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여기어때, 5월 가족친화형 이벤트 가득…‘19금 이미지’ 옛말

윤지원 기자 2019.05.17 09:24:35

봄, 특히 ‘가정의 달’ 5월은 가족 단위의 나들이 수요가 늘어나는 기간이다. 야놀자와 여기어때 등 숙박·레저 예약 O2O(온·오프라인 연계) 기업들은 5월을 맞아 가족 여가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 상품과 이벤트를 제안하면서 기존의 ‘19금’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족친화형’ 이미지로 거듭나고 있다.
 

어린이들이 10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농촌테마파크의 다양한 꽃과 함께 봄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부모님, 자녀들과 어디서 묵지?”
야놀자, 1만 개 이상 펜션 정보 맞춤형 제공


종합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는 5월을 맞아 ‘어린이날 및 어버이날 추천펜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바쁜 일상과 빠듯한 일정에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우지 못한 소비자들을 위해 할인쿠폰, 포인트 추가 적립, 추천 펜션 정보 등을 마련한 것.

야놀자에는 예약 가능한 숙박업소와 레저시설이 각각 2만 곳, 6000곳 이상 등록되어 있다. 이중 전국의 펜션 및 풀빌라 등록 건수는 1만 개 이상으로, 야놀자에 따르면 이는 국내 최다 등록 건수다.

야놀자는 이처럼 풍성한 데이터를 통해 자녀들과, 또는 부모님과 함께 묵기 좋은 펜션과 풀빌라를 추천하고 있다.
 

야놀자의 가족여행객을 위한 펜션 프로모션. (사진 = 야놀자)


이와 함께 야놀자는 펜션 이용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고려해 ‘지금 가기 좋은 글램핑 & 카라반’, ‘인생샷이 가능한 펜션’, ‘댕댕이와 함께 할 수 있는 펜션’, ‘스파가 에술인 펜션’ 등 맞춤 숙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야놀자는 5월 가족 나들이객들을 잡기 위해 다양한 할인 및 초특가 이벤트도 제공하고 있다. 이용 금액 일부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초특가 이벤트’도 한 달 내내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어린이날 연휴에는 ‘펜캉스’(펜션에서 보내는 바캉스)를 즐기고 싶은 회원들에게 야놀자에 등록된 펜션 및 풀빌라를 실속 있는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슈퍼위크’ 할인쿠폰 7종을 제공했다.

사회공헌 활동에도 가족 사랑의 가치를 담았다. 지난달 야놀자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및 캐리비안베이와 함께 소외계층 어린이 캐리비안베이 초청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서는 보육시설과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보호자를 포함 총 1000명을 초청, 입장권과 구명조끼, 물품보관함 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왕복 교통과 식대를 현금 지원했다. 초청 대상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비롯해 야놀자가 정기후원하고 있는 시설 및 재단에서 추천 받았다.

여기어때, 어린이 액티비티 서비스 확대

여기어때에서는 가정의 달에 어울리는 액티비티 관련 프로모션이 눈에 띈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6월, 종합 숙박 외에도 액티비티 예약 부문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 여기어때에 따르면 이는 국내 종합숙박앱 중에서는 처음이며, 현재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액티비티 상품 정보와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차별점이 있다.

5월 여기어때의 액티비티 예약 서비스와 관련해 가장 도드라진 프로모션은 어린이 대상 액티비티다. 우선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초등학생 대상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인 ‘키즈런’ 참가권 30여 종을 지난달 말 공개했다.
 

여기어때의 키즈런 레이스 티켓 특가판매 프로모션. (사진 = 위드이노베이션)


키즈런은 대표적인 한류 예능 프로그램으로 장수하고 있는 SBS TV ‘런닝맨’을 연상케 하는 어린이 액티비티다. 야외에 마련된 각 지역 명소를 무대삼아 팀 또는 개인에게 주어지는 미션을 해결하면서 뛰어 노는 프로그램이다. 봄소풍의 단골 인기 프로그램인 보물찾기와도 비슷한데, 어린이들이 더 흥미롭게 즐길 수 있도록 훨씬 복잡하고 정교하게 설계됐다는 점이 크게 다르다.

기존의 어린이 체험 액티비티 대부분이 현장학습 같은 수동적인 관람형 체험이었던 것에 비해 키즈런은 주어지는 여러 가지 단계별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배움을 추구하게 된다. 또한 협업하는 과정을 통해 성숙한 교우관계, 리더십 등을 체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평가받으며 최근 수요가 늘고 있다.

여기어때는 전국 공원, 대학교 캠퍼스, 박물관에서 각각 진행되는 다양한 키즈런 참가 티켓을 정가 대비 최대 51%에 내놨다. 여기어때에서 구매할 수 있는 키즈런 티켓은 ▲송도 센트럴파크 ▲수원 광교호수공원 ▲송파 올림픽공원 ▲대전 한밭수목원 ▲광주 중외공원 등 전국 15개 공원에서 각각 진행하는 '파크레이스'와 ▲포항포스텍 ▲대전 카이스트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등에서 펼쳐지는 '캠퍼스레이스', 그리고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 ▲송파 한성백제박물관 ▲과천 과학관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진행하는 '뮤지엄레이스' 등이다.

