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수출 효자 ‘게임’, 정작 대우는 ‘오락가락’

문체부 등은 지원책, 복지부·의료계는 ‘질병’ 대우

이동근 기자 2019.07.05 07:30:44

우리나라 최고의 콘텐츠 산업이자 4차산업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게임이다. 정부도 직속 4차산업혁명 위원회에 게임을 포함시켰으며, 국회 4차산업혁명 특별위원회도 게임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과연 게임 산업이 앞으로 발전할 것인지, 아니면 후퇴할 것인지는 누구도 쉽게 전망하기 어렵다. 분명히 현 상태만 보면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데, 장래를 보면 답이 안 나온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 게임 이용 장애 질병 코드 등록’ 등 관련 이슈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어서다. 게임 산업에 대한 장래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수출, 일자리 창출 ‘효자’ 하지만 취급은?

문화체육관광부가 4일 발표한 ‘2018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7년도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46.7% 증가한 88억 1444만 달러(한화 약 10조 3000억원)였다. 이 중 게임이 59억 2300만 달러(약 6조 9000억원)로 가장 컷다. 전체 대비 약 67%, 수출액의 3분의 2다.

성장성도 높았다. 2017년 기준 게임의 수출액 증가율은 80.7%로 출판(17.9%), 음악(15.8%)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높았다.

 

콘텐츠산업 수출액 현황 (단위 : 100달러, 출처 : 문체부)


일자리 창출도 게임 산업이 가장 활발했다. 2017년 기준 국내 콘텐츠산업 종사자 수는 전년 대비 약 2.1% 증가했는데, 게임 부문에서만 10.7%에 달했고, 출판, 음악 산업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이처럼 견실한 실적을 보이니 관련 정부 기관도 지원에 나섰다.

우선 문체부는 지난달 27일, 성인의 PC·온라인 게임 결제한도를 폐지했다. 그동안 월 결제한도는 등급분류제와 연계해 성인 50만원, 청소년 7만원의 상한을 두고 있었다. 다만 청소년의 7만원 결제한도는 유지된다.

문체부는 일정 시간이 되면 청소년은 게임을 이용하지 못하게 했던 셧다운제도 단계적으로 폐지할 방침이다. 현재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자정~오전 6시)에는 국산 게임에 한정해 게임 이용이 차단된다.

문체부 박양우 장관은 지난 5월, 경기도 판교에서 게임업계 관계자 20여명과 가진 간담회에서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규제 폐지를 공언한 바 있다.

이날 박 장관은 ▲글로벌게임허브센터·지역게임센터 증가 ▲게임 전문학교·마이스터고 인력 양성 ▲게임전문펀드 확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제작 지원 및 수출 지원 ▲중국 판호 허가 규제 극복 지원 등의 방안도 약속한 바 있다.

게임업계도 화답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간신철 협회장은 “성인 이용자의 PC 온라인 게임 월 결제한도 폐지가 어려운 환경에 있는 국내 게임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답했고, 협회는 사용자가 자신의 결제 내역 및 게임 이용 패턴을 고려해 스스로 소비를 관리하고 설정할 수 있는 자가한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업계도 게임 산업 활성화에 기대를 보이고 있다. 최근 도입된 5G가 게임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서다. 예를 들어 LG유플러스는 2일, 5G 기반의 클라우드 VR게임을 선보인다고 밝히면서 롯데월드 및 카카오VX와 협업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사들 입장에서 게임은 5G 서비스를 견인 시켜줄 콘텐츠 중 하나로 많은 관심을 사고 있다. 사진은 2일 엘지유플러스에서 진행한 5G 클라우드 게임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진행한 시연. (사진 = CNB저널 DB)


일부 지자체도 게임 산업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예를 들어 경기도 이재명 지사는 지난달 공관에서 열린 언론인 간담회에서 “게임은 앞으로 계속 팽창할 중요한 산업영역”이라며 “올해 e스포츠 전용 경기장도 만드는 데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일자리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욕을 먹더라도 계속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참고로 경기도는 게임쇼 ‘플레이엑스포’를 주최해 오고 있으며, 4년간 533억원를 투자할 계획도 밝힌 바 있다.

 

경기도는 게임쇼 ‘플레이엑스포’를 주최하는 등 게임산업 진흥에 가장 적극적인 곳 중 하나다. 사진은 지난 5월 경기도가 주관,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차세대 융·복합 종합게임쇼인 ‘2019 플레이엑스포’ (사진 = CNB저널 DB)


질병코드 등재 앞두고 부정적 기류 커져

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려되는 바가 많다. 게임 수출액은 2013~2017년 연평균 21.5% 증가했지만 정작 순위는 낮아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18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6년까지 글로벌 온라인 게임 산업 점유율은 중국에 이어 2위였으나 2017년을 기점으로 미국에 이어 3위로 밀려났고, 모바일 게임 점유율은 2015년까지 2위를 기록하다가 2016년 이후 4위로 밀려났다.

점유율 자체도 온라인의 경우 2014년 19%에서 2015년 16%, 2016년 15%, 2017년 12%로 떨어졌고, 모바일도 2014년 14.3%에서 2015년 14.1%, 2016년 8.2%,2017년 9.5%로 떨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난 5월 WHO가 ‘게임 이용 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유예기간은 2022년까지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KCD(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등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복지부 김강립 차관은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될 만한 필요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됐다”고 발언, 문체부측과 게임업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년 환자안전일 기념행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김강립 차관. (사진 = 연합뉴스)


KCD까지 등재되면 보건복지부가 여기에 관여하게 되고,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부정적인 연구나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실제로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질병 분류시 국내 게임산업의 피해액은 2023년 2조 2064억원, 2024년 3조 9467억원, 2025년 5조 2004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의료계에서는 “찬반논의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며 게입업계에서 나올 반발을 막기 위한 연구에 돌입한 상태다. 대학보건협회, 한국정신사회재활협회, 중독 포럼 등은 지난달 과학적 연구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극단적이지만 일각에서는 게임산업을 사행산업과 동일시, 규제산업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무산되기는 했지만 넥슨 매각 소식을 보며 현재 업계 상황이 떠올라 조금 씁쓸하기는 했다”며 “정부가 관심이 많은 것은 알지만, 그동안 규제에 눌려 온데다 이제와서 진흥책이 얼마나 효과를 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한쪽에서는 진흥(문체부 등), 한쪽에서는 규제(복지부 등)한다고 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예전에도 게임업계는 거의 자생적으로 커 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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