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주역인 밀레니얼·Z세대와 소통하라” 기업들 활발

KT&G, bhc, GS리테일 등 아이디어 채택, 봉사활동 등 전개

김금영 기자 2020.02.18 08:25:12

현재 KBS 2TV에서 방영 중인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엔 헬스장, 음식점, 패션회사 등 다양한 곳에서의 보스가 등장한다. 보스는 ‘갑’, 직원들은 ‘을’의 위치에 서서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방송 초반엔 갑인 보스의 말에 쩔쩔매는 직원들의 모습만 대부분 비춰졌지만, ‘보스의 자아성찰’이라는 프로그램의 콘셉트 아래 직원들의 말에 점점 귀를 기울이는 보스들의 변화도 감지된다.

요즘 시대가 그렇다. 위에서 아래로 일방적으로 지시가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인 소통이 중요시되고 있다. 특히 주요 소비자이자 직원으로 앞으로의 사회를 이끌어갈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19세 미만의 청소년)와 소통, 교류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아이디어 채택부터 함께 하는 봉사활동 전개 등 젊은 세대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KT&G·롯데칠성, 상상실현위원회·주니어보드 아이디어 채택

 

백복인 KT&G 사장(가운데)이 ‘상상실현위원회’ 위원들과 아이디어 공유회를 마치고 기념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 = KT&G

지난해 12월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 KT&G 백복인 사장이 진행한 주요 일정이 있었다. 바로 ‘상상실현위원회’와의 만남. 상상실현위원회는 2015년 백복인 사장이 취임하면서 젊은 세대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이를 경영 활동에 반영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 활동 중인 상상실현위원회 5기는 지난해 3월 출범됐다. 본사·영업·제조 등 각 분야에서 선발된 20~30대의 젊은 밀레니얼 세대 직원 10명으로 구성됐다.

상상실현위원회의 주요 활동은 주기적으로 사업 아이디어와 기업문화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누는 것.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의견을 모아 CEO에게 직접 제언하고 개선하는 하의상달(下意上達, 아래의 뜻이 위에 닿음)형 소통 방식으로 운영된다. KT&G 관계자는 “상상실현위원회는 워라밸 활성화를 위한 안건을 비롯해 기업문화 구축과 프로세스 혁신, 수익구조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상실현위원회의 아이디어로 진행된 ‘가화만사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된 리마인드 웨딩 행사. 사진 = KT&G

상상실현위원회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된 대표적인 사례로 생애주기별 가족 케어 프로그램 ‘가화만사(社)성’이 있다. 기존의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에 회사를 뜻하는 사(社) 글자를 넣어 ‘구성원이 행복해야 회사의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새로운 해석을 담았다. 2016년부터 ▲초대 ▲축하 ▲응원 3가지 큰 테마 아래 운영 중이다. 직원의 가족에게 회사시설 견학을 비롯해 휴양시설을 활용한 가족 간 교류 행사, 또 출산과 입학 시 선물 전달 및 직원의 부모를 위한 리마인드 웨딩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백복인 사장은 “사내 소통 활성화를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향후에도 모든 구성원이 한 방향을 바라보며 회사 발전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세대간·계층간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는 임직원의 사내 업무 지원을 위한 지능형 챗봇 서비스 ‘샬롯’을 지난해부터 도입해 운영 중이다. 임직원은 이 서비스를 통해 메신저로 친구와 대화하듯이 일상 언어를 사용해 사내의 다양한 제도 및 정책, 업무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친근감을 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입사한 엉뚱하고 발랄한 매력을 지닌 신입사원 캐릭터로 형상화한 점이 특징이다.

 

롯데그룹의 각 계열사 실무자급(대리·책임)의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주니어보드(청년이사회)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챗봇 ‘샬롯’ 카카오톡 화면. 사진 = 롯데칠성

샬롯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주니어보드(청년이사회)가 직원들의 업무 효율화를 위한 임직원용 사내 챗봇 구축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2017년 운영이 본격화된 주니어보드는 롯데그룹의 각 계열사 실무자급(대리·책임)의 젊은 직원들로 구성됐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주니어보드는 업무 현장과 기업문화 위원회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맡아, 위원회 회의에 직접 참여해 현장에서 느낀 경험이나 동료들의 목소리를 위원들에게 전하고 있다”며 “또 기업문화위원회에서 나온 실천 과제와 정책을 다시 현장에 전파해 계열사 전 직원들이 변화를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bhc치킨, 젊은 세대들과 사회적 가치 공감하는 ‘해바라기 봉사단’

