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속 빠진 제약업계, 승자는 한미약품·대웅제약

상위 5개사 매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5% 떨어져

이동근 기자 2019.08.07 17:55:40

올해 상반기 제약업계가 매출은 다소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덩치는 커졌지만 갈수록 실속은 떨어지는 모습이다.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등은 영업이익이 줄었고,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은 호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R&D), 마케팅 등 비용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cnb저널에서 제약업계 분위기를 살펴보았다.

 

올해 상반기 제약사들은 외형만 커지고 실속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R&D와 마케팅 비용에 많이 투자된 탓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지난해 소위 ‘1조 클럽’에 가입한 제약사들 사옥. 왼쪽부터 유한양행, 한국콜마, 녹십자, 광동제약, 대웅제약, 한미약품. 매출 순, 출처 = 각사 및 CNB뉴스 DB

 

12월 결산 상장 제약사 중 연결 기준 매출 상위 25개사 중 7일 현재까지 잠정실적을 발표한 12개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을 조사한 결과 매출은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사(유한양행·GC녹십자·한미약품·대웅제약·종근당)의 매출 총액만 살피면 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 총액은 18.5% 줄었다.

유한양행은 69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GC녹십자는 6464억 원으로 1.7%. 한미약품은 5450 억원으로 11.9%, 대웅제약은 5016억 원으로 10.5%, 종근당은 5002억 원으로 9.8% 각각 증가했다. 셀트리온은 4567억 원으로 10.2% 줄었다.

특히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2자리 수 성장률을 보였으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보통 매출이 올라가는 제약업계 특성상 종근당은 소위 ‘매출 1조원 클럽’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실적을 올렸다.

 

 2019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영업이익 (단위 : 100만원, %, %p / 정리 : cnb저널)

 

중위권 제약사들의 경우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보령제약, 한독,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모두 증가했고, 경보제약만 소폭(0.25%) 줄었다. 특히 일동제약과 보령제약은 각각 8.6%, 8.8%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연매출 5000억원을 무난하게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보면 그리 전망이 밝지 않아 보인다. 상위권 제약사 6곳을 보면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각각 490억 원, 27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51.3% 증가했지만, 나머지는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나마 영업이익률이 오른 곳은 대웅제약(5.4%, 1.5%포인트 상승)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하락했다.

특히 유한양행은 영업이익이 133억 원으로 전년 동기(496억 원) 대비 무려 73.3% 하락했고, 영업이익률도 6.9%에서 1.9%로 크게 떨어졌다. 셀트리온도 영업이익이 1607억 원으로 전년 동기(2211억 원) 대비 27.3%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35.2%로 5.3%포인트 하락했다.

중위권 제약사들도 각각 15.8%, 59.9%, 54.2% 영업이익이 오른 일동제약과 보령제약, 한독을 제외하면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모두 감소했다. 절반은 호실적을 냈지만 나머지는 이익 면에서는 역성장을 한 셈이다.

 

 2019년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순이익 (단위 : 100만원, %, %p / 정리 : cnb저널)

 

영업익 하락은 R&D 탓? 증가한 제약사도 R&D 덕

각 사별로 보면 유한양행은 뉴오리진의 생활용품 관련 마케팅 비용이 2분기 40억 가까이 증가한 것과 1분기 94억원을 기록했던 기술료 수익이 2분기 19억원으로 감소한 것 등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의 경우 지난 1분기 수두백신 수출 물량 감소로 인해 일시적으로 매출 원가가 상승하고, R&D 비용이 7.8% 증가한 것이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미약품은 ‘아모잘탄’패밀리, ‘로수젯’, ‘에소메졸’, ‘구구탐스’ 등 개량·복합신약들과 ‘팔팔’, ‘구구’, ‘한미탐스’ 등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매출이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도 있지만, 지난 6월 사노피와 체결한 공동연구비 감액 수정계약에 따른 영향도 반영됐다.

대웅제약은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의 경우 미국 시장 진출 본격화로 매출이 급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48% 성장한 186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크레스토, 릭시아나, 포시가 등의 주요 도입품목과 우루사, 다이아벡스, 올메텍 등 기존 주력 제품 실적 향상도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종근당은 당뇨병 신약 ‘듀비에’와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로우’ 등의 안정적인 매출과 면역억제제 라인업의 처방 증대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중위 제약사 중 동아에스티는 2분기 매출액은 전문의약품, 해외수출, 의료기기·진단 전 부문의 고른 성장에도 불구, 지난해 1월 미국 뉴로보에 치매치료제 DA-9803을 양도하고 받은 1회성 기술양도금 등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1분기의 호조세에 힘입어 상반기는 전체적으로 소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과거 제약업계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영업’에 기대는 바가 많았다면, 이제는 ‘R&D’가 중요해졌다. 제약업체들의 실적이 안좋아 보인다면 그 때문일 것”이라며 “한미약품이 꾸준한 R&D로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고, 대웅제약이 나보타로 실적이 많이 올리는 것을 보면 R&D를 얼마나 잘하는 것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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