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맞서는 기업 ③: 한화] 태양광 셀 글로벌 1위…美-中발 악재 정면돌파 나서

미 세이프가드·중 보조금 폐지에도 9조원 투자-합병법인 출범

윤지원 기자 2018.10.05 12:52:58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인 풍력과 태양광을 이용한 발전 시설. (사진 = Pixabay)

지난여름 전 세계적인 폭염에 각국 정부 및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올해와 같은 폭염은 기업 입장에서도 심각한 리스크이기에 많은 기업들은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CNB저널은 국내 기업들의 온난화 대응 방안을 살펴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한화그룹은 국내 태양광 발전의 선도 기업이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의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아 왔다. 최근의 미·중 발(發) 악재로 부정적 시장 전망이 나오고 2분기 실적이 적자전환했지만, 한화는 오히려 과감한 대규모 투자와 회사 구조 개편을 연이어 발표하며 정면 돌파에 나서고 있다.

 

2017 대한민국 에너지대전 행사장 전경. (사진 = 대한민국에너지대전 홈페이지)

정부 에너지 정책의 핵심 ‘태양광 발전’

 

한화그룹은 지난 2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제38회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에 참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에너지공단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효율적으로 쓰는 에너지, 대한민국 에너지 혁신’을 주제로 역대 최다인 303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에너지 전환의 방향과 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재생에너지3020 특별관이 마련되는 등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의지를 엿볼 수 있던 장이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지난해 12월 말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3020’ 정책으로 대표된다. ‘신재생에너지 3020’은 국내 전체 발전에서 원전과 화력발전의 비율을 줄이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2030년까지 20%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세운 정부의 에너지 전환 로드맵이다. 정부는 이에 앞서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도 발표하며 관련업계의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이끌어낼 발판도 마련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일자리 14만 9200개를 2022년까지 창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6%대인 재생에너지 비중이 20%로 확대될 경우 일자리도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한화그룹은 이러한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가운데 태양광 부문의 확장과 일자리 창출 등의 측면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며 정책적 수혜를 입을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일자리 부분에서 세계 최대의 태양광 셀 생산 기업이자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한화그룹의 역할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1일 한화큐셀 진천공장을 방문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한국에너지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종사자 약 1만 6000명 중 절반인 8000명 정도가 한화큐셀이나 OCI 등 태양광 패널 및 폴리실리콘 생산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큐셀은 지난 2월 진천공장의 교대근무 체제를 전환하고,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노사가 합의하는 ‘한화큐셀 일자리 나누기 공동 선언식’을 진행했고, 이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업어드리고 싶다”는 말로 격려하는 등 한화큐셀과 태양광 발전 산업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에너지대전에는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두산퓨얼셀 등 굵직한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관에 각자의 부스를 마련한 가운데, 한화큐셀코리아도 전시를 마련했다. 한화큐셀코리아는 고출력 프리미엄 모듈 시리즈를 앞세워 성능과 품질에 대한 기준이 높은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고, 국내 시장에서 보유한 선도적 지위를 더욱 확고히 다진다는 계획으로 이번 전시회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화큐셀코리아는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수상 태양광 발전용 신제품 ‘큐피크 듀오 포세이돈’(Q.PEAK DUO Poseidon)과 시제품 단계의 양면 발전 모듈을 공개했다. 또한 안정적인 재테크 방법으로 개인 태양광 발전 사업을 소개하고, 사업에 필요한 금융, 시공을 포함한 토탈 서비스를 홍보하고, 태양광 산업 동향과 전망, 태양광 발전 입지 선정 및 사업성 등 태양광 발전 사업 전반에 관한 강연도 진행했다.

 

태양광 셀 생산 현장. (사진 = 한화큐셀)

태양광 셀 생산 글로벌 1위…美·日 시장 점유율 1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다. 특히 태양광의 경우 내수의 부진을 수출로 극복해온 한화를 비롯한 국내 태양광 관련 기업에 분명한 성장의 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량은 2021년 전 세계적으로 560GW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외에도 세계 각국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40~6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각국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과감한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는 것은 환경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유럽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탈원전 추세가 더욱 힘을 받고 있고,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도 석탄 원료를 이용한 발전 비중을 낮추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신재생에너지의 확대 보급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독일 탈하임의 한화큐셀 기술혁신센터. (사진 = 한화그룹)

2010년 태양광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한화그룹은 현재 글로벌 태양광 셀 생산량 부문 1위, 모듈 생산량 부문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강자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에 거점을 둔 태양광 셀 생산 능력은 연간 8GW로 세계 1위이며,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맞추기 위해 말레이시아와 한국에 각각 모듈 생산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독일 탈하임에 둔 기술혁신센터(Technology&Innovation Headquarters)는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의 태양광 R&D 네트워크를 이끌며 기술 노하우를 축적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의 업스트림에 해당하는 폴리실리콘 생산부터 미드스트림에 해당하는 잉곳·웨이퍼, 셀 및 모듈 생산, 그리고 발전소 건설 및 운영과 파이낸싱에 이르는 다운스트림을 통합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일본, 유럽, 미국 등지에서 대규모 발전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사막화 방지를 위한 묘목을 키우는 양묘장에 전력을 공급할 태양광 발전 설비를 지원하거나 오지, 복지 시설 등에 무료로 태양광 발전 설비를 지원하는 등의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Pixabay)

글로벌 악재와 부정적 전망

 

