도달시키겠다는 목표다.


김윤 센터장은 “뉴 ICT 컴퍼니로의 변신은 양질의 데이터 확보, 관리와 융합이 가장 중요하다”며 “결국 인공지능은 Raw Data(미가공 데이터)로부터 지식과 인사이트(통찰력)를 얻어내는 한편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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