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규 작가, 뉴욕 현대미술관 재개관 맞아 대형 설치 신작 발표

김금영 기자 2019.07.22 14:47:05

양혜규 작가가 10월 뉴욕 현대미술관 재개관을 맞아 대형 설치 신작을 발표한다.(사진=양혜규 스튜디오,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10월 21일 재개관을 앞둔 뉴욕 현대미술관(MoMA 이하 모마)이 도널드 B. 캐서린 C. 마론 아트리움에서 양혜규 작가의 ‘양혜규: 손잡이(Haegue Yang: Handles)’전을 통해 대형 신작을 선보인다.

뉴욕 현대미술관은 아트리움 공간을 위한 신작을 양혜규에게 의뢰했다. ‘양혜규: 손잡이’는 여섯 점의 소리 나는 조각과 함께 현혹적인 기하학을 바탕으로 한 대형 벽 디자인과 빛과 소리의 유희가 곁들어진 복합적 환경을 조성하는 전시로 구성될 계획이다. 사변적 차원과 정치적 차원이 동시에 공히 공명하는 몰입적인 설치작을 선보이는 본 전시는 스튜어트 코머(미디어·퍼포먼스 론티 에버스 수석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이뤄진다.

손잡이는 이동과 변화를 위한 물리적 촉매제이자 접촉점이다. 아트리움에 설치될 양혜규의 작업은 바로 이런 사람과 사물 간의 일상적 접점에 주목한다. 수십여 개의 붉은색 강철 손잡이가 삼면의 벽에 걸쳐 빛을 분산시키는 홀로그램과 검정 스티커로 콜라주 된 대형 벽화 위에 배치돼 자체적인 무늬를 이룬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벽화 위의 손잡이는 기능하지 않는데 반해, 조각물에 부착된 손잡이는 각기 독특한 형태를 띤 여섯 점의 구조물을 실질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퍼모머에 의해 조각물이 활성화되면 방울은 은은한 소리를 내고, 이렇게 조각의 인상적인 물성에 첨가된 촉각적, 청각적 요소들은 작품 및 공간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일종의 주술 의식을 연상시킨다. 작품의 움직임에 따른 공명을 암시하는 방울의 합창은 이주와 디아스포라 등의 혼성적 사회·정치적 모델을 시사하는 현상에 대한 작가 양혜규의 오랜 탐구를 반영한다.

‘손잡이’의 감각적인 특성은 공간에 퍼지는 잔잔한 새소리로 더더욱 고조된다. 이 녹음은 다름 아닌 긴장감이 감돌던, 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 중 일명 ‘도보다리 회담’이라 명명된 30분 남짓한 정치적 시간. 비무장지대(DMZ) 내 도보다리 끝에 앉은 두 정상의 사적 대화를 취재하고자 각국에서 온 기자들은 숨죽이고 녹음을 시도했지만, 그들이 포착한 것은 지저귀는 새소리와 희미한 카메라 셔터 소리뿐이었다.

큐레이터 스튜어트 코머는 “양혜규는 시대와 지역을 넘나드는 풍부한 문화적 참조를 조각적이고 감각적인 설치작업으로 통합해내는 능력으로 고유한 경력을 쌓아왔다”며 “그의 모마 커미션작은 몰입할 수밖에 없는 전방위적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다양한 문화적 역사를 ‘소리 나는 이동식 조각’이라는 새로운 형태-언어로 번안해 미술관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을 뿐 아니라 보다 열린 역사관을 창출한다”고 밝혔다.

한편 양혜규는 9월 3일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 ‘양혜규: 서기 2000년이 오면’을 연다. 지난 25여 년 동안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작업해 온 작가의 사동 30번지(2006), 아트선재센터(2010), 삼성미술관 리움(2015) 이후 국내에서 4년 만에 열리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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