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한항공의 감동 경영을 기대해도 될까

이될순 기자 2020.02.13 13:34:44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에 확산되면서 각국 정부는 전세기를 띄워 자국민을 귀국시키기 시작했다. 한국은 총 3번의 전세기를 띄워 교민을 데려오게 됐다. 대한항공은 국적 항공사로서 그 역할을 맡았다. 대한항공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은 1차로 출발하는 우한 전세기에 동행한다고 발표했다.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조원태 회장을 향한 비판과 칭찬이 뒤섞였다. ‘자리 차지하는 민폐쟁이’라고 하거나 ‘우한에 가는 일이 쉬운 일만은 아닌데, 이건 칭찬받을만한 일’이라는 의견이었다.

흡사 전쟁에서 장군이 앞에 나서서 솔선수범을 보이는 게 좋은지, 뒤로 물러서서 부대를 지휘하는 게 좋은지를 두고 언쟁하는 모습 같아 보였다. 다행히도 조원태 회장이 앉은 좌석은 교민이 아닌 정부 파견단이 탑승한 자리였다. 교민의 자리를 차지하는 ‘민폐쟁이’는 아니었던 셈이다.

조원태 회장의 행보는 그동안 대한항공 일가가 보인 모습과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알려지면서 오너 일가는 하루가 멀다하고 경찰 포토라인에 섰었다. 성난 여론과 함께 항공사 이미지 실추는 물론 경영 악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조 회장 본인과 과거 좋지 않은 행보로 대중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00년에는 교통법규를 위반하려다 걸리자 교통경찰을 치고 도망가다 공무집행 방해혐의로 입건되기도 했고, 2005년에는 한 시민을 폭행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적지 않은 지탄 거리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원태 회장의 행보는 좋고 나쁨을 따지기 전에 적극적으로 대중 앞에 나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좋게 평가할만한 부분은 있다.

조 회장이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말처럼, 교민을 위해 전세기 운항을 승인했고 승무원들과 직원들을 위해 항공기에 탑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장이 항공기에 탔다는 것은 그만큼 안전을 담보한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안전과 절차 등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당시 우한으로 향하는 첫 비행기 편은 출발시간이 확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준비완료 상태로 언제 날지 모를 중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한항공 사주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대한항공은 과거를 넘어 미래를 보아야 할 때다. 반일 감정으로 인한 일본 항공편 축소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항공편 축소까지 매우 어려운 시기다. 조금만 잘못해도 큰 욕을 먹을 수 있는 민감한 시기이기도 하다.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감동이 기업의 화두가 되는 시대다. 당장은 어떤 행동을 해도 좋기만 한 평가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금씩이라도 진심으로 고객들 앞에 나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한항공은 그동안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조금씩이라도 벗을 수 있지 않을까. 조원태 회장의 보다나은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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