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진-정보영 작가가 빛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누크갤러리서 2인전 ‘바라보다’

김금영 기자 2018.11.07 11:21:17

정보영, ‘먼, 혹은 가까운’. 캔버스에 오일, 145 x 112cm. 2018.(사진=누크갤러리)

누크갤러리가 빛을 주제로 작업해 온 두 작가 이상진, 정보영의 2인전 ‘바라보다’를 11월 16일~12월 15일 연다.

 

정보영은 실내에 들어오는 자연의 빛이나 밤하늘의 짙푸른 야광과 함께 인공의 빛인 촛불, 스탠드의 빛을 중첩시키곤 한다. 작품 ‘먼, 혹은 가까운’에는 밤하늘에 희미하게 퍼지는 신비한 푸른 광을 배경으로 멀리서 작은 램프들이 빛을 밝히고 있다. 조정란 누크갤러리 디렉터는 “정보영의 작업에서 자연의 빛은 이성적이고 범접하지 못하는 위엄을 가진 빛으로 그려지는 반면, 실내의 빛과 램프의 빛의 온도는 따스하고 가냘픈 떨림이 있다. 외로운 섬과도 같은 램프의 빛은 자연 앞에서 지극히 작은 존재다. 정보영의 사실적인 그림에서 인지되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는 이러한 빛의 중첩에서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이상진, ‘북 레스트 램프(Book Rest Lamp)’. 전구, 아크릴릭, 19 x 13 x 17cm. 2018.(사진=누크갤러리)

이상진의 시각은 사물을 ‘다르게 보기’에서 출발한다. LED를 이용해 디지털화한 작업을 선보이는 그는 지퍼를 이어 붙여 램프를 만드는 등 기성 제품을 이용해 작업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제작된 ‘북 레스트 램프(Book Rest Lamp)’에는 잠들기 전 읽고 난 책을 올려놓을 수 있다. 읽던 페이지를 표시해 둘 필요 없이 그대로 얹어 놓으면 된다. 조정란 디렉터는 “책을 올려 지붕을 만들어 비로소 디자인이 완성되는 램프는 우리의 일상적 삶과 소통한다. 각각 램프 용도로도 쓰이지만 장소에 따라 조합을 달해여 조형적인 설치물을 구성한다. 이상진은 자신의 작업에 사용자의 용도나 기호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고 밝혔다.

 

전혀 다른 매체로 작업하는 것 같지만 빛으로 소통하는 두 작가의 조화가 눈길을 끈다. 조정란 디렉터는 “두 작가의 만남은 새롭다. 이상진의 조명과 정보영의 그림이 이루는 조화를 기대했다. 서로 다른 매체에 대해 열려있는 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새로운 경험을 공유한다. 순수회화와 실용적인 디자인이 함께하는 전시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받아들이며 서로에 대한 인식을 넓혀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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