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 작가의 컬렉션이 모인 ‘수화당당’전

이길이구 갤러리서 30여 년 모은 작품 컬렉션 전시

김금영 기자 2018.12.07 17:10:51

최선호 작가의 ‘수화당’ 전경.(사진=이길이구 갤러리)

이길이구 갤러리가 수화당 최선호 작가의 ‘수화당당(水花堂堂)’전을 12월 8~20일 연다.

수화당은 작가의 스튜디오 당호다. 수화는 왕유의 시 구절 ‘공산무인 수류화개(空山無人 水流花開, 빈 산에 사람은 없으나 물은 흐르고 꽃은 핀다)’ 중 두 글자를 따 온 것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방대한 작품 컬렉션을 볼 수 있는 자리다.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수학하며 송원명청(宋元明淸)의 수묵화와 조선의 산수화에 빠져든 작가는, 단순히 수묵화의 매력에 미혹되지 않고, 그 안에 한국적 미감을 담기 위해 노력해왔다. 동양의 미를 서구적 형식 속에 녹여내며 조선 색의 순수와 정감에 대해서 얘기해온 작가는 이제 “조선후기의 서화가 추사 김정희(1786~1856)와 조선후기의 화가 정선 겸재(1676~1759)의 명작은 남다른 시각과 남다르게 살아간 인간적 고뇌가 만들어낸 피눈물의 산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하는 나이가 됐다.

 

최선호 작가의 컬렉션 중 고려 토기 물병.(사진=이길이구 갤러리)

“오늘의 급진(急進)은 내일의 고전(古典)이다”를 마음에 품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지적 탐구의 물질적 현현을 시도한다. 세잔의 에칭과 들라크루아의 판화, 바우하우스 조명, 추사 김정희의 붓글씨, 겸재산수화, 단원 화조화 4폭 및 8폭 병풍 그리고 시대와 지역을 넘나드는 고미술품으로 삼국시대 토기, 송대 다완 백자 등 동서양의 주요한 시대를 아우르는 컬렉션은 30여 년에 걸친 작가의 탐미 정신을 드러낸다. 근대 여성 화단의 주요인물인 나혜석의 유화, 문신 선생의 조각 작품, 브라운 진공관 라디오 아톰 토이, 사보이베이스, 세르쥬블록의 작품 등 근현대의 수집품도 풍부하다.

이길이구 갤러리 측은 “작가의 예술적 안목이 담긴 이 컬렉션들은 작가 작품의 영감의 원천, 창조의 열쇠가 되기도 했다. 서양적 미니멀리즘부터 동양적 깊이의 미감의 작품까지 도전하며 스펙트럼이 넓은 작품 세계를 보여 온 최선호 작가의 은밀한 흔적을 따라가 볼 수 있는 자리다. 또한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