여기어때는 키즈런 외에도 키즈카페와 박물관 등 어린이들이 즐길만한 액티비티 상품을 한 데 모은 ‘키즈’ 카테고리를 마련하고 예약 고객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카테고리에는 서울 강남 코엑스 아쿠아리움, 여의도 63 아쿠아플라넷 등 인기 아쿠아리움은 물론이고 뽀로로파크(강남 코엑스몰점, 잠실 롯데월드점, 송파 위례신도시점 등), 타요키즈카페(동대문두타몰점, 우장산역점, 보라매점 등), 코코몽 녹색놀이터 같은 어린이용 명소들이 연계되어 있다. 슬라임 놀이 카페, 비누방울 놀이터 등 전국 각지의 어린이 액티비티 이용권들도 정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여기어때는 5월 한 달간 카카오페이와 연계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에 연결된 신용카드를 이용해 일정액 이상을 온라인 결제할 경우 1만 원을 청구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으로, 매주 우리카드, KB카드, NH농협카드, 카카오페이머니 등을 대상으로 번갈아가며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중소형 호텔 대상의 무제한 할인 쿠폰과 ‘호캉스 할인전’ 등도 마련했다.
 

인기 힙합 뮤지션 로꼬(맨 위, 가운데)와 그레이(맨 아래 사진 왼쪽)를 모델로 '욜로' 철학을 내세운 2017년 여름의 야놀자 광고.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19금 이미지’ 정면 돌파로 빠른 성장

종합 숙박·레저 예약 플랫폼인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치열한 경쟁 속에 빠르게 성장하면서 성공적인 스타트업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해 매출액 1885억 원을 올려 전년 대비 87.5%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 손실은 18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5년 매출이 367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괄목할 성장을 이루어 냈다.

여기어때의 지난해 매출액은 686억 원, 영업손실은 99억 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적자 지속에 대해서는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동안에는 이윤을 남기기보다 시장을 키우고 장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기에 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커지고, 따라서 이는 자연스럽게 거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야놀자는 지난해와 올해 연간 400명을 신규채용하고 여기어때는 지난해 250명을 신규채용하는 등 두 회사 모두 규모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두 회사 모두 숙박예약 이외에 레저 및 액티비티 사업 확대, 글로벌 사업 진출, R&D 고도화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가 영업 손실의 이유라고 공통적으로 밝혔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사진 = 야놀자)
황재웅 위드이노베이션 대표. (사진 = 위드이노베이션)


영업적자와 무관하게 두 회사는 성공적인 스타트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 2월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2000억 원을 투자받았는데, 당시 1조 1000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스타트업)에 등극했다.

여기어때도 머지않아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어때에 따르면 지난해 여기어때를 통한 예약 거래액은 42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8% 늘어났다. 특히 거래액은 2016년 1400억 원으로, 2년 만에 그 규모가 3배나 불어났다.

기존에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온라인을 통한 실시간 모텔 검색, 예약 및 제휴 할인 서비스가 주된 사업이었다. 이러한 O2O 사업은 스마트폰 문화의 발달과 함께 두 회사의 성장 속도를 높였지만, 노골적인 성인 전용 기업의 이미지를 얻게 됐다.

두 회사는 이와 같은 이미지를 굳이 숨기지 않았고, 이를 오히려 솔직하고 긍정적인 욕망으로 포장하는 마케팅을 펼치며 알뜰한 데이트를 즐기려는 젊은 세대에게 어필했다. 또한 숙박업소에 대한 고객 평가 및 리뷰를 통해 음지의 숙박업소 문화를 양지로 끌어냈다는 평가도 받았다.

사업 확장과 이미지 개선…공감대 형성에서 비롯

어느 기업이건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 사업 영역과 타깃 소비자층을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 또한 더 많은 세대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 했다. 이를 위해 19금 이미지를 탈피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숙박업소 관련 서비스 위주의 사업 영역을 여행·레저·액티비티로 확장하고, 마케팅 기조에 변화를 주면서 건전한 여가 기업의 이미지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야놀자는 2017년 여름까지 클럽 문화의 생산자이자 ‘잘 노는 20대’의 대표라 할 만한 힙합 뮤지션 로꼬와 그레이를 메인 모델로 삼고 “삶을 즐겨”라는 카피를 내세운 TV 광고를 집행했다. 이는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는 욜로(YOLO: You live only once) 철학을 담은 것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일과 학업에 치이며, ‘삶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사실 한정되어 있다.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트렌드는 바로 이런 현실의 바탕 위에서 형성됐다.

두 회사의 이미지 변신은 바로 대중이 인식하는 이와 같은 현실을 파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서 시작됐다.

야놀자의 2017년 하반기 TV광고는 전과 다른 감성적이고 차분한 분위기로 연출됐다. 이 광고는 단 하나의 고즈넉한 풍경만을 보여주면서, 바쁜 일상 속에 쉼표 같은 짧은 여가를 이용해서 소중한 가족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힐링하는 것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여기어때 블랙에서 소개하는 프리미엄 숙소 중 하나인 울릉도 코스모스 리조트. (사진 = 여기어때 블랙 인스타그램)


여기어때는 숙박업소 문화 자체를 고급스럽게 바꾸는 데 투자했다. 다방면의 숙소 전문가들이 검증한 전국의 100여 개 특급 호텔, 리조트, 풀빌라 등을 엄선해 소개하는 프리미엄 숙소 큐레이션 서비스 ‘블랙’을 내놓고, 고유한 가치를 지닌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여기어때는 건전하고 위생적일 뿐 아니라 고급스러운 숙소를 소개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고, 숙소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는 만큼 기업 신뢰도 또한 향상되는 효과도 발생했다. 여기어때에 따르면 블랙 숙소의 예약 거래는 월 50%씩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프리미엄 숙소 거래액의 비중은 블랙 론칭 이전 대비 53%나 상승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액티비티 예약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국내 액티비티 시장이 연 2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어때가 최초로 블루 오션을 선점한 셈이다.

또한 기존의 숙소 정보와 함께 인근의 다양한 액티비티를 소개하면서 생기는 시너지 효과도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어때는 액티비티 예약 서비스가 안착한 후 월 사용자가 280만 명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월 단위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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