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론을박’ 태아보험, 4월 이후에 가입하라?

저출산시대·노산 늘어 주목받는 태아보험, 반응은 엇갈려

옥송이 기자 2019.03.20 14:41:51

결혼과 출산이 필수가 아닌 '선택'인 시대. 출산율은 줄어드는 반면, 아이 한 명에게 쏟는 관심은 더욱 커졌다. 사진 = 연합뉴스 

 

한국의 결혼시장은 변했다. 결혼을 원치 않는 ‘비혼족’, 결혼은 해도 아이는 낳지 않겠다는 ‘딩크족’ 등 결혼과 출산을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출산율은 나날이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에 불과하다. 신생아 울음 수가 줄어드는 만큼 아이 한 명에게 쏟는 관심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보험시장에서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대비하는 ‘태아보험’이 각광이다. 하지만 태아보험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태아보험이 무엇이기에? 주목받는 이유 

 

# 올해 초 결혼식을 올린 A씨. 그는 결혼과 동시에 보험설계사 일을 하는 숙모로부터 태아보험을 추천받았다. 늦은 결혼 탓에 노산이 걱정됐던 터라, 나중에 꼭 가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마침내 임신 소식이 있어 A씨와 아내는 태아보험을 들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가입에 앞서 주위 직장 동료와 친구들에게 태아보험에 대해 물어보니 의견이 제각각이었다. ‘너무 좋다’며 꼭 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그걸 드느니 차라리 저축을 해라’는 조언도 있었다. 직접 태아보험에 대해 알아보니 또 여간 복잡한 것이 아니다. 소중한 내 아이를 생각하면 태아보험을 가입해야 할 것 같긴 한데, 분분한 의견들을 보니 보험을 가입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머릿속이 어지럽기만 하다. 

 

최근 노산이 늘어나면서 저체중아, 조산아로 태어나는 사례도 늘어났다. 이 같은 상황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 태아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임신 초기나 아이를 갖기를 원하는 예비부모 사이에서 ‘태아보험’이 대세다. 태아보험은 아이가 출생하기 전 태아상태에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을 보장하기 위해 개발된 상품으로, 사실상 어린이 보험에 태아 특약이 더해진 형태를 태아보험이라 한다. 

 

태아보험이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유전·환경적 요소에 크게 영향 받는 태아의 특성 때문이다. 최근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출산 연령도 3-40대로 늘어났다. 노산이 늘어나면서 조산아 등의 위험이 높아졌고, 게다가 미세먼지 등의 환경 문제까지 대두되면서 예비 부모의 걱정은 더욱 커졌다. 

 

이에 따라 태아보험은 신생아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나 위험을 대비하고, 치료가 필요할 때는 비용 걱정 없이 치료하기 위한 ‘출산 준비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노산이 늘어난 만큼 산모의 건강을 위해 임신중독증 등의 임신·출산 질환 관련 특약까지 보장되는 태아보험도 등장했다.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에서 각각 태아보험을 판매 중이며, 예비 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표적인 태아보험사는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이다. 

 

현대해상의 '굿앤굿 어린이 종합보험'은 가장 오래된 어린이보험으로, 대표적인 태아보험 상품 중 하나다. 사진 = 현대해상 

 

현대해상의 ‘굿앤굿 어린이보험’은 국내 최초의 어린이보험으로, 현대해상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어린이보험 보유건수 기준으로 200만 소비자를 보유하고 있다. 굿앳굿 어린이보험의 경우, 가입 시 1회에 한해 모성자담보(산모특약) 비용을 내면 제왕절개 수술비, 유산 비용, 임신중독증 진단 등 산모에 대한 폭넓은 보장이 한 번에 가능해 만족도가 높다. 

