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식 골프만사] 내년 대폭 바뀌는 골프 룰…속도감 올려야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기자 2018.11.19 10:17:04

(CNB저널 =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세계 골프계는 여러모로 침체기이며, 골프 산업은 상당 기간 불황으로 허덕이고 있다. 더불어 세계 경제마저 불경기에 접어들어 골프계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또한 새로운 골프 인구 유입의 감소로 점차 골프 인구가 고령화되고 있다.

그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골프 자체의 독특한 특성이 격변하는 시대와 어울리지 못한 것도 한 이유가 되겠다. 일례로 까다롭고 어려운 골프 룰과, 한 번 즐기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도 한몫 했다고 생각된다.

다행히 우리나라와 아시아 국가의 골프 붐이 그나마 한 축을 감당해 명맥을 유지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세계 골프계는 R&A와 USGA가 양분하고 있으며 이 두 단체가 4년에 한 번씩 골프 룰을 협의해 개정하고 있다.

이 두 단체는 타 스포츠 단체에 비해 그간 매우 보수적이었지만 용단을 내려 골프 룰을 대폭 수정했다. 이번에 개정된 골프 룰은 내년 2019년부터 적용된다. 새로운 룰은 스피디한 시대에 맞게 혁신적이다.

새로 개정되는 골프 룰이 많지만, 그 중 몇 가지를 알아보자.

△경기 중 공을 찾는 시간이 5분에서 3분으로 줄어든다. 오랫동안 지켜왔던 원구선타(遠球先打; 핀에서 먼 공부터 플레이한다) 틀이 깨지고 준비된 선수부터 쳐도 무방하다. 또한 그린 위에서 핀이 꽂혀있는 상태로 플레이해도 무방하다.


△경기 중 거리 측정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린 위에서 스파이크 자국을 보수할 수 있다.


△경기 중 손상된 클럽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경기자와 관계 없이 움직인 공은 벌타 없이 다시 플레이스하고 칠 수 있다.


△캐디가 공의 방향을 봐 줄 수 없다.

 

19세기 골퍼들 모습. 보수적인 골프 룰이 내년 크게 개편돼 적용될 예정이다. 

그 외에도 획기적이랄 만한 여러 룰 개정이 있다. 대략 보아도 가히 혁명적이라서 앞으로 더 많은 골프의 변신을 예상해 볼 수 있는 룰 개정으로 보인다. 이번 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부분에서 있었고, 지금까지의 개정과는 다르게 골프 정체성에마저도 변화를 주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번 룰 개정은 골프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대변혁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간 타 스포츠에 비해 보수적이며 전통을 고수하려는 의지가 강한 정체성을 가진 골프였다. 오랜 기간 존재했지만, 그다지 바뀐 것이 없었던 골프가 이번 개정으로 거의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되어지고, 스마트 폰의 혁명적 시대에 맞추려는 의지가 보인다. 개인적으로 적극 지지하고 박수를 친다.

그간 골프는 그 정체성을 유지하다보니 급변하는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보니 골프 산업과 골프계가 불황에 허덕였다. 하지만 이제 급변하는 세상에서 동떨어진 사고로는 순식간에 결정해버리는 신세대를 끌어들이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고 자연히 고령화되어버렸다.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혁명적 용단 내린 골프 룰 개정.
역동적인 골프에 대비해야


골프를 즐기는 데 필요한 시간이 길고, 늦장 플레이가 잦으면 따분해진다. 복잡한 룰은 골프에 흥미를 덜하게 만들며 즐거운 골프 중에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빛의 속도를 즐기는 현대인, 특히 젊은이들의 흥미를 반감시킨 건 사실이다. 신세대 유입의 감소는 골프 인구의 감소를 불러왔고 골프 자체의 고령화로 인한 골프 산업 및 콘텐츠 쇠퇴를 불러왔다. 결국 위기감을 감지한 R&A와 USGA는 용단을 내려 대변혁을 시도했다.

이번 골프 룰 개정의 가장 큰 핵심은 플레이 속도에 대한 부분이다. 실제로 골프의 가장 큰 반감 요소는 시간이었다. 물론 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에서는 여유로운 게임 운영이 오히려 장점이지만, 스피디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금의 시대상과는 거리감이 있었다. 이번 룰 개정으로 정적 골프가 아닌 역동적인 골프가 새로 태어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골프계 전체에 중흥기가 왔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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