 

bhc치킨 ‘4기 해바라기 봉사단’이 1월에 전개한 봉사 활동 이미지. 사진 = bhc치킨

젊은 세대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공감하며 유대감을 쌓는 프로그램도 있다. bhc치킨은 최근 ‘4기 해바라기 봉사단’ 발대식을 갖고, 서초구립 중앙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어르신들의 점심 준비로 바쁜 주방에 일손을 보탰다. 해바라기 봉사단은 bhc치킨의 사회공헌 활동인 BSR(bhc+CSR)의 일환으로, 2017년 시작됐다. 젊은 대학생들로 구성된 봉사활동 단체로, 해마다 10명의 단원을 뽑아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가고 있다.

4기 해바라기 봉사단으로 선발된 10명은 이번 통합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이달부터 2개 조로 나뉘어 직접 기획한 봉사활동 내용으로 본격 활동에 나선다. bhc치킨은 봉사단원들이 원활하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활동비 전액을 지원한다.

 

bhc치킨 ‘해바라기 봉사단’ 3기 최우수 단원 시상식에 참석한 임금옥(맨 앞줄 가운데) 대표. 사진 = bhc치킨

서초구립 중앙노인종합복지관을 찾은 봉사단원들은 식사 조리를 위한 보조 활동부터 어르신들에게 배식까지 기존 자원봉사자들과 힘을 보탰다. 앞서 3기 봉사단원들은 복지관을 비롯해 지역아동센터, 쪽방촌, 요양원, 서울 인근 농가 등 다양한 곳을 방문해 장애인과 사회·경제적 취약 계층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친 바 있다. bhc치킨은 3기 전원에게 수료증을 전달했고, 최우수 봉사단원을 선정해 소정의 장학금을 전달하며 젊은 세대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bhc치킨 임금옥 대표는 “봉사활동은 나눔과 상생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이해함과 동시에 우리 사회를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미래를 짊어질 젊은 청년들이 뜻깊고 의미 있는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해바라기 봉사단 활동을 지속적으로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GS리테일, 한국조리과학고 학생들의 제품개발 참여 독려

 

업무 협약식에 참석한 GS리테일 박진서 간편식품부문장(왼쪽)과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 박동규 교장. 사진 = GS리테일

GS리테일은 젊은 세대의 기발한 아이디어 모집에 나섰다. 지난달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와 업무 협약식을 진행한 것. 이번 업무협약은 GS리테일의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아우르는 유통업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조리과학고의 조리 역량과 Z세대 학생들의 취향 및 선호도를 반영해 차별화된 프레시 푸드(Fresh Food)를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업무 협얍식에서 한국조리과학고 측은 “10대 학생들이 직접 GS리테일의 삼각김밥, 도시락, 샌드위치와 같은 프레시 푸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제품 평가단으로 제품 개발까지 참여함으로써 향후 전문 조리인이 되기 위한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 제품 출시 전 10대 학생들의 입맛과 오감(五感)을 활용한 테스트를 진행함에 따라 Z세대의 기호에 맞는 맞춤 먹거리 개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한국조리과학고는 연중 진행하는 밥차 및 조리 봉사 활동 시 GS리테일의 프레시 푸드를 활용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이번 협업으로 10대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적극 반영해 미래세대 주역인 Z세대의 니즈(needs, 욕구)에 맞춘 트렌디한 고객 밀착형 제품 개발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GS25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예정. GS리테일 MD본부 박진서 간편식품부문장은 “식품에 대해 특화된 전문 역량을 갖춘 Z세대 학생들과 손잡고 인적교류를 확대하며 다양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조리과학고 학생들이 보다 폭넓은 경험과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협력하고, 우리나라 미래세대의 건강한 식(食)문화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다각도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주요 소비계층과 직장인으로 성장할 밀레니얼, Z세대의 마음을 일찌감치 사로잡고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건 미래에 살아남기 위한 현 기업들의 주요 관심사”라며 “이에 공모전이나 업무협약 등의 형태로 10대 학생들을 제품 개발에 참여시키고, 20~30대 젊은 세대의 아이디어를 기업 운영 방향에 적극 반영하는 등의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아직 이런 시도들이 일부 대기업에 한정돼 있긴 하지만, 앞으로 점점 다양한 형태로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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