 

나머지 보험사들의 태아보험 역시 조산·저체중아 등 신생아 관련 보장과 산모 특약이 있으며, 메리츠화재의 ‘내 MOM같은 어린이보험’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성조숙증 등에 대한 담보를 확장하면서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임신 22개월 이전에 들어야 ‘실속’ … 손해 보지 않으려면 잘 따져봐야 

 

# A씨의 선배인 B씨는 A씨에게 태아보험을 적극 추천한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실질적인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첫 아이 임신 후 혹시나 해서 들어둔 태아보험이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은 몰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누군가에겐 아까울 수 있는 돈이지만, 정말 들어놓길 잘 했다고 생각하는 보험 중 하나”라며 “첫 아이가 선천적으로 심장기형으로 태어나 정말 막막했지만, 태아보험 덕분에 수술을 잘 끝냈고 지금은 건강하다. 또 둘째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유용하게 사용했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의 태아보험(어린이보험)은 아토피, ADHD, 성조숙증까지 보장해 주목받았다. 사진 = 메리츠화재 

 

모든 부모들은 내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길 바라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태아보험이 개발된 이유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태아보험은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 필요하다”며 “선천적으로 저체중, 미숙아, 뇌성마비로 태어날 경우 출생과 동시에 인큐베이터 입원비, 수술비 등이 필요하다. 태아보험은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태아보험이 필요한 이유는 선택에 따라  출생 시점부터 평생을 보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출산과정에서 겪는 산모의 위험도 보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태아보험을 들기에 앞서 어떤 부분을 따져봐야 할까. 태아보험을 고려하는 단계에서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은 ‘태아보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다. 

 

태아보험은 태중 아기를 위한 상품이 아니다. 태아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출산 이후’ 시점에서부터 보장해주는 개념이다. 즉, 태아일 때 미리 상품에 가입하되, 실질적 보장은 출산 이후 적용되는 상품이다. 따라서 ‘출산 전 가입·출산 후 보장’이라는 태아보험의 특성을 먼저 이해한 뒤, 자세한 담보를 비교해봐야 한다. 

 

임신 22주 이내에 태아보험에 가입해야 선천적인 질환을 실질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사진은 한 산부인과 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돌보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특히 가입 시기를 잘 살펴야 한다. 현재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판매하는 대부분의 태아보험은 임신 22주 이내에 가입해야 선천적 질환이 보장된다. 임신 초기 진행하는 기형아 조사에 앞서 태아보험을 들어두면 실질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일찍 가입하는 게 좋다.  

 

적으면 5만 원 이하에서 많으면 15만 원대에 이를 정도로 천차만별인 태아보험료는 만기시점과 특약내용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보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비용은 만기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보통 30세, 80세, 100세 만기로 구성되며 시점이 길수록 비싸진다. 100세 만기의 경우, 만일 아기가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처음 가입했던 좋은 보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태아보험 4월 개정 예정  

 

이처럼 미리 준비하면 보탬이 되는 태아보험이지만, 논란도 많다. 최근 일부 보험사들은 태중의 아기가 앓을 가능성이 없는 암·뇌질환·심혈관 질환 등 3대 성인질환과 치아질환에 대한 보험료까지 부과하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환급 지시 명령을 받았다. 

 

사실 태아보험은 편의상 부르는 표현이며, 현재 따로 출시된 태아보험 상품은 없다. 태아 특약이 포함된 어린이보험 또는 자녀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식이다. 논란은 이 부분에서 발생한다. 

 

오는 4월 태아보험이 전면 개정된다. 사진 = 연합뉴스 

 

태아특약이 포함된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경우 자녀의 성장과정에서 발생하는 병원비와 입원비 등을 보장해주는데, 태아 상태에서는 보장받을 수 없는 자녀 질병 담보(암·뇌질환·심혈관 질환 및 치아 치료 등)에 대한 보험료가 부과됐다는 것이다. 

 

대신 보험사들은 태아 상태에 해당하는 기간만큼 보험 만기를 연장해 왔는데, 이마저도 모르는 중도 해지자들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결국 보험사들은 최근 5년간 중도 해지자를 대상으로 태아 기간 동안 받은 질병 담보 보험료를 환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4월에 개정된 어린이보험을 출시할 계획이다. 아직 자세한 내용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태아에게 위험률이 높은 부분만 따로 떼서 보험료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시기상 여유가 있다면 4월 개정 이후 가입하길 추천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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