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준 작가의 ‘무제’에 담긴 이야기들

피비갤러리서 개념적 설치와 기하학적 평면 회화 아울러

김금영 기자 2019.03.18 17:37:33

이교준, ‘무제(Untitled)’. 블랙 앤 화이트 포토그래프, 80 x 120cm. 1981.(사진=피비갤러리)

피비갤러리는 올해 첫 전시로 4월 20일까지 이교준 작가의 개인전 ‘무제(Untitled)’를 연다. 미니멀한 기하추상회화 작가로 알려진 이교준은 이번 전시에서 1970~80년대에 집중했던 개념적 설치와 사진 작업을 재구성하는 한편, 90년대 이후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공간 분할을 바탕으로 한 기하학적 평면 회화를 함께 소개한다.

이교준은 1979년 대구현대미술제를 기점으로 70년대와 80년대에 걸쳐 실험적인 설치 미술을 전개했다. 1990년대 초부터 평면작업을 선보이기 시작한 이교준은 석판화, 목탄, 아크릴, 수채 등 다양한 재료를 결합하고 이를 분할하는 시도를 했다. 90년대 후반부터 플렉시글라스와 알루미늄, 납판과 같은 금속 재료와 캔버스를 이용한 기하학적 작업을 통해 자신의 회화적 독법을 이어오고 있다.

 

이교준, ‘무제(Untitled)’. 블랙 앤 화이트 포토그래프, 40 x 45cm. 1980.(사진=피비갤러리)

피비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70~80년대에 한국 개념미술의 대표적인 유형을 이뤘던 설치와 행위 예술이 이교준의 작업에서 행해졌던 바를 사진 작업과 함께 되짚는다. 또한 당시의 상황을 상기하고 이를 현재의 작업과 연관지어 40여 년 동안 이어 온 이교준 작업의 본질에 대해 고찰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피비갤러리 측은 “이번 전시는 이교준의 초기 작업들과 현재의 평면 작업이 사뭇 다른 형식적 시도를 거치더라도 동일한 개념의 결과에 닿을 수 있다는 논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1970~80년대의 실험적인 작업들이 그 이전 시기 미술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실천으로 행해졌다면, 2019년 현재의 이교준은 역설적이지만 회화라는 형식을 빌어 회화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의 틀을 넘어서고자 하는 이교준의 태도는 새로운 모색과 실험, 행위와 개념의 미술로 전개됐으며 앞으로 펼쳐질 작업에 대한 근간을 만들었다”며 “본 전시는 이교준의 예술에 대한 실험적인 정신이 지금까지도 유효하다는 것 을 보여주면서 이교준 작업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나아가 한국 현대미술의 차원에서 재조명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교준, ‘무제(Untitled)’. 캔버스에 아크릴릭, 60 x 60cm. 2018.(사진=피비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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