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호 6위’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의장, 첫 IPO 도전 성공할까?

‘로스트아크’ 개발 스마일게이트RPG…상장 후 해외진출 추진

정의식 기자 2019.03.22 16:34:49

지난해 11월 7일 로스트아크가 오픈베타에 돌입했다. 사진 = 스마일게이트

중견 게임사 스마일게이트가 오랜 비상장 전통을 깨고 유가증권시장 데뷔를 준비 중이다. 첫 IPO 도전의 주인공은 스마일게이트의 자회사로 지난해 화제를 모은 인기 MMORPG ‘로스트아크’를 개발한 스마일게이트RPG. 최근 이 회사는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해 올해 안에 상장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진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의장이 이번 IPO 추진을 통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게임업계 3위 알짜 기업 이끄는 최연소 억만장자

지난 5일 포브스가 공개한 ‘2018 세계 억만장자 랭킹’에 따르면 한국 최고의 부자는 11년 연속 1위를 지켜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며, 3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4위는 김정주 NXC 대표이사, 5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확인됐다. 그 뒤를 잇는 6위가 바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의장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권 의장의 재산 규모는 약 41억 달러(약 4조 653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보다 높은 순위로, 앞서 2017년에는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1973년 생으로 10위권 내 인물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권 의장이 놀라운 규모의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비결은 온라인 FPS(1인칭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의 대성공이다. 이 게임은 국내에선 큰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중국 시장에서 대박을 거두면서 초대형 IP로 성장했다.

포브스의 세계 부호 순위.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의장이 한국 6위다. 사진 = 포브스

2008년 중국 서비스 개시 이후 2009년 동시접속자 100만 명을 기록했으며, 이후로도 매년 동시접속자를 100만 명씩 늘려가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 2013년 500만 명, 2015년 800만 명 이상의 글로벌 동시접속자를 기록했다. 2018년 기준 크로스파이어는 전세계 80개 국에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으며, 누적 매출액은 약 10조 5600억 원, 누적 회원 수는 약 6억 6000만 명에 달한다.

2018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할 때 국내 게임사 중 스마일게이트의 순위는 3위로 추정된다. 3월 기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1위 넥슨의 영업이익이 약 9806억 원, 2위 엔씨소프트가 6149억 원, 3위 넷마블이 2417억 원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비상장사라 실적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도 3위로 추정하는 건, 과거의 실적으로 미루어볼 때 2위 엔씨소프트보다는 적고, 3위 넷마블보다는 많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의 2017년 매출액은 약 5713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약 3775억 원이다. 2017년의 경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6년의 매출액 약 6618억 원, 영업이익 약 4790억 원보다는 각각 7.9%, 21.1% 하락했다. 2017년부터 이어진 크로스파이어 이익 감소 추세를 2018년 출시된 로스트아크가 일정 정도 만회할 것을 감안하면, 스마일게이트는 전년과 큰 차이없거나 소폭 높아진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압도적 지배력 보유… ‘로스트아크’ 개발사 IPO 추진

막대한 매출액과 영업이익 규모에도 불구하고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17년 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지 않은 기업으로 유명했다. 비슷하거나 더 작은 규모의 기업들도 기업공개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비상장 상태가 이어진 결과 권혁빈 의장의 지배력은 창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굳건하다. 권 의장은 스마일게이트그룹의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핵심 자회사인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구 스마일게이트)와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스마일게이트메가랩, 스마엘게이트스토브, 스마일게이트RPG 등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여타의 자회사들도 높은 지분율로 지배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계열사와 관계사들. 사진 = 스마일게이트

이같은 지배구조는 ‘김정주 회장 → NXC → 넥슨재팬 → 주요 계열사’로 이어지는 넥슨의 그것과 유사하다. 압도적인 지분율로 계열사를 지배하고, 외부 노출을 꺼린다는 점 등의 공통점으로 인해 권혁빈 의장은 김정주 회장과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은 경영자로 간주되고 있다.

그런 권 의장이 비록 자회사이지만 IPO 추진에 나서기로 결정한 것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전히 그룹 전체 매출에서 크로스파이어의 비중이 90%에 달할 정도로 지나치게 높은데, 이 게임의 인기가 최고점을 지나 관련 매출이 서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포트폴리오 확장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새로운 주자로 나선 것이 지난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액션MMORPG ‘로스트아크’다.

로스트아크는 지난 2013년 티저 동영상을 공개하며 액션RPG 마니아들의 기대를 끌어모은 화제작이다. 지난 2011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7년간 약 1000억 원이 넘는 개발비가 투입된 끝에 지난해 11월 7일 대망의 오픈베타 서비스에 돌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오픈 초기부터 엄청난 게임접속 대기열을 양산해 서버 증설 요구가 빗발쳤으며, 한때 동시접속자 35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RPG는 로스트아크를 론칭한 첫 한달 동안 약 4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은 최소 2000억 원에서 최대 3000억 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추진 이유는 해외 진출·모바일 버전 출시?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스마일게이트RPG는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에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 Request For Proposal)를 발송했다. 주요 증권사 10여 곳이 이를 수령했고, 28일까지 회신을 할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RPG는 3월 내로 주관사를 선정하고, 연내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장에 성공할 경우 이 회사는 확보한 투자금을 활용해 해외진출과 모바일 버전 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트아크는 출시 초기부터 해외 게임 유튜버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으며, 언어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글판을 플레이하는 유저들도 많았다. 가장 큰 이유는 ‘디아블로3’의 후속작을 기대하던 게이머들에게 블리자드가 모바일 게임 외주작인 ‘디아블로 이모탈’ 개발계획을 밝히며 게이머들 사이에서 실망이 커진 탓이었다.

덕분에 디아블로 스타일의 핵앤슬래쉬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들의 선택지가 사라진 상황이라 영어 버전 및 다국어 버전 로스트아크가 출시될 경우 충분한 성공이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12월 로스트아크는 러시아 포털기업 메일루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타 국가로 퍼블리싱 계약 확대를 추진할 전망이다.

모바일 버전 개발 역시 마찬가지다.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PC용 MMORPG들이 모바일 버전 출시로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로스트아크 역시 모바일 버전이 출시될 경우, 원작 이상의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스트아크의 여러 캐릭터들. 사진 = 스마일게이트

다만 로스트아크의 인기가 최근 정체 국면을 보이고 있는 것은 스마일게이트RPG의 IPO 성공 가능성을 줄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매번 업데이트 때마다 게이머들의 호오가 크게 갈리는 온라인게임의 특성상 자칫 업데이트에 실패하거나 심각한 버그, 해킹 등의 문제가 생기면 한 순간에 유저층이 붕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스트아크는 출시 초기 PC방 점유율이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에 버금가는 10%대에 달했으나, 이후 지나치게 반복적인 게임성과 캐릭터 간 밸런스 조절 등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2019년 들어서는 3%대로 점유율이 급락했다. 다만 최근 업데이트를 실시한 이후로는 다시 5%대로 반등해 건재를 과시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초반에 비하면 PC방 점유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가정에서 즐기는 유저층이 여전히 많은 것을 감안하면 기세는 전혀 꺽이지 않은 상태”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에 증권사에 RFP를 발송한 것은 일단 가능성을 타진하는 차원으로, 꼭 상장을 연내에 완수하겠다거나 하는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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