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첫 '언택트' 기자간담회, 새 표준 될까

AI 스피커 ‘누구’가 행사 진행 … ‘AI돌봄’ 성과를 차분하게 알려

윤지원 기자 2020.05.20 15:52:00

SK텔레콤이 독거 어르신 대상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1년의 성과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한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했다. 화면 왼쪽부터 김범수 바른ICT연구소장,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 원종록 SK텔레콤 전략PR팀장. (사진 = SK텔레콤)

SK텔레콤이 독거 어르신 대상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1년의 성과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한 언택트 방식으로 20일 오전 진행했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새롭게 시도했다.

온라인 기자간담회는 예정된 10시 30분에 정확히 시작했다. 하지만, 기자들과 미리 공유할 URL 주소를 생성할 필요가 있어 실시간 스트리밍 자체는 이보다 30분 이상 일찍 시작됐다.

SK텔레콤은 방송 30분 전인 10시에 이메일을 통해 기자들에게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URL 주소를 전달했다.

기자도 해당 이메일의 링크를 통해 방송에 접속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문화경제 사무실 2층 내 자리에 앉아, 서울 중구 을지로에 본사가 있는 SK텔레콤의 기자간담회 현장에 참석한 것이다.
 

온라인 기자간담회 시작과 함께 상영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관련 영상. (사진 = 유튜브 화면 캡처)


이날 간담회는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한 어르신의 일상을 통해 서비스를 소개하는 영상물 상영으로 시작했다. 이어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과 김범수 바른ICT 연구소장이 각각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1년의 성과와 이용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차례대로 발표한 뒤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기자들이 던진 질문 중 일부에 대해 대답하는 질의응답 시간으로 이어졌다.

유튜브나 아프리카 등 인터넷 미디어의 실시간 방송이 일반 TV 방송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채팅창에서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고, 그리고 이를 통해 방송 진행자들 및 다른 시청자들과의 실시간 소통이 벌어지며, 그 내용이 방송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MBC에서 과거 인기리에 방송됐던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도 채팅창과의 소통의 중요성은 거의 매회 언급됐다시피 했다. 하지만 반대로 채팅장 때문에 발언자가 너무 많아 산만하고, 하나의 주제에 집중되지 않으며 주객이 전도될 가능성도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는 일반적인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과 마찬가지로 채팅창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대략 150명에서 최대 200명 정도가 실시간으로 시청했는데, 이 기자들과 실시간 질의응답을 진행하려면 채팅창은 필수다. 채팅 기능이 없다면 따로 여러 대의 전화와 전화 받을 사람들을 준비시켜야 했을 텐데, 다른 때라면 몰라도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안 될 말이다.
 

SK텔레콤의 첫 온라인 기자간담회. 오른쪽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기자들이 질문하고, 화면에 나온 발표자들이 대답하는 방식으로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특히, 방송화면 아래 영상 제목을 통해 기자들에게 당부 말씀을 전하는 것이 눈에 띈다. (사진 = 유튜브 웹페이지 화면 캡처)


실시간 방송에 채팅창은 차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채팅창이 활용된 방식은 다른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과는 달랐다. 우선, 발표자들이 발표하는 동안 채팅창은 인사말도 거의 없이 고요했다. 그리고 질의응답이 시작된 후에는 10여 명의 기자들이 질문을 채팅창에 올렸다. 질의응답을 진행한 원종록 SK텔레콤 전략PR팀장이 이 중 일부 질문을 발췌해 질문하면, 이 그룹장과 김 소장이 각각 대답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질문 외에 쓸데없는 이야기를 채팅으로 주고받는 시청자(기자)는 없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채팅에 시선 및 신경을 빼앗길 일 없이 방송에 집중했고, 질의응답 역시 산만하지 않게 깔끔하게 끝났다.

이는 SK텔레콤 측의 아이디어 덕분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URL과 이날 발표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이메일을 통해 전하면서 생방송에 참여하는 기자들에게 질문 방법 등을 공지하지 않았다. 기자가 긴 보도자료 속에서 관련 공지를 찾아 숙지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고, URL이 보이자마자 링크를 누르고 접속했을 성미 급한 기자도 태반이었을 테니, 적어도 별 효과는 없었을 것이다.

