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쓰어(박항서)의 박카스" 베트남서 인기…해외서 뜨는 한국 에너지드링크

광고 모델로 기용해 매출 쑥쑥…중국에선 ‘원비디’ 인기

옥송이 기자 2018.12.05 11:44:55

동아제약의 박카스와 일양약품의 원비디가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 = 각 사 

 

국내산 자양강장제(에너지드링크)들이 해외서 잘 나간다. 국내에선 출시된 지 오래된 탓에 다소 ‘올드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해외에선 ‘새로운 국민음료’로 주목받는다. 그 선봉에는 동아제약의 박카스와 일양제약의 원비디가 있다. 레드불 등이 전세계 에너지 드링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산 올드보이들이 승세를 굳힐 수 있었던 묘수는 뭘까? 

 

캄보디아 국민음료된 박카스, 이번엔 ‘박항서 매직’으로 베트남서 뜬다

 

박카스는 우리나라 자양강장제의 효시이자 오랜 세월 전국민적 사랑을 받아온 국가대표 에너지음료다. 하지만 박카스가 한국에서만 국민음료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박카스는 캄보디아에서도 국민음료 취급을 받는다.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다. 동아에스티에 따르면, 2009년 처음 캄보디아 땅을 밟은 박카스는 각종 이벤트 지원 및 샘플링을 통해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현지화 전략을 꾸준히 펼쳤다. 

 

캄보디아에서의 박카스 매출액은 매년 증가세다. 자료 = 동아에스티

 

더운 날씨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특성에 따라 박카스의 용량을 2.5배 늘렸고, 선적과 관리에 편리한 캔 형태로 제작 판매했다. 그 결과 2011년 시장 1위 제품이던 레드불을 역전했고, 이듬해는 3배 매출인 17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626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동아제약 해외 매출의 95%에 달한다. 

 

현지에서 일명 ‘바까’로 불리는 박카스는 한 캔 당 70~80센트(700~800원)에 팔린다. 캄보디아 물가에 비해 결코 싼 가격은 아니지만, 길거리 어디서나 박카스 옥외 광고와 판매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캄보디아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것을 감안해 한글명 ‘박카스’를 그대로 적용했다”며 “캄보디아는 우리나라의 1960년대와 사회 분위기가 비슷해 산업화 초기 샐러리맨의 피로 회복을 컨셉으로 잡은 것이 매출 상승에 주효했다”고 전했다. 동아에스티는 미얀마, 필리핀, 대만, 과테말라 등으로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출연한 베트남 현지의 박카스 광고. 사진 = 동아제약 

 

지난 5월에는 베트남에서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동아에스티는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면서 ‘박카스’와 발음이 비슷한 ‘박항서’ 베트남 축구국가대표 감독을 모델로 기용했다. 동아에스티는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을 모델로 기용한 것이 매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박카스는 베트남 출시 4개월 만에 280만 개가 팔리며 1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원비디, 고품격 홍삼음료로 红牛(레드불)이 점령한 중국서 차별화 

 

“원비디가 정말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나요?” 
“왜 원비디는 푸젠성(복건성)에만 있나요?”

 

일양약품의 원비디는 중국 에너지 드링크 시장에서 특히 잘나간다. 위 내용은 중국 대표 포털인 바이두(baidu)에서 원비디를 검색하면 나오는 연관검색어로, 중국 내 원비디의 인기를 보여준다.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 원비디를 검색한 결과. '원비디가 숙취를 풀어주나요', ' 원비디는 어떤 효과가 있나요', '원비디는 푸젠성에만 있나요' 등의 연관 검색어가 눈에 띈다. 사진 = 바이두

 

원비디는 지난 1971년 국내 최초의 ‘고려인삼 드링크 자양강장제’로 출시됐다. 이후 5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국내 인기는 예전만 못하지만, 중국에서는 입장이 다르다. 지난해 국내 판매는 35억 원에 그친 반면, 중국 매출은 281억 원을 기록했다. 약 8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동안 중국의 에너지드링크시장은 일명 ‘붉은소’(红牛, 레드불)가 주도해왔으나, 원비디는 천편일률적인 중국 에너지음료 시장에서 ‘건강에 좋은 고려인삼 드링크’라는 점을 내세워 차별화에 성공했다. 원비디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일양식품이 전통 고려인삼의 효능을 알려온 것뿐만 아니라, 건강을 중시하는 중국인이 늘어난 점과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전세계 인삼 시장 가운데 절반을 점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한국산 고려인삼은 중국 내에서 고급 제품으로 인식된다. 이에 따라 ‘고려인삼이 함유된’ 원비디의 중국 매출은 지난 2013년 1억 3058억 위안(약 222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듬해 1억 4420만 위안(약 245억 원)으로 오르는 등 매년 2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1억 6533억 위안을 기록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판매 중인 원비디 제품. 사진 = 일양약품 

 

원비디는 지난 1997년 중국 지린성 퉁화시에 설립한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를 통해 중국에 진출했다. 푸젠성, 저장성, 광둥성 지역을 주력으로 원비디를 생산·판매하고 있는데, 푸젠성 내에서는 코카콜라를 능가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게 일양약품의 설명이다. 브랜드 파워와 유명세로 인해 유사제품이 판매될 정도다. 

 

한국산 에너지드링크, 인기의 이유와 전망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7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음료류 수출은 2007년 1억 9851만 달러에서 2016년 5억 1976만 달러로, 162% 증가했다. 2008년부터 매년 흑자폭이 커지고 있으며, 현재 국내 음료류의 수출액이 가장 큰 해외 음료시장은 중국(24%), 미국(15%), 캄보디아(10.9%) 순으로, 이 3개국이 전체의 50.2%를 차지한다. 

 

수출 상승세를 주로 견인하는 것은 전체 수출액의 77.4%를 차지하고 있는 ‘탄산음료 외 기타’ 품목이다. 여기에는 기능성 음료, 차 등이 포함된다. 2012~2016년 사이 베트남에서는 8배, 캄보디아에서는 3.5배 증가했다. 캄보디아의 경우 동아제약의 박카스와 광동제약의 비타500이 에너지 음료로 불티나게 팔린 것으로 분석됐다. 

 

음료류 수출 현황 그래프. 자료 = 2017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보고서

 

한국산 에너지 드링크가 중국·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과 한류의 영향이 커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인 에너지드링크에 과도한 카페인이 들어간 반면, 한국산 에너지드링크들은 타우린이나 비타민, 인삼 등으로 건강한 느낌을 주면서 차별화된 에너지 드링크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에너지 드링크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돌입했지만, 산업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의 경우 한국산 에너지드링크의 전망이 밝다”며 “특히 동남아시아는 근면 성실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퍼져있어 앞으로 국내 에너지 드링크 업계의 동남아 시장 진출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