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삼성·LG전자 등 미세먼지와 전쟁 중

일부 기업은 매출 올라 즐거운 비명

이병화 기자 기자 2019.02.11 10:15:37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공기청정기 등 관련 상품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 가전매장에 진열돼 있는 공기청정기 모습.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이병화 기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정부는 물론 대기업들도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나섰다. 미세먼지 절감을 위한 각종 연구와 대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일부 기업은 이를 제품 판매에 활용해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미세먼지가 국내 대기에 만연한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들은 연구소를 짓거나 가정에서 이색 교육과정을 신설하는 등 미래의 미세먼지 사회에 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금천 가산알엔디 캠퍼스에 공기과학연구소를 개설했다. LG전자는 연구소에 차세대 공기청정 핵심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전담조직을 신설해 에어솔루션 사업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연구소는 집진, 탈취, 제균 등 공기청정 관련 핵심기술의 연구·개발을 전담한다. LG전자는 이곳에서 개발되는 핵심기술들을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휘센 에어컨·제습기 등 에어솔루션사업 제품군 전반에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1월 종합기술원 내에 미세먼지연구소를 개소했다. 이 연구소는 미세먼지의 연구에 기초가 되는 저가·고정밀·초소형 센서기술의 개발, 혁신소재를 통한 필터기술, 분해기술 등 제품에 적용될 신기술을 연구한다. 또한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는 ‘미세먼지를 다스리는 가드닝 연출’ 교육과정을 신설하는 등 직장인을 대상으로 건강을 주제로 한 메디컬 이색 강좌를 개설했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상황에서 오히려 호황을 누리는 기업들도 있다.

조만간 유연탄 사용이 공식적으로 법으로 금지될 예정인 몽골에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유연탄을 연소 시 연기가 나지 않는 무연탄으로 전환시키는 장치를 납품할 국내 기업인 주식회사 천을이엔지의 사례가 그렇다. 천을이엔지는 몽골의 세계적 규모의 탄광인 터반톨고이를 포함한 공기업에 이 기계를 다량 납품하기로 확정됐다.

또한 국내의 디지털 유통기업인 롯데하이마트는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령되는 등 미세먼지 수치가 높았던 1월 11~14일 동안 판매된 공기청정기 매출액이 지난해의 기간(2018년 1월 12~15일)보다 110%, 의류건조기와 의류관리기는 각각 108%, 170% 늘었다고 밝혔다.

이마트도 1월 10~16일 동안 미세먼지와 관련한 상품판매를 분석한 결과 역대 최고급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이 기간동안 마스크 매출은 전년동기와 대비해 458%, 공기청정기는 414% 증가해 공기청정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의 판매량에 비해 5배가 더 팔렸다고 밝혔다. 이마트도 1월 30일까지 2주간 미세먼지 기획전을 열었다. 이 기간동안 이마트는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를 대량 구매하는 고객에게 할인해주고 공기청정기도 제품에 따라 할인해주거나 필터 등을 추가로 증정했다.

온라인 쇼핑몰도 미세먼지용품 시장에서 판매경쟁을 펼치고 있다. 쿠팡은 황사용 마스크, 손 세정제, 공기청정기, 공기정화 식물 등 미세먼지와 관련한 용품 2만개 이상을 한자리에 모은 테마페이지를 통해 상당한 양의 구매의향을 받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세먼지 효과’ 미래에도 계속

기업들의 ‘미세먼지 효과’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국제 분석기관들이 중장기적으로 정부가 석탄발전 비중을 계속 유지한다면 4℃ 수준의 지구온난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먼지는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 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상 물질을 말한다. 이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50마이크로미터(μm) 이하인 ‘총먼지’와 입자크기가 매우 작은 ‘미세먼지’(PM)로 구분된다.

이 중 미세먼지는 지름이 10μm보다 작은 미세먼지(PM10)와 지름이 2.5μm보다 작은 미세먼지(PM2.5)다. PM10은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의 약 20%정도, PM2.5는 약 5%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작다.

미세먼지가 코와 입 등으로 유입되면 천식으로 인한 호흡곤란, 목 통증, 기관지기도 점막염증, 기침 기관지염 등을 일으킨다. 미세먼지는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한 재채기, 콧물, 코막힘, 피부가려움, 두드러기 등 이비인후과와 피부과 질환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초미세먼지는 입자가 작기 때문에 코나 입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로 침투해 혈관을 타고 들어가 염증을 유발하며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는 별도로 지난 2006년에는 한·중·일의 대기오염에 대해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의 영향도 밝혀졌다. 한국은 지형적, 기상조건이 편서풍대에 속해 바람의 영향 때문에 중국에서 오염물질이 유입된다.

중국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영향은 국내에 1~5월, 즉 5개월 동안 영향을 끼친다. 6~10월은 태양열이 강하고 대류가 강해 미세먼지의 농도가 떨어진다. 중국은 한국에 미치는 미세먼지의 영향에 대해 황산염은 1월에 약 43%, 10월에 약 27% 정도 영향을 준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또한 질산염은 3월에 약 45%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확인됐다. 황산염과 질산염은 초미세먼지의 대표적인 구성 성분이다. 10여년이 지난 현재 중국과 한국의 미세먼지 발생량은 줄었지만 영향을 주는 비율은 비슷할 것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한편 정부는 정부대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각종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으로 석탄화력 발전을 줄이고 발전소의 가동순서를 정할 때 환경개선 비용을 반영하는 ‘환경급전’을 본격 시행한다고 최근 밝혔다. 정부는 개편된 발전세제가 시행되는 올해부터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유연탄의 개별소비세를 킬로그램 당 36원에서 46원으로 올리고 보다 친환경적인 LNG의 개별소비세는 킬로그램 당 91.4원에서 23원으로 내릴 예정이다.

기상청도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1월 25일 서해상에서 인공강우를 활용한 첫번째 실험을 실시했다. 서해상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상청은 요오드화은 또는 염화칼슘을 비행기에 묻혀 비행기가 구름을 통과하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두 물질은 수증기를 모아 비를 내리는 역할을 한다. 기상청은 인공강우가 국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과는 한달 정도 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으로 상공에서 물을 내리는 방법은 세계적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태국은 상공에서 드론을 활용해 물과 화학물질을 뿌려 초미세먼지를 줄이고 있다. 최근 태국 정부는 물과 화학물질을 뿌려 실험한 결과 대기의 먼지농도가 감소해 드론 활용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상공에서 물을 뿌려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은 중국에서도 흔히 실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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