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신차 15종 잇달아 공개하며 '자존심 회복' 나서

윤지원 기자 2019.06.23 14:21:12

BMW 뉴 3시리즈. (사진 = BMW)

BMW 그룹 코리아(이하 BMW)가 올해 신차를 연이어 출시하며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BMW가 올해 공개하는 신차는 무려 15종. 한 업체가 한 해 출시하는 신차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BMW는 상반기에 이미 7종을 출시했고, 하반기에도 8종을 더 출시할 계획이다. 매달 한 개 이상의 신차를 새로 선보이는 셈이다.

상반기 BMW는 ▲완전히 새로운 라인업인 SAC(Sports Activity Coupe) X2 ▲X5 4세대 풀체인지와 ▲럭셔리 플래그십 SAV(Sports Activity Vehicle) 뉴 X7 등을 선보였다. 특히 4세대 X5는 사전 계약 단계부터 높은 인기와 관심을 증명했다.

▲2인승 프리미엄 오픈탑 로드스터 3세대 뉴 Z4도 새롭게 선보였고 ▲‘친환경 고효율 슈퍼카’라 할 i8은 로드스터 모델로 새롭게 출시됐다.

▲신형 7세대 3시리즈 세단은 ’왕의 귀환’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소개됐을 정도로 가장 기대되는 모델로 꼽히기도 했으나 신차 효과는 그리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밖에도 ▲신형 배터리 탑재로 향상된 주행거리를 갖춘 순수 전기차 모델 i3 120Ah을 상반기에 내놨다.
 

BWM그룹코리아가 상반기 국내 출시한 X2, X7, 뉴 Z4, i8 로드스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BMW)
BMW 뉴 3시리즈. (사진 = BMW)


올해 하반기 BMW가 출시 예고한 신차로는 먼저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 6세대 뉴 7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이 6월 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스포츠카로는 ▲뉴 8시리즈 쿠페·컨버터블·그란쿠페 및 ▲8시리즈와 고성능 M을 결합한 M8 쿠페 및 컨버터블이 9월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소형차 라인업에서는 ▲프리미엄 컴팩트 해치백 뉴 1시리즈의 3세대 완전변경 모델이 9월 글로벌 출시 예정이며 ▲뉴 X1의 2세대 부분변경 모델도 4분기에 출시된다.

또한 ▲뉴 X3 M과 ▲2세대 X4 M 등이 3분기에 출시되어 고성능 M의 인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두 모델은 각각 BMW가 선보이는 첫 중형 프리미엄 고성능 SAV와 SAC(Sports Activity Coupe) 모델이다. 또한 ▲대형 SAC 뉴 X6 완전변경 모델도 4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BMW그룹코리아가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뉴 7시리즈, 뉴 X1, 뉴 8시리즈 그란쿠페, M8 컨버터블(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BMW)


매년 벌어진 판매량 격차

BMW는 이와 같은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

지난해 BMW는 전년 대비 16.6% 감소한 3조 28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이은 디젤 차량의 주행 중 화재와 대규모 리콜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2017년 105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하여 4773억 원이라는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3% 떨어진 5만 524대에 그쳤다. 수입차 전체 판매량이 11.8% 성장하는 동안 BMW는 뒷걸음질 쳤다.

반면 BMW와 국내 수입차 시장의 선두를 다투는 독일차 라이벌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매출 4조 4742억 원, 영업이익 1547억 원)을 올리며 2016년부터 수입차 판매량 3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2016년 벤츠와 BMW의 판매 격차는 약 8000대였으나 지난해에는 2만 대 수준까지 벌어졌다.

BMW와 벤츠의 격차는 올해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MW는 1월부터 5월까지 올해 누적판매 1만 4674대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3만 372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해 51.7%나 하락한 수치다.

반면 벤츠의 올해 1~5월 누적 판매는 3만 4821대로 BMW와의 차이는 벌써 2만 대 이상이 난다. 벤츠 역시 전년 동기보다는 23.9% 감소한 수치다.

