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재 탈모 칼럼] 이런 여성 탈모에는 호르몬 검사부터

홍성재 의학박사 기자 2020.04.29 09:24:31

(문화경제 = 홍성재 의학박사) 여성은 스트레스나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임신과 출산, 폐경기 등으로 인한 체내 호르몬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여성 탈모의 진단을 위해서는 간혹 호르몬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호르몬 검사는 여성호르몬, 남성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등을 검사한다.

첫째, 여성호르몬(LH, 에스트라디올)과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여성호르몬은 모발의 성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갱년기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비율이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비율이 높아진다. 테스토스테론 비율 증가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증가로 이어져 안드로겐형 탈모 발생 확률을 높인다.

안드로겐형 탈모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 환원효소의 영향을 받아 전환된 DHT 호르몬 때문에 발생한다. 여성 안드로겐형 탈모의 특징은 정수리에서 시작하여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탈모 범위가 확산되지만 이마 헤어라인은 비교적 잘 유지된다. 이는 옆머리와 뒷머리는 잘 빠지지 않고 이마와 정수리에서 탈모가 시작되어 나중에는 두 탈모 부위가 만나 대머리 형태가 되는 남성 안드로겐형 탈모와는 탈모 유형이 다르다.

최근 갱년기가 아닌 젊은 여성에서 안드로겐형 탈모 발생 비율이 증가하는데 이는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란 비정상적으로 높은 혈중 황체자극호르몬(LH)과 정상 범위의 난포자극호르몬(FSH)이 분비되어 무배란성 월경이상과 양측 난소에 여러 개의 물혹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이로 인해 불임 및 에스트로겐의 지속적인 자극에 의한 자궁내막암과 유방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테스토스테론의 증가로 탈모와 다모증, 여드름, 지루성 피부염 등이 나타난다. 그밖에 고인슐린혈증과 인슐린 저항 현상이 생겨 비만 및 혈당이 높아져 당뇨가 발생할 수 있다.

여성의 테스토스테론은 난소와 부신에서 분비된다. 그런데 만약 난소에 낭종이 생기게 되면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여 안드로겐형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둘째, 갑상선호르몬

갑상선의 기능이 저하되면 모발이 가늘어지고 건조해져 잘 끊어지면서 숱이 적어진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모낭세포 분열을 억제하여 성장기 모발을 퇴행기로 이행시킨다. 또한 휴지기 모발이 성장기로 들어가는 것을 지연시켜 탈모를 일으킨다.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의 30%에서 탈모가 발생한다.

반대로 갑상선의 기능이 항진되면 모발의 성장이 양호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탈모가 발생한다. 주로 모발이 끊어지기보다는 가늘어진 뒤 탈모가 되는 형태를 보인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경우 50% 이상에서 탈모가 나타난다.

참고로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들에 의해 진행되는 휴지기 탈모(비안드로겐형 탈모) 역시 많은 여성에게서 볼 수 있다. 휴지기 탈모는 특정 부위가 아닌 두피 전체적으로 모발이 빠지는데 굵은 모발들이 동시에 급격히 탈락하기도 한다.

보통 휴지기 탈모의 경우 혈액 검사가 필요 없지만 평소 빈혈 증상이 있는 경우라면 철분 검사가 필요하다. 철분이 부족하면 적혈구가 만들어지지 않아 탈모 발생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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