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눈빛과 휘몰아치는 머리카락 속 ‘표류하는 정체성’

김석호 작가, 갤러리그림전 개인전서 현대인의 초상 선보여

김금영 기자 2018.07.18 11:17:04

김석호, ‘표류하는 정체성-하엔(Drifting consciousness-jaen) #2’. 리넨에 오일, 65 x 100cm. 2018.

갤러리그림손이 인물초상을 통해 현대인이 느끼는 불확실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석호 작가의 개인전 ‘표류하는 정체성’을 7월 18~24일 연다.

 

2016년 갤러리그림손 신진작가로 선정된 작가는 인물의 다양성과 복잡다단한 사고의 혼란을 꾸준히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인물에 대한 새로운 시선의 과정을 보여준다.

 

현대인은 SNS와 인터넷, 대중매체를 통해 때로는 자신의 본질에서 벗어난 가상의 자신을 드러내곤 한다. 그것은 마치 또 다른 자아, 또 다른 세계에 있는 자신을 보여주고자 하는 심리와 욕망을 토대로 현실에 대한 부정과 왜곡을 작용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김석호, ‘표류하는 정체성-서아(Drifting consciousness-seoa) #1’. 리넨에 오일, 116.8 x 91cm. 2018.

작가가 표현하는 인물초상의 표정은 희망과 행복의 관계 속에 있지 않다. 무언가를 응시하는 불안한 눈빛과 반쯤 감고 있는 듯 아래로 향한 시선은 그들이 속박된 현실과 자아의 충돌, 현대인이 가진 정체성의 혼란, 소셜네트워크 속에서의 이중성 등을 겪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그 감정 안에 휘몰아치는 머리카락은 마치 얽혀있는 사회구조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심리상태를 나타내며, 이중적 인물구도 배치는 존재와 비존재의 간극에서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의 무게가 어떤지, 작가는 보여주고자 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이중적 구도의 인물작업 속 인물의 색채를 확상시키는 시도를 했다. 흐릿하고 몽환적인 인물 색채에서 직접적으로 얼굴의 눈과 피부, 머리카락에 부여된 색을 통해 기존의 인물보다 더 비실재적인 인물회화적 표현이 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시간의 흐름을 연상하듯 빛바랜 색은 인물의 표면적 효과를 극대화하며 시간과 공간의 존재가 과연 어디에 있는지 제시한다.

 

갤러리그림손 측은 “우리가 실제로 만나는 인물에 대한 본질은 너무도 많은 사회관계 속 왜곡돼 보일 수 있다. 때문에 작가는 이런 인물의 복잡한 본질에 대해 시선, 표정, 조형적 구도, 색채를 통해 또 다른 다중정체성을 알려준다”며 “그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작가로서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인물이라는 살아 있는 감정의 화면을 통해 끊임없이 표현하고 변화시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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