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미의 골프만사] 골프 사랑의 묘약, 자신만의 포커페이스를 지키자

손영미 골프 칼럼니스트 기자 2018.08.20 09:43:35

(CNB저널 = 손영미 골프 칼럼니스트) 무더운 여름이다. 8월은 골프 시즌 혹서기다. 12월 추위로 인한 혹한기와 같이 너무 덥거나 몹시 추운 계절에 잠시 쉬어가는 시기다. 고수들은 이 시즌을 고려해 그동안 부진했던 샷을 다듬기도 하고, 치료를 미루며 방관했던 몸을 치료하기도 하다. 특히나 이번 여름은 절기상 입추가 지났는데도 연일 폭염이 39도 가까이 올라갈 정도로 무덥다. 그 무더위에도 해외로, 또는 국내 휴양지에서도 필드로 향하는 이들이 많다.


그토록 무더위 속에서도 골프채를 놓지 않고 골프가 재미있는 이유는, 누군가에게는 티샷 위에서 날리는 호쾌한 드라이브 샷이 페어웨이 정중앙에 떨어지는 볼을 바라보는 일, 그리고 동반 플레이어가 외치는 ‘굿 샷’을 듣는 짜릿한 쾌감 때문일 것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무더위 속에서 간간히 불어오는 값진 실바람을 느끼며, 오랜만에 우드 손맛 좋은 날일 수도 있다. 


필자에게 필드의 제 맛은, 통쾌하게 드라이버 샷을 페어웨이에 잘 안착시켜 놓고 유유자적 수다를 일삼는 날 느껴진다. 또 누군가에게는 굿샷 동반자를 부러움으로 바라보다 그의 볼이 벙커에 떨어져 폭염 속을 구슬땀을 흘리는 처지를 볼 때일 수도 있겠다. 


벙커에 빠진 볼을 어렵사리 탈출시켜 그린 턱에 올려놓고 간신히 매달린 볼을 칩샷으로 굴려 ‘땡그랑’ 하고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때도 희열을 느낀다. 


라운드를 잘 운영하다가 갑자기 난조에 빠질 때 테크닉의 문제가 아닌 심리적 삼고초려 덕으로 승리를 얻는 쾌감은 말할 수 없이 값지다. 포커 페이스를 지키며 스스로를 이겨내는 쾌감이다.

 

재기에 성공하며 환한 미소 드러낸 타이거 우즈


햇볕이 속살을 파고드는 무더위 속에서도 국내외는 물론 해외에서 벌어지는 선수들의 열띤 경기를 지켜보는 골프 팬들의 열광은 식을 줄 몰랐다. 

 

12일 제주시 오라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오지현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 =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 제공

국내에서는 오지현(22, KB금융그룹)이 12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제주 오라 컨트리클럽(파72·6619야드)에서 열린 대회(총상금 6억 원) 마지막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 4언더파 68타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11언더파로 2라운드까지 단독 2위를 했던 오지현은 마지막 날 노 보기 플레이로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면서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자신의 후원업체인 제주 삼다수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받는 영광을 누렸다.  


이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부활이 눈에 띄게 반가운 한 주였다. 13일(한국 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벨러리브 컨트리클럽(파 70.73160)에서 시즌 마지막 대회인 제100회 PGA 챔피언십에서 브룩스 캡카(미국)의 우승으로 우즈는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2015년 허리 부상 이후 고전을 면하지 못했던 필드에서 오랜만에 복귀 신고식을 마친 결과가 됐다.


특히 타이거 우즈는 FR 라운드에서 6언더파 ‘데일리 베스트’ 버디 8개와 보기 2개 최종합계 14 언더파 266타의 성적으로 브룩스 캡카에 2타 뒤진 준우승에 올랐다. 


세계적인 골프 황제답게 타이거 우즈는 마지막 홀에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람석을 향해 보란 듯이 버디를 성공시킨 뒤 어퍼컷 세리머니로 관중을 열광시켰다.   


폭발적인 그의 에너지에 걸맞게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찾은 타이거 우즈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유럽과 국가 대항전 라이더 컵에서의 또 다른 승부사 포부를 밝히며 “나는 아직도 부주장이 아닌 대표선수로 출전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Let’s go, Tiger”를 외치는 팬들의 염원만큼 앞으로도 그의 우승 후 열광적인 어퍼컷, 그리고 흰 이가 보이는 환한 미소 등 타이거 우즈의 매력이 다시 활짝 피어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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