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특급호텔들, 일회용품 퇴출바람 … 한국은 아직?

이될순 기자 2020.02.25 08:14:51

세계적인 대형 호텔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빨대, 일회용품, 미니 플라스틱 용기 줄이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지양하고 있고, 소용량 플라스틱 용기 대신 친환경 대용량 용기를 비치하기 시작했다. 반면 국내 특급호텔은 아직도 일회용 제품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신라호텔(왼쪽)과 잠실 롯데호텔 모습. (사진=호텔신라, 호텔롯데)


빨대부터 샴푸까지 일회용품 줄이기 전쟁

글로벌 호텔업계의 플라스틱 줄이기는 꾸준히 진행돼왔다. 플라스틱 빨대 퇴출 운동이 그 예다. 세인트 판크라스 르네상스 런던 호텔은 지난해 2월 플라스틱 빨대 퇴출을 결정한 영국 호텔 중 하나다. 빨대 소비량을 절반까지 줄여 고객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얏트 호텔은 플라스틱 빨대와 커피 스틱을 사용하지 않는다. 빨대는 고객이 원할 경우에만 제공하며 가능한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하고 있다. 힐튼호텔도 전 세계 650곳의 호텔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앴다.

호텔 체인인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룹은 자사 호텔에서만 작은 용량의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매년 2억 개 이상 사용하는 어메니티(amenity·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물품)를 2021년까지 친환경 대용량 용기로 바꾸어 객실마다 비치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메리어트 인터네셜도 객실 내 일회용 욕실용품 사용 중단 정책을 시작했다. 올해 안에 전세계 131개국 7000여 개의 호텔에 객실에 펌핑 가능한 대용량 어메니티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어메니티로 제공되는 작은 사이즈의 플라스틱 용기는 ‘썩지않는 쓰레기’라는 별명으로 불려져 왔다. 따로 재활용 규정이 없어 재활용되지 않고 호텔 휴지통에 버려져 매립지에 묻히기 때문이다. 분해까지는 수십에서 수백 년이 걸린다. 세계경제포럼(WEF)는 매년 최소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진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면 대용량 용기는 분리수거가 용이해 재활용이 가능하다.

국내 호텔은 2022년부터 점차적으로 줄일 추세

하지만 국내 호텔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신라호텔서울은 헤어워시와 컨디셔너, 바디워시, 바디로션을 소용량으로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제공한다. 목욕용품의 경우 스탠더드 객실에는 50㎖, 스위트 룸에는 100㎖, 로열 스위트 룸 이상에는 300㎖를 제공한다. 이밖에 일회용 면도기, 샴푸, 린스, 칫솔 등이 제공된다.

롯데호텔서울도 전 객실에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바디로션을 소용량 플라스틱 제품으로 비치해 두고 있다. 제공되는 일회용품은 여성용 면도기, 브러시, 세안용 폼 클렌징 등이다.

국내 호텔은 점차적으로 일회용품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환경부에서 지난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중장기 단계별 계획을 수립함에 따른 것이다. 2022년부터 50실 이상의 숙박업소 일회용 샴푸·린스·칫솔·면도기 등 위생용품을 규제한다. 2024년부터는 모든 숙박업에서 일회용 어메니티를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게 된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경부가 고시한 기간까지 일회용품 줄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대용량 제품으로 어메니티를 바꾸면 다른 사람이 사용했던 것을 재사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고객의 불만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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