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태-서수경-오정은 작가가 포착한 현대인의 애잔한 표정

세종문화회관 전시관 광화랑서 ‘매듭의 시작’전

김금영 기자 2018.11.08 11:33:23

박은태, ‘파주 금릉에서’. 캔버스에 아크릴, 130 x 162cm. 2016.(사진=세종문화회관)

(재)세종문화회관(사장 김성규)은 11월 8~19일 전시관 광화랑에서 ‘매듭의 시작’전을 연다. 광화랑은 2005년 2월 개관기념작 ‘서울의 영감, 풍경의 매혹’전을 시작으로 14년 동안 다양한 작가와 작품으로 끊임없이 전시를 진행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만났던 작가들을 다시 한 번 초대해 광화랑의 의미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운영 방향을 고심해보는 자리로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박은태, 서수경, 오정은 작가는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서민들의 표정을 담담하고 진솔한 풍경으로 그려냄으로써 이들의 소외된 감정을 시각적인 메시지로 담아냈다. 삶과 삶 사이의 불균형한 자국들을 관찰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피사체를 통해 힘없는 풍경의 애잔함을 일관적으로 전함으로써 우리시대의 목적과 정신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서수경, ‘헌화’. 장지에 아크릴, 90 x 116cm. 2016.(사진=세종문화회관)

2017년 제3회 고암미술상을 수상한 박은태 작가는 4월 ‘늙은기계-두개의 시선’전으로 광화랑 전시에 참여했다. 그는 농촌 출신으로 산업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뒤늦게 미대에 진학해 화가의 길을 걸으며 겪었던 경험과 정서를 고스란히 작품에 남았다. 사회문제에 고통 받고 세상에서 밀려나 소외된 인물들에 집중한 작가의 시선은 노숙자와 거리의 노인들로 향했다. 작가는 ‘파주금릉에서’(2016)나 ‘광화문에서’(2017)에서 산업화, 근대화 과정에서 ‘세계 내 존재’로서 기여했지만 그 성과로부터 소외된 채 버려지거나 방치된 존재들에게 감정과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형상과 배경을 부여해 분리된 개체들의 존재를 확인시킨다.

 

2011년 2월 ‘어떤 쓸쓸함’전을 열었던 서수경 작가는 삶의 많은 순간 직면하게 되는 삶의 쓸쓸함을 주제로, 힘을 다해 애썼으나 내내 고단한 이들의 삶과 이를 둘러싼 거대한 구조를 들여다본다. 작가는 ‘살아간다’(2016), ‘헌화’(2016) 등의 회화작품을 통해 힘없고, 낮은 곳의 사람들이 지닌 강인함과 품위, 아름다움을 훼손하는 세상의 질서에 대해 노여워했던 날을 돌아봤다. 동시에 그 남짓의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도록 기억하며 훼손된 품위를 회복시키고자 노력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작업을 이어간다.

 

오정은, ‘프레임 포트레잇(Frame Portraits) 2018’. 2018.(사진=세종문화회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전문사를 졸업한 오정은 작가는 2015년 11월 ‘풍찬화숙(風餐畵宿)’전에서 버려진 담배 곽, 종이상자, 액자 등 회화의 주된 매체로부터 탈피하고 일상의 버려진 소재를 사용해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작가는 낮에는 서울 도심의 주요 공간으로 수많은 인파가 이동하지만 밤에는 노숙인의 쉼터로 기능하는 광화문 지하보도에 자리한 광화랑의 지리적 특성에 인상을 받아 작품을 제작해 주목받았다. ‘프레임 포트레잇(frame portraits) 2018’(2018) 등의 작품을 통해 전경을 소거하고 남은 대상이 새로운 물리적 공간의 틀 안에서 형태적 완결성을 갖고 중심의 기호로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세종대로 사거리(광화문 사거리) 지하보도 내에 있는 광화랑은 2004년 주변 문화 공간의 연계목적으로 계획돼 2005년 2월 개관했으며, 현재 세종문화회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시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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