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CSR기구 주목받은 일동제약 등 약업계 사회공헌 활발

직원 자발적 참여에 회사도 ‘매칭 그랜트’ … 별도 규정 두고 체계화

이동근 기자 2020.02.20 09:01:57

제약업계는 사기업에 가깝지만 공기업과 사기업의 사이에 위치한다. 사람의 건강과 관련된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처방의약품의 경우 준 세금에 해당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돈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제약사들은 높은 수준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편이며, 상당수의 제약사들은 본업인 의약품 제조 외에도 사회적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은 일반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데, 홍보에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다 보니 CSR 활동에 대한 홍보도 다소 느슨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제약업계에서 CS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이뤄진 관련 활동들이 주목 받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비공식적이지만 ‘CSR연구회’가 설립되리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일동제약은 이같은 분위기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곳 중 하나다. 특히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한 CSR 활동이 이 회사의 특징이다.

 

지난해 말 지역 주민을 위한 '사랑의 집수리'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일동제약 사내봉사회 '좋은 이웃들' 사진 = 일동제약


일동제약 ‘UN SDGBI 1위 그룹’ 선정, 국내 제약사 중 유일

일동제약이 주목받게 된 것은 지난 해 유엔(UN)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 UN지원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Business Index)협회가 발표하는 ‘2019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UN SDGBI) 1위 그룹’에 선정되면서 부터다.

 

지난해 1위 그룹에는 국내·외 각각 1000개 기업이 심사에 올랐고, 국내에서는 176개 기업이 SDGBI 그룹에 편입됐는데, 제약사 중에는 일동제약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SDGBI는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UN SDGs)를 기반으로 하는 경영분석지수로, SDGs에 부합하는 경영 활동을 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사회, 환경, 경제, 제도 등 4개 분야, 12개 항목, 48개 지표를 토대로 산정한다. 유엔 지속가능고위급정치회담(UN HLPF)에서 공식의견서로 채택한 ‘글로벌 지속가능 평가지수’이자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UN ESCAP)가 꼽은 SDGs 우수 사례로서, 지속가능 및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한 공신력 있는 척도로 활용되고 있다.

일동제약그룹 관계자는 “협약을 통해 기업활동 전반에 UN SDGs의 가치를 반영하는 한편, 협회와 협력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나가기로 했으며, 글로벌 제약기업으로서 국제사회의 발전 및 당면 과제 해결에도 적극 힘을 보태기로 했다”며 “최근에는 SDGs협회와 ‘미세먼지 관련 특별 캠페인 추진 협약’을 맺고 동참 기업들과 협력해 미세먼지 저감 및 관련 문제 극복을 위한 캠페인들을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이 지난해 서울 서초구 약사회와 함께 후원한 올바른 의약품 사용에 관한 인형극 '미운 오리 대소동' 공연. 일동제약 관계자는 "의약품 오남용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어린이들에게 의약품의 중요성과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알릴 수 있도록 이 공연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 일동제약


자발적 직원 급여 공제에 회사도 매칭그랜트 지원

일동제약의 대표적인 CSR 활동은 급여공제 모금이다. 이 활동은 희망 직원들을 대상으로 월 급여의 0.1∼0.5%를 공제, 적립하여 사회공헌을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지난 2004년부터 16년 째 이어오고 있다. 자발적 참여를 표방하고 있지만 임직원 90% 이상이 참여할 만큼 호응도가 높다.

이 활동에는 회사도 동참하고 있다. 임직원 급여공제 기금의 집행 금액만큼 회사도 함께 지원금을 내놓는 매칭그랜트 방식이 운영되고 있다. 즉 임직원들이 100만 원을 기부하면 회사도 100만 원을 추가로 집행한다.

일동제약은 해당 기금을 복지시설, 소외계층, 불우이웃, 자지체 등에 기부 및 지원 형식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자연 재해, 해외 봉사 등 특정 사안에 따라서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동제약 창업자인 고(故) 윤용구 회장이 1963년에 소 한 마리를 기부하며 인연을 맺었던 아동양육복지시설 성심원에 아이들의 복지를 위해 12인승 승합차량을 기증하기도 했다.

지역사회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다. 일동제약은 서울 서초구 약사회 및 보건소와 함께 2018년부터 서초구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의약품 사용을 위한 인형극을 주최하고 있으며, 정부 선도 사업 지원을 통해 기업 인근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양재종합복지관, 우면종합복지관, 새빛맹인재활원, 상록보육원, 경동보육원 등 비영리 기관들과도 다양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일동제약 안성공장 등에서는 자체 봉사단을 운영 중이다. 봉사단은 안성 지역 관내의 복지시설, 불우이웃 등을 찾아가 사랑의 집 고치기 활동, 김장 담그기 행사, 일일 도우미 활동 등을 하고 있다.

 

일동제약 ‘아로나민 봉사단’이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 = 일동제약


그룹 내 사회공헌활동 규정도 따로 운용

회사가 주도하는 CSR 활동 외에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구성한 봉사단이 진행하는 활동도 있다. 지난 2005년 ‘금전적 지원을 넘어 마음과 실천을 통한 봉사활동’을 표방한 ‘일동 나누미 자원봉사단’이 활동 중이며, 대표 브랜드인 아로나민의 이름을 딴 ‘아로나민 봉사단’은 OTC(일반의약품) 부문 임직원 약 200명이 참여, 매년 정기적으로 전국 휴양지 등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봉사단은 새빛맹인선교원 시각장애인 보행도우미, 아프리카 의료봉사활동, 신생보육원, 그룹홈 사랑나눔 등 정기적으로 장애인 보호시설, 아동 양육시설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과 쌀, 소모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기 위해 그룹 내 사회공헌활동 운영규정을 만들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사회공헌활동 중장기 전략을 수립, 기업 경영활동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사회적 책임 및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기업의 노력과 이행에 관한 정보를 이해관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UN SDGBI,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평가(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등 국내외 투명성과 전문성을 토대로 하는 외부전문기관들의 평가 지수를 바탕으로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점검하고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일동제약 외에도 CSR 활동에 적극적인 제약사는 많다. 다만 제약업계가 보수적이어서인지 보도자료 배포 외에 적극적으로 알리지는 않는 편”이라며 “최근 제약업체들의 사회적 활동이 더 활발해지는 분위기인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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