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환 작가, 눈과 귀가 없는 인물들을 그리다

갤러리토스트 개인전 ‘감정의 기억’서 개인과 집단의 표상 이야기

김금영 기자 2018.12.06 09:41:00

구경환, ‘설웁다’. 캔버스에 아크릴릭, 112.1 x 145.5cm. 2018.(사진=갤러리토스트)

갤러리토스트는 구경환 작가의 개인전 ‘감정의 기억’을 12월 8~26일 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누구나 사회에서 겪는 집단적 성향으로 인해 변형되거나 다듬어지는 개인의 개성과 정체성에 대해 되짚는다.

작가는 다채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영화감독의 영향을 받아 모티브를 찾는다. 그 중 특히 그로테스크한 연출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 속 인물들을 괴기하고 부자연스럽게 연출시켜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들을 다양하게 표출하고 더욱 극대화시킨다.

 

구경환, ‘신흥’. 캔버스에 혼합 매체, 91 x 116.8cm. 2015.(사진=갤러리토스트)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작업을 통해 개인의 생각과 행동들이 주변 관계에 얽히고 막혀서 얼마나 제한되고 억제돼 가는지 말하고 싶다. 그래서 집단을 형상화한 조각의 덩어리를 그린다”며 “작은 조각 하나는 개인이고, 그 조각들의 덩어리는 집단이라는 표상을 만들어 집단이 만들어내는 상황들을 포착해 그린다. 그리고 집단 덩어리에서 나온 팔다리로 표현되는 인물은 행동하는 손과 발만 있을 뿐 생각의 진입로가 되는 눈과 귀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설웁다’엔 관계에 얽매여서 자신만의 생각을 못 하는 인물이 가까운 주변에는 무심하게 대하는 태도에 상처받는 장면을 담았고, ‘신흥’엔 유행되면 모두가 다 따라 하게 되는 심리를 표현했다. 권리와 지위를 가지게 되면 아랫사람을 우습게보지만 그 권력자의 모습 자체를 우습게 그린 ‘세이프 존’ 등 내 그림에는 집단과 관계에 대한 다양한 감정, 이야기 그리고 감상이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갤러리토스트 측은 “작가는 그림이라는 수단을 통해 집단과 동화되는 개인의 모습이 어떤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며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던진 질문을 생각하며 사회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확립해 나가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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