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병원, 코로나19 환자 폐이식 성공

이동근 기자 2020.07.05 10:52:23

한림대학교성심병원에서 코로나19 폐이식 환자의 호흡근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한림대학교의료원

 

한림대학교성심병원은 지난 6월 21일 코로나19 중증환자의 폐이식을 국내최초로 성공시켰다고 밝혔다. 세계에서는 9번째다.

50대 여성인 환자는 지난 2월 29일 한림대학교성심병원으로 코로나19 중증환자로 긴급 후송돼 응급중환자실 음압격리실로 입원했다. 산소마스크를 착용했음에도 산소농도가 88% 이하로 떨어지는 불안정한 상태였다.

초기 치료로 항말라리아약인 클로로퀸(chloroquine)과 에이즈 환자에서 사용하는 칼레트라(Kaletra)를 사용했고, 항염증작용을 위해 스테로이드도 사용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비교적 젊고 건강한 환자였지만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ECMO: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 환자의 혈액을 체외로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체내로 흘려보내는 장치)를 시행해 환자의 폐 기능을 대신해야 했다.

바이러스가 사라진 뒤에도 폐 상태는 나빠졌다. 흉부CT 검사 결과 양측 폐에 광범위한 침윤소견과 폐섬유화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폐 기능이 너무 심하게 손상돼 에크모를 떼는 순간 환자는 사망 위험이 높았다. 의료진은 폐이식을 결정했다.

환자는 입원 다음 날인 3월 1일부터 이식하기 전날인 6월 20일까지 무려 112일 동안 에크모 치료를 시행했다. 코로나19환자 중 에크모 장착 세계 최장기간 기록이다. 폐이식은 6월 20일 오후 3시부터 21일 새벽 2시까지 했으며, 실제 수술시간은 8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에크모센터장 흉부외과 김형수 교수는 “코로나19 환자 중 국내에서 최고의 중증치료 사례였으며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폐를 떼어낼 때 건강한 폐와 다르게 크기도 작게 수축 되었고 마치 돌덩이처럼 폐가 딱딱한 느낌이었다”며 “건강하고 젊은 코로나19 감염증 환자도 폐섬유화 진행 속도가 빨라 폐이식까지 갈 수 있으니 젊다고 방심하지 말고 감염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의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에 따르면 환자는 현재 산소를 들이마시면서 자발호흡을 하고 있으며 앉아서 스스로 식사를 하고, 호흡근운동과 사이클을 통한 침상 재활운동을 시행해 하지 근력을 키워 걸을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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