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R&D] 코로나19에도 식지 않는 연구개발 열기

이동근 기자 2020.07.05 16:24:21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인 산업계가 침체 일로를 겪고 있음에도 제약업계의 R&D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업계 특성상 꾸준히 R&D를 진행하지 않으면 발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R&D 중에는 코로나19와 관련된 내용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보령제약은 스페인 파마마社(사)와 독점판매 계약한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아플리딘(플리티뎁신)이 코로나19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능 시험에서 '렘데시비르'보다 뛰어난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최근 밝혔다. 보령제약의 의뢰로 진행된 연구에서 아플리딘은 원숭이 신장 세포(Vero cell) 실험에서 ‘렘데시비르’ 대비 2400~2800배의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으며, 사람 폐세포(Calu-3 cell)에서는 ‘렘데시비르’ 대비 80배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 또한, 바이러스를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령제약은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펀드 Hayan I, L.P.(하얀1 엘.피)에 24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달 말 공시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보령의 미국 현지법인 하얀헬스네트웍스에서 설립∙운영하는 CVC(Corporate Venture Capital)펀드다. 보령제약은 펀드 참여를 통해 글로벌 진출 및 기업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파이프라인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Wnt 표적항암제 ‘CWP291’가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뿐만 아니라 중증 폐질환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폐섬유화증 치료용 조성물’로 특허 출원했다고 지난달 말 밝혔다. CWP291은 암세포의 성장과 암 줄기세포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Wnt/β-catenin 기전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다. JW중외제약은 CWP291을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뿐만 아니라 약물동태(체내 약물농도 변화)와 안전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코로나19 치료용도로 지난 11일 특허를 출원하고 본격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JW홀딩스의 JW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있는 ‘WRS(트립토판-tRNA 합성효소)를 활용한 패혈증 조기 진단키트 원천기술이 일본 특허를 취득했다고 1일 밝혔다. WRS는 2016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발표된 논문에서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는 주요 염증물질인 TNF-alpha, IL-6 등 보다 가장 앞서 신속히 혈류로 분비된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이오마커다. 기존 패혈증 진단 마커는 세균에 의한 감염만 진단이 가능했으나, WRS는 바이러스와 진균(곰팡이)에 의해서도 활성화되기 때문에 사측은 코로나 19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증에도 진단적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단장증후군 치료 바이오신약으로 독자 개발중인 LAPSGLP-2 Analog(코드명 HM15912)은 지난달 말 미국 FDA로부터 희귀 소아 질병 의약품으로 추가 지정됐다. 한미약품은 LAPSGLP-2 Analog의 개선된 체내 지속성 및 우수한 융모세포 성장 촉진 효과를 바탕으로 월 1회 투여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 약물은 현재 단장증후군 적응증으로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미국 및 유럽 임상 2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2019년 FDA와 유럽 EMA로부터 단장증후군 치료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대원제약은 소염진통제 신약 ‘펠루비서방정’애 ‘외상 후 동통’ 적응증을 추가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근육 긴장이나 염좌(발목 등 관절을 삐는 증상), 기타 연조직 장애 등에도 처방이 가능해졌다. 특히 그동안 염증과 통증을 동반한 만성 질환자에게 주로 처방 되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계열에서는 임상을 통해 급성 진통 효과를 입증한 제품이 없었다. 펠루비는 대원제약이 지난 2007년 선보인 국산 제12호 신약이다.

대원제약은 지난달 말 인제대학교 링크플러스(LINC+) 사업단과 ‘고효율 약물 전달 기술 개발’ 공동 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의약품과 디바이스(device)를 결합한 융복합 제품 개발로, 콘텍트렌즈 적용 신개념 안구건조증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2020년 바이오 산업 핵심 기술 개발 사업’ 분야의 국책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GC녹십자 계열사들의 R&D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GC녹십자웰빙은 NK세포배양액에서 유래된 ‘엑소좀(Exosome)’의 피부세포 증식 효과와 관련한 화장료 조성물 특허 ‘NK세포배양액 유래 엑소좀을 함유하는 피부질환 개선, 예방, 치료용 화장료 조성물 및 약학 조성물’을 출원했다고 2일 밝혔다. 사 측은 NK세포배양액 유래 엑소좀은 최근 대기 중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영향은 물론 아토피와 같은 피부면역관련 질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C녹십자웰빙은 지난달 말 경증 무릎골관절염(K/L grade 1-2)으로 진단된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12주에 걸쳐 진행한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GCWB106(구절초추출물)’의 무릎골관절염 증상과 통증 개선효과를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연구팀이 함께 참여해 통증평가척도 점수(VAS, 0~100점)가 평균 43점에서 30점으로 개선됐으며, 무릎골관절염 증상지수도 개선됐다고 밝혔다. ‘GCWB106’는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기능성원료로 신청된 바 있는 물질이다.

GC녹십자랩셀은 일본 특허청으로부터 세포의 동결보존용 배지 조성물과 용도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고 1일 공시했다. 이번 특허는 자사의 NK(자연살해, Natural Killer) 세포 치료제의 해동 전후 과정에서 세포 동일성과 생존율을 확보해 장기간 안정적인 동결보존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회사 측은 동결보존과 함께 대량생산 기술까지 국내외 특허를 잇달아 보유하게 됨으로써 환자가 투여를 원하는 시점에 NK세포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휴온스는 자체 개발한 안구건조증치료제 ‘나노복합점안제(HU-007)’의 국내 임상 3상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나노복합점안제(HU-007)’는 사이클로스포린, 히알루론산 등 단일 제제의 치료제만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 영역에서 항염 효과를 내는 사이클로스포린과 눈물막 보호 효과를 내는 트레할로스를 복합해 안구건조 증상을 신속히 개선하도록 설계된 개량신약이다. 휴온스는 지난해 5월부터 분당서울대병원 등 국내 대형병원 6곳에서 216명의 안구건조증 환자를 대상으로 눈물막 보호 효과 및 항염 효과를 통한 복합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 내약성을 확인했다.

휴온스글로벌은 보툴리눔 톡신 ‘리즈톡스(수출명 휴톡스주)’의 ‘외안각 주름(눈가주름) 개선’에 대한 국내 임상 1상과 3상을 성공적으로 종료하고, 식약처에 품목변경 허가를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2018년 8월 식약처로부터 리즈톡스의 ‘중등도 또는 중증의 외안각 주름 개선’에 대한 임상 1상과 3상 IND를 승인 받아 중앙대학교병원과 건국대학교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한 바 있다. 리즈톡스는 오는 2022년 식약처 허가를 목표로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치료’에 대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양성교근비대증(사각턱) 개선’에 대한 임상 2상도 진행 중이다. 중국에서는 ‘미간주름 개선’ 임상 3상 IND 승인을 받고 임상 준비 중에 있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코어톡스’의 임상 3상시험 결과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 재활의학분야 대표학술지인 ‘미국 재활의학회지(APMR)’ 최신호에 게재됐다고 지난달 말 밝혔다. 이번에 게재된 연구는 전인호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책임연구자로 참여한 임상 3상 결과다. 국내 7개 기관에서 뇌졸중 후 상지 근육경직 환자 220명을 대상으로 ‘코어톡스’와 ‘보톡스(엘러간)’를 두 그룹으로 나눠 투여한 후 12주간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임상 결과, 투여 후 4주 시점에서 손목굴근의 국소 근육 경직 정도(MAS)는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 감소,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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