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 신경희 작가 작고 2주기 추모전

김금영 기자 2019.08.23 10:40:23

고(故) 신경희 작가. 사진 = 학고재

학고재는 8월 21일~9월 10일 학고재 본관에서 고(故) 신경희(1964-2017, 서울) 개인전 ‘메모리(Memory) – 땅따먹기’를 연다. 작가의 작고 2주기를 기리는 전시다. ‘요절 작가’의 잊힌 작품을 소환해, 한국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작가의 위상을 재조명하는 자리로 꾸몄다.

신경희는 30대 때인 1990년대의 한국 미술계에서 여성작가로서 괄목할 활동을 보였던 스타 작가였다. 재료 기법에 대한 집요한 탐구, 회화 판화 입체 설치를 아우르는 탈장르적 형식, 내밀한 자신의 기억을 보편의 내용으로 확장하는 서사성 등 자신의 세계를 밀고 나갔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1990년대 작업과 마지막으로 국내 개인전을 열었던 2003년 이후의 미발표 유작을 공개한다. 400여 점의 유작 중에서 대표작 40여 점을 선별했다.

 

고(故) 신경희 작가의 개인전 ‘메모리(Memory) – 땅따먹기’가 열리는 전시장. 사진 = 학고재

학고재 측은 “1990년대 ‘화해할 수 없는 난제들’ 시리즈를 발표한 신경희 작가는 유학시절의 이국 생활 체험을 자기 정체성에 연결시켰다. 그는 그림일기, 땅따먹기와 같은 작은 이야기에서 출발해, ‘지금, 여기’의 나와 타자의 문제로까지 내용을 확장했다”며 “특히 수제종이를 손바느질로 이어 짠 ‘퀼트(Quilt)’는 섬세한 감성과 동시대적 조형의 힘을 동시에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알려졌다. 이 전시를 통해 신경희 특유의 ‘기억의 건축학’이 동시대의 조형언어와 어떻게 만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시는 이밖에 2000년대 작가가 발표했던 ‘정원 도시(Garden City)’ 시리즈에도 주목한다. 학고재 측은 “이 시리즈는 대작 중심의 회화에 몰입해 자연의 이미지를 점과 선으로 환원시킨 점이 특징”이라며 “작가는 자연의 영원한 순환의 진리를 ‘정원 도시’라는 추상의 공간에 담았다. 작가의 마음은 자연에서 출발해 현대문명과의 상호교합으로까지 뻗어나간다. 자연과 그 자연을 일으켜 세우려는 인간, 이 양쪽의 정원과 도시 모두를 조화롭게 작품에 끌어안는다”고 밝혔다.

 

신경희, ‘정원 도시(Gardern City)’. 캔버스에 아크릴릭, 117 x 90.5cm. 2006. 사진 = 학고재

이어 “이번 전시는 2013년 40대의 안타까운 절필, 그리고 2017년 50대 초의 불행한 요절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사유의 흔적, 정신적 육체적 고뇌를 추적하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전시는 우정우 학고재 실장과 김복기 ‘아트인컬처’ 대표가 공동 기획했다. 김복기 대표는 신경희 작가의 대학 선배이자 오랜 지우다. 특히 작가가 세상을 떠난 이후 유족과 함께 작품 및 아카이브를 꾸준히 정리해 왔으며, 전작 도록 제작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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