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재 탈모 칼럼] 원형탈모에 좋은 스테로이드…무서워 안해도 돼

홍성재 의학박사 기자 2018.07.09 10:14:58

(CNB저널 = 홍성재 의학박사) ‘양날의 칼’이란 양쪽에 모두 날이 서 있는 검을 말하며, 양인검(兩湮劍)이라고도 불린다. 날이 한 쪽으로만 나 있는 외날도와는 달리 사용하면 효과는 크지만, 사용자의 실력이 부족하면 자신도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양날의 칼은, 이익이 됨과 동시에 또한 큰 해를 끼칠 수도 있는 도구나 상황 등을 가리킨다. 잘 쓰면 매우 유용하지만, 어설프게 쓰거나 오남용하면 독(毒)이 될 수 있는 양날의 칼을 요리사가 들면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지고, 강도가 들면 사람을 해치는 흉기가 된다. 


의약품 중에 대표적인 양날의 칼이 스테로이드제제다. 적절하게만 쓰면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명약이지만 남용하면 부작용으로 독약이 된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부신에서 분비되는 모든 호르몬과 남성의 정소나 여성의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말한다. 스테로이드는 우리가 음식물로 섭취된 콜레스테롤을 원료로 만들어진다. 스테로이드는 콜레스테롤로부터 합성되는 과정 중에 세 가지로 만들어진다.


당대사에 관련되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 전해질과 물의 균형을 조절하여 혈압조절을 하는 미네랄로코르티코이드(mineralocorticoid), 남녀 성징(怯徵) 및 성적 발달에 깊이 관여하는 성 호르몬(sex hormone)이다. 

 

스테로이드 치료로 98% 치유 효과


우리가 흔히 주사나 복용하는 스테로이드 약물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를 말하며 대표적인 약물로 코티졸(cortisol)이 있다. 코티솔은 항염증, 면역 억제, 혈관 수축 등의 효과가 있어 통증뿐만 아니라 난치병인 자가면역질환, 아토피, 두드러기 등에도 면역억제제로 탁월한 효과가 있다. 

 

그러나 장기간 투여할 경우 인체의 호르몬에 교란을 일으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명약인 동시에 독약이라는 두 얼굴을 가진 약물이다.


원형탈모는 유전이나 환경적 원인에 의한 일반적인 탈모와는 발생기전이나 양상이 전혀 다르다. 원형탈모는 면역 기능에 관여하는 혈액 속의 T-임파구가 자신의 모근세포를 파괴하여 모발을 탈락시키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모발이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한 곳에 그치지 않고 여기 저기 확산되어 머리 전체의 모발이 다 빠지는 전두탈모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 몸 전체의 체모까지 탈락시키기도 한다. 


원형탈모는 비교적 스테로이드에 잘 반응하여 98% 치유가 되는 질환이다. 부작용으로 주사 부위가 함몰되는 현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농도를 1/2로 희석해서 진피에 정확히 주사하고 4회 이내에 사용하면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만약 효과가 없거나 원형탈모가 확산되는 경우에는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 원형탈모는 건강보험이나 실손보험이 적용되는 질환이다.


하지만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일부 의학 정보는 스테로이드를 써서는 안 될 독약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심지어 이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때문에 원형탈모 때문에 스테로이드를 쓰고자 한다고 알려주면 기겁을 하면서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도 있어 병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많은 의사들은 스테로이드를 처방할 때 부작용이나 합병증을 생각해 조심스럽고 신중하다. 따라서 스테로이드 처방을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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