올해의 수입차 누적판매량 톱10에도 벤츠는 1위 E300(6800대), 2위 E300 4MATIC(4432대), 5위 C220d(2437대), 7위 GLC 300 4MATIC 쿠페(1753대) 등 4종을 순위에 올렸으나 BMW는 1583대가 판매된 520 한 종만 10위에 간신히 올라 있다.
 

BMW 3시리즈 디자인 변화. (사진 = BMW)


공격적 신차 공개 및 마케팅 재개로 하반기 반등 노려

BMW 측은 연초 판매 부진의 이유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리콜 문제 해결에 우선 집중하면서 신차가 나와도 마케팅, 광고를 전혀 하지 않았으며 물량 수급도 원활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BMW는 지난 4월 초에 1, 2차 리콜 대상 차량 17만 1000여 대 중 94%의 리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1차 리콜은 5개월 만인 지난 1월 28일 10만 대를 작업 완료했고 2차 리콜은 4개월 만에 91% 완료했다.

리콜 문제의 마무리가 가시화 되자 BMW는 뉴 3시리즈 출시와 함께 광고 비중을 늘리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재개했다. 아울러 다양한 신차의 인증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신차 물량 수급도 연초보다 원활해졌다.

그 결과 BMW의 최근 3개월 월간 판매량은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특히 4월(3226 대)과 5월(3383 대)로 두 달 연속 3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이 하반기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판매량 상승폭이 커진다 해도 이미 2만 대 이상 벌어진 벤츠와의 격차를 역전시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BMW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합리적인 연간 판매 목표를 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BMW가 올해 설정한 목표 판매량은 4만 대 후반이다. BMW는 양적인 성장에 매달리는 대신 보다 질적인 개선과 내실을 다지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한해를 만드는 데 더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4월 1일 자로 BMW 그룹 코리아의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된 한상윤 사장이 내세운 BMW의 미래 목표는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팀’(One Voice, One Team)이다.
 

BMW M8 컴페티션 컨버터블. (사진 = BMW)


럭셔리–소형차-SUV 등 다양한 시장 동시 공략

BMW의 올해 신차들의 면면을 보면,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1억 원대 이상 최상위 럭셔리 라인업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이 우선 눈에 띈다. 최근 출시한 플래그십 SAV 뉴 X7을 비롯해 뉴 7시리즈, 8시리즈 등 럭셔리 클래스의 신차들이 돋보인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특히 기대하는 모델은 뉴 7시리즈, 8시리즈”라며 “대형 세단급의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오랜 기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뉴 7, 8시리즈는 상징적인 모델이라 내부에서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BMW는 이들 럭셔리 클래스 고객만을 위한 럭셔리 멤버십 프로그램 ‘엑셀런스 클럽’을 위한 차별화 마케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CGV 청담 씨내시티 내에 브랜드 전용관 ‘BMW 시네마’를 오픈하기도 했다. 최대 130석 수용이 가능한 복층 구조의 전용 상영관과 함께 1층에는 ‘더 모먼트’(The Moment) 라운지가 마련됐고, BMW의 다양한 럭셔리 클래스 신차들이 전시된다. 엑셀런스 클럽 고객들을 위한 발레파킹 바우처도 제공한다.

한편 BMW가 럭셔리 시장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3세대 뉴 1시리즈, 뉴 X1, X2 등을 통해서는 최근 국내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소형차, 소형 유틸리티 차량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아울러 SUV를 선호하는 시장 트렌드에 맞춰 BMW의 첫 중형 프리미엄 고성능 SAV와 SAC 모델인 뉴 X3 M과 2세대 X4 M 등도 라인업에 추가할 예정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BMW의 올해 실적에 대해 “정부의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인한 인증 지연 및 리콜 이슈 등으로 연초 판매량 감소폭이 컸으나 시장의 수요가 줄어든 것이 아니므로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머지않아 판매량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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