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재 탈모 칼럼] 탈모 약 복용자가 헌혈 하면 안 되는 이유

문화경제 = 홍성재 의학박사 기자 2020.02.03 09:29:48

(문화경제 = 홍성재 의학박사) 헌혈이란 자신의 혈액을 무상으로 기부하는 것을 말한다. 헌혈을 통해 확보된 혈액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를 위해 제공되거나, 혈액을 이용한 의약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사고나 수술로 인한 과다 출혈, 백혈병, 혈우병 등의 혈액 관련 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헌혈은 생명 연장이란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수혈이 필요한 환자는 많아지고, 헌혈로 얻을 수 있는 피는 점점 부족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해결 방법은 단 하나, 헌혈자가 늘어나는 것뿐이다. 왜냐하면 현대 의학이 아무리 발전했다 할지라도 인공 혈액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사람의 혈액과 똑같은 인공 혈액을 만들 수 있다면 질병 치료는 물론 장수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헌혈과 수혈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가끔 오염된 혈액을 수혈하는 바람에 다른 질병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헌혈 하기 전에 헌혈 하는 사람의 병력과 복용 약물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간혹 ‘탈모 치료제를 복용 중인데 헌혈을 해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답은 두 가지다. 효모 제품이나 비오틴 같은 성분을 복용 중인 사람은 헌혈을 해도 되지만,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를 복용 중인 사람은 헌혈을 해서는 안 된다.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대표적인 제품은 프로페시아,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대표적인 제품은 아보다트를 들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6년 3월 일정 기간 헌혈을 금지하는 7가지 약 성분 및 금지 기간을 발표했다. 대상 약제들과 금지 기간은 아시트레틴(Acitretin) 복용 후 3년, 알리트레티노인(Alitretinoin), 이소트레티노인(Isotretinoin),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 탈리도미드(Thalidomide)는 복용 후 각 1개월, 두타스테리드(Dutasteide) 복용 후 6개월, 비스모데깁(Vismodegib) 복용 후 7개월이다.
 

복용 중단 1~6개월 후에 가능

헌혈 금지 약물 중에 탈모 치료제인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두 약품 모두 포함되었다. 그 이유는 약물 복용 중 또는 복용 후 일정 기간 내에 헌혈한 혈액이 가임기 여성에게 수혈이 된 경우, 이 여성이 임신하게 되면 남성 태아의 생식기 미숙을 불러올 수 있는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감기란 몸에서 약물의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피나스테리드 성분 약물의 반감기는 7시간 정도다. 그런데 약물 성분이 인체에서 완전히 없어지는 데는 4주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두타스테리드는 반감기가 30일이 넘는다. 인체에서 완전히 소멸되려면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헌혈은 피나스테리드는 복용 중단 1개월 이후에, 두타스테리드는 복용 중단 6개월 이후에 하는 게 좋다.

참고로 미녹시딜이나 트레티노인 같은 바르는 탈모 약 사용 중에 헌혈하는 것은 가능할까? 가능하다. 먹는 약과 달리 특정 부위에 국소적으로 도포되는 약물은 헌혈과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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