대신, SKT는 영상의 제목란을 활용해서 이와 관련한 공지사항을 전달했다. 유튜브 방송에서는 영상 아래 영상 제목과 채널 제목이 나란히 노출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SKT는 해당 기자간담회 생방송을 기존에 유튜브에 보유한 채널에서 하지 않고, 이번 기자간담회만을 위한 새로운 채널을 개설했다. 그리고 이 채널의 제목을 ‘SKT AI 돌봄 서비스 온라인 기자간담회’로 달았다.

그리고 영상의 제목을 “질문은 발표 종료 후 Q&A 시간에 부탁드립니다. 질문 시에는 ▲소속/성함을 밝혀 주시고 ▲질문 내용(1인당 최대 2개)을 정리해 한번에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2020년 1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신년 기자간담회 풍경. (사진 = 연합뉴스)
김범수 바른ICT연구소장(왼쪽)과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이 스튜디오에서 기자들의 실시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온, 오프라인 기자간담회, 분위기도 달라

오프라인 기자간담회와는 어떤 점이 달랐을까?

우선 그동안 수많은 오프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흔히 보던 풍경은 널찍한 행사장, 화려한 조명이 감싼 무대와 연단, 마이크와 스피커, 테이블마다 둘러앉은 기자들과 노트북들, 서로가 서로의 시야를 가리고, 얽히며 아비규환을 만들어 내는 사진기자들 등등이다.

그런데 이날 SK텔레콤의 온라인 기자간담회에는 마스크를 쓴 세 남자가 스튜디오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 다였다. 이러한 풍경은 어떤 기자간담회에서도 본 적 없지만, TV 토크쇼나 뉴스 등을 통해 많이 본 구도이기 때문에 크게 낯설지는 않았다.

풍경이 다른 만큼 분위기도 달랐는데, 기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행사장/오프라인 기자간담회보다 스튜디오/온라인 기자간담회 쪽이 덜 산만하고, 덜 경직된 분위기였다.

촬영 현장에는 여러 스탭들이 있었을테지만, 시청하는 기자 눈에는 발표자 세 사람만 보였다. 잡음 없는 단촐한 무대 구성과 적절한 클로즈업 때문에 발표 내용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소개했다. (사진 = 유튜브 화면 캡처)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중 두세 차례 화면 멈춤 에러가 발생했다. (사진 = 웹페이지 화면 캡처)


또한, ‘돌봄’ 서비스에 담긴 가족적이고 인간적인 특성을 기자간담회 연출에 반영한 듯 밝은 스튜디오와 조명, 진행자의 다소 캐주얼하고 자연스러운 말투 등이 거리감을 완화하는 것 같았다.

특히 원종록 팀장은 질의응답을 시작하면서, 대부분 기자였을 ‘시청자’들을 향해 양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질문한 기자들에게 일일이 안부와 감사 인사를 건넸다.

또, 세 사람을 모두 보여주는 풀샷 앵글에서는 원 팀장 앞에 놓인 노트북 커버가 노출됐는데, 여기에 코로나19 방역 및 치료를 위해 애쓰는 의료진들을 향한 “#덕분에”의 메시지와 수어 사진이 붙어 있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이용한 서비스에 관한 기자간담회여서였는지 도입부의 영상물 상영이 끝난 후 본 발표를 시작하기 전, 따로 섭외된 전문 진행자 대신 ‘누구’가 오늘 행사에 관해 소개한 것도 흥미롭고 인상적이었다.

코로나19 같은 전염병 확산 우려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이 아니어도, 5G 통신이 보편화되면 기자간담회 역시 온라인 실시간 스트리밍을 활용한 언택트 방식이 ‘뉴 노멀’이 될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의 첫 온라인 기자간담회는 이처럼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특별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이고 무난한 분위기에서 깔끔하게 끝났다.

다만 두세 차례 화면이 잠깐 멈추는 기술적인 에러가 있었다. 말소리는 문제없이 이어졌기 때문에 정보의 손실이 없었고, 따라서 사소한 에러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름 아닌 5G 통신기술을 선도하는 국내 최대 ICT 기업이 준비한 공식 행사였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문화경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