그런데 최근 태양광 발전 산업에 대한 업계의 전망이 조금 어두워졌다. 미국이 올해 발동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와 중국의 보조금 폐지 등 부정적 요인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정책적 악재가 예고되며 수요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돼 국내외 여러 태양광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2분기에 태양광 부문에서 43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에는 영업이익이 153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 타격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수출길의 걸림돌도 그렇지만 내수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딘 것도 문제다. 태양광 사업자가 생산한 전기가 거쳐야 할 변전소 등 전력 계통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시설이 들어설 입지와 관련한 농지법 등의 각종 규제에 대한 개정이 더딘 점 등에 내수의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탈(脫) 원전 기조에 동의하지 않는 일부 매체가 태양광 산업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에 관해 부정적인 전망을 자주 언급해 내수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는 점도 넘어야 할 난관이다. 이들 매체는 해외에서 원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정책을 먼저 펼친 나라들이 모두 전기 요금 급등이라는 부작용을 겪었다고 주장하며 정부 기조를 비판하는 보도를 자주 내놓았다. 정부는 이러한 주장이 전체적인 맥락을 왜곡한 것이고, 노후 원전과 관련한 안전 문제를 간과했다는 반론을 내놓았지만 보수 언론의 신재생에너지 불신은 여전하다.

 

이처럼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한화그룹은 최근 의외라 할 정도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실적이 적자 전환된 데다 미국과 중국 등 대형 시장으로의 수출 여건이 나아진 것이 없는데도 한화는 오히려 보란 듯이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고, 회사 지배 구조를 과감히 재편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지난해 12월 한화큐셀 중국 치둥공장을 방문해 생산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 = 한화그룹)

한화그룹은 지난 8월, 2022년까지 그룹 사업 전반에 22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중 40%에 달하는 9조 원을 태양광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은 태양광 공장 규모 확장 및 다운스트림 발전 사업에 주로 투입되며, 미국에 건설하고 있는 태양광 모듈 공장 비용도 일부 포함돼 있다.

 

지난달에는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코리아를 합병하고 신규 법인 ‘한화큐셀첨단소재’(가칭)로 출범시킨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은 한화첨단소재가 1조 3000억 원, 한화큐셀코리아가 1조 2000억 원 규모였으며 한화첨단소재가 한화큐셀코리아를 흡수하는 형태의 합병이다. 하지만 새 합병 법인의 명칭은 태양광 사업을 강조하는 ‘한화큐셀첨단소재’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될 만큼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에 여전히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앞으로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새 합병 법인과 한화큐셀이 투톱 체제로 수행하게 된다. 또한 한화는 두 회사를 모두 한화케미칼 자회사로 편입하여, 태양광 사업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의사결정 과정 및 시장 변화 대응의 민첩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한화큐셀코리아 음성 모듈공장. (사진 = 한화큐셀코리아)

악재 정면 돌파…장기적으로 보고 간다

 

부정적인 단기적 전망과는 달리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전망도 제시됐다.

 

산업조사 전문기관인 이슈퀘스트가 지난달 발간한 시장 보고서 ‘글로벌 태양광 발전산업 시장 전망과 기술개발 전략’에 따르면 2018년 세계 태양광 시장은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에 따른 미국 태양광 시장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중국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고, 인도 등 신흥국 수요가 빠르게 증가 중이어서 100GW를 넘어서면서 제2차 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되며, 2019년 세계 태양광 시장 역시 110GW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돼 두 자리 수 성장률이 지속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태양광 수요 확산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 향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수요는 단가가 하락할수록 이에 비례해서 증가하는데, 매년 20% 이상의 태양광 시스템 가격 하락이 이루어지고 있어 2020년 이후 태양광 발전은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최근 보고된 국내 발전 산업 관련 통계도 이슈퀘스트의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명갑)은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발전원별 정산단가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13년에서 2018년 7월까지 최근 6년간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2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의 정산 단가는 2013년 1kwh당 39.03원에서 2018년 62.05원으로 59.0% 증가했으며 석탄 발전은 같은 기간 58.62원에서 2018년 86.58원으로 47.7% 늘었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정산 단가는 2013년 133.49원이던 것이 2018년 95.94원으로 2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의 전년 대비 정산 단가 변동 상황을 보면 원자력 발전은 매년 10.9% 증가했고 석탄 발전은 8.1% 증가한 반면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5.9%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조직학회와 에너지연구원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의 단가는 2030년이면 원자력 발전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낮아질 전망이다. 이렇게 되는 시기를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2022년으로,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는 2025년으로 각각 분석했다.

 

한화큐셀코리아가 2016년 12월 경북 문경 평지저수지에 완공한 0.7MW 규모의 수상 태양광 발전소. (사진 = 한화큐셀코리아)

한화의 최근 대규모 투자 및 합병법인 출범 발표는 위기의 정면 돌파라는 측면이 강하게 드러난다.

 

우선, 한화큐셀은 이처럼 중첩된 악재에 대해 일본·유럽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는 것으로 대응했고, 지난해 일본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일본은 ‘외산 제품의 불모지’라고 불리는 시장이기에 업계는 한화큐셀의 이러한 성과를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앞으로도 일본에서 가상 발전소 및 주택용 솔루션 사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재편 시기에 과감 투자"

 

3년간 9조 원을 태양광 산업에 투자한다는 발표에서는 현재 한화큐셀 미국에 짓고 있는 공장에 대한 투자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현재 미국 세이프가드에 대한 가장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이 될 것이다. 미국은 한화큐셀 매출의 30%가 나오는 곳일 뿐 아니라 글로벌 수출 전략을 운영하는 핵심이므로 장기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한화는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한화큐셀 미국 공장을 통해 지금의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미국 점유율 1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보조금 축소 발표로 촉발된 제품 가격 하락에 대해서도 한화그룹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 원가가 LNG(액화천연가스) 발전과 대등한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이는 오히려 태양광 시장이 경쟁력 있는 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기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처럼 변화하는 여건에서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코리아의 합병은 한화 태양광 발전 사업 약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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