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태생 KT에 ‘혁신’ 가져다 준 ‘1등 워크숍’

‘끝장토론’에 신속 결정 이어지는 구조 … 외부에서 주목해 대통령상 수상도

이동근 기자 2020.01.17 08:20:25

KT의 ‘1등 워크숍’이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KT그룹에서 인재를 육성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이 문화는 위계질서를 벗어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가도 좋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제도혁신 모델로 주목받는가 하면 대한민국 지식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는 등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공기업에서 사기업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혁신 플랫폼으로 구축된 이 기업문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평가받는지, KT 관계자의 협조를 통해 CNB저널에서 살펴보았다.

 

KT 직원들이 1등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공기업 태생으로 딱딱한 위계질서에 매몰될 수 있는 KT가 혁신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사진 = KT

 

끝장토론 + 현실적 실행 방안 + 빠른 결정 = 구성원 만족

1등 워크숍은 KT에서 공기업 태생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고객중심 경영이 정착할 수 있었던 데는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강조한 4대 핵심가치(1등 KT, Single KT, 고객최우선, 정도경영)와 함께 KT만의 고유한 기업문화로 꼽힌다.

2014년 9월 처음 시작해 4년 8개월 동안 시행 중인 이 문화는 소통과 협업, 그리고 임파워먼트(권한위임)를 통해 문제해결 및 목표달성, 신사업 아이디어 발굴 등에 필요한 실행방안을 도출하는 프로그램이다. 하나의 현안을 놓고 부서를 떠나 이해 관계자들이 모여 이른바 계급장을 떼고 ‘끝장토론’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하지만 무작정 토론만 하는 게 아니라 실현이 가능한 현실적인 실행방안(결론)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끌어낸 결론은 부서장급 임원이 실행 여부를 신속히 결정하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KT에 따르면 의사결정이 빨리 이뤄지는 만큼 참여자들의 만족도 또한 높은 편이다.

KT 관계자는 “KT 1등 워크숍은 4년 8개월 동안 6만 7000명 이상이 참여해 4200개 이상의 어젠다를 토론했다. 이같은 참여자 수는 KT그룹 전체 인원(약 6만 1000명)보다 많은 수”라며 “소통, 협업, 임파워먼트(조직원들에게 자신이 조직을 위해서 많은 주요한 일을 할 수 있는 권력, 힘, 능력 등을 갖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과정)를 통해 KT그룹은 물론 공공 분야와 중소∙벤처기업의 혁신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문제 해결’에서 ‘신사업 전략’까지 확장

 

1등 워크숍은 초기에는 현장의 문제해결과 성과창출을 위해 운영 됐으나 점차 신사업 발굴이나 전략 수립에까지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업계 최초로 5G 데이터 완전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신사업 분야에서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었던 근본에는 1등 워크숍 문화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이 KT 측의 설명이다. 사진 = KT


이 관계자에 따르면 1등 워크숍은 처음에는 현장의 문제해결과 성과창출 중심으로 운영됐다. 그러다 점차 신사업 아이디어 발굴이나 전략 수립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의제도 유·무선 네트워크는 물론 고객서비스 차별화, 신규 상품 및 서비스, 5대 플랫폼 사업 육성방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선정되고 있다. 5G 및 5대 플랫폼과 같은 미래 먹거리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실제 성과로는 지난해 4월, 5G 상용화에 앞서 업계 최초로 출시한 5G 데이터 완전무제한 요금제, 같은 달 3일, 이통사 최초 ‘5G 커버리지 맵’ 공개 등이 있다. 사기업에 비해 사업 진행 속도가 느린 공기업이 태생인 KT에서 ‘업계 치초’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동력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적용 범위는 KT 내부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안에 따라 KT뿐 아니라 스카이라이프, KT텔레캅, KTH와 같은 그룹사는 물론 중소 협력사, 대리점까지 참여하고 있다. KT는 물론 그룹사 또한 1등 워크숍을 일하는 방식으로 체질화하는 등 KT그룹을 변화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KT 관계자는 “신입사원이나 낮은 연차의 직원들은 조직에서 성취욕을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이 참여해 만든 실행방안이 의사결정권자(임원)에 의해 채택이 되고, 실제 성과를 내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다른 부서와 격의 없는 토론을 통해 부서 이기주의에 매몰되지 않고, 회사 전체의 이익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길러줌. 이 때문에 구호가 아닌 실재적으로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관·대학에서도 관심 … 대통령상뿐 아니라 글로벌 협회에서도 인정

외부에서의 평가도 좋다. 2017년 12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추진한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의 모델로 활용돼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공공기관, 교육기관 등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국가기록원, 해군사관학교 등과 대학에서 체험하기도 했다. 2018년 10월에는 제7회 대한민국 지식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인적자원개발 협회인 ATD(Association for Talent Development, 인재개발협회)가 주관하는 ‘2019 ATD 어워드’의 Excellence in Practice 부문에서 수상(시상식은 5월 덴버에서 열리는 ATD 2020 ICE 행사에서 진행될 예정)하기도 했다.

 

1등 워크숍은 이제 KT 내부뿐 아니라 그룹 전체, KT 그룹 협력사, 더 나아가 공공기관, 교육기관 등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도입하고 있다. 사진은 행정안전부에서 1등 워크숍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사진 = KT


ATD 심사위원들은 “1등 워크숍은 다양한 혁신활동을 바탕으로 고안된 훌륭한 변화관리 프로그램”이라며 ‘직원 간 소통과 협업을 바탕으로 다년간 사업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창출한 혁신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KT 그룹인력개발원장 최영민 전무는 “KT그룹의 일하는 방식으로 정착된 1등 워크숍이 이제 정부,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 외부로 확산되고 있다.”며 “국내 최초로 최고 권위의 상을 수상한 만큼, 앞으로도 1등 워크숍이 대한민국 전반에 수평적 토론문화를 확산시키는데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