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굿즈’ 전쟁 한창 … 속내는?

하이트진로·오비맥주, 캐릭터 상품 잇달아 출시

옥송이 기자 2020.07.27 16:19:54

67세와 41세. 지난해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소환한 ‘형님’들의 나이다. 환갑을 훌쩍 지난 ‘두꺼비’와 불혹을 갓 넘긴 ‘랄라베어’가 등장한 데는 각각 진로, 오비라거 재출시라는 배경이 있었다.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존의 캐릭터를 활용했던 것. 최근엔 해당 마스코트의 활약 범위가 더욱 넓어졌다. 다양한 ‘굿즈’가 속속 출시되면서다. 주류업계가 ‘굿즈 전쟁’에 나선 이유가 뭘까.

‘실용성 만점’ 두꺼비, 랄라베어는 ‘멋스럽게’

“정말 어렵게 모셔왔어요. 1차 오픈이 순식간에 마감되는 걸 보고, 벼르고 있다가 두 번째에 성공했어요”

물건이지만 ‘모셔왔다’는 말이 과하지 않다. 직장인 A씨는 나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원하는 상품을 손에 넣었다. 그가 힘겹게 획득한 제품은 명품도, 전자기기도 아닌 하이트진로의 ‘유리컵과 병따개’ 세트. 이게 뭐라고 유난인가 싶지만, 젊은 층 사이에서 인정받는 ‘소장용 아이템’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3일 다양한 굿즈(goods. 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를 선보였다. 진로의 마스코트 두꺼비를 활용한 피규어, 슬리퍼부터 맥주 브랜드 테라를 새긴 유리잔과 오프너, 러기지텍 스티커, 스포츠타월 등 실용성 높은 굿즈를 5일간 순차 공개했다.
 

하이트진로는 다양한 굿즈 상품을 선보였다. 사진 = 하이트진로 


오픈마켓 11번가를 통해 한정 판매된 해당 제품들은 큰 인기를 얻었다. 첫 판매 상품 ‘두 방울 잔’의 경우, 높은 화제성으로 판매 시작 90초 만에 물량 2000개가 완판됐다.

오비맥주는 패션 브랜드 게스(GUESS)와 함께한 굿즈를 선보였다. 지난 13일 공개한 ‘오비라거 X 게스 컬래버레이션’은 오비라거의 시그니처 캐릭터 랄라베어와 게스의 삼각로고를 조합한 티셔츠와 모자로 구성됐다.

티셔츠는 게스의 로고를 들고 있는 랄라베어, 게스 모자를 착용한 랄라베어 등 다채로운 디자인이 특징이다. 색상은 기본 색상인 흰색과 검은색을 비롯해 파란색, 녹색, 회색 등 총 7가지다. 모자에는 랄라베어의 얼굴과 게스 로고를 조합한 이미지가 적용됐다.

오비맥주 브랜드 담당자는 “젊은 소비자층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뉴트로의 상징인 ‘랄라베어’를 활용한 이번 컬래버레이션을 기획하게 됐다”며 “오비라거는 앞으로도 패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단순한 맥주 브랜드 그 이상의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굿즈와 제품이 진열된 모습. 사진 = 하이트진로 


이외에도 오비맥주는 휴가철에 사용할 수 있는 유리잔, 아이스버킷, 접이식 미니천막으로 구성된 ‘오비라거 썸머굿즈’를 선보였다.

굿즈 활성화 배경, 코로나로 급성장한 ‘가정용 주류 시장’

주류업체들이 캐릭터 굿즈를 활성화하는 배경에는 급성장한 ‘가정용 주류시장’이 있다. 코로나19로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홈술족이 늘어났다.

하나금융연구소의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행태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주점의 매출은 1년 전보다 30% 감소했지만 주류전문 판매점의 매출은 20% 증가했다. 보고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출이 줄고 재택 생활이 늘면서 집에서 식사하고 술을 마시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비맥주는 패션브랜드 게스와 협업한 굿즈를 선보였다. 사진 = 오비맥주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가정용 시장이 중요해졌다. 최근 늘어난 캐릭터 굿즈는 가정용 주류 판매 방법 중 하나”라며 “캐릭터를 잘 활용하면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실용성 있는 굿즈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뉴트로=성공’ 확인한 주류업계, ‘굿즈’로 밀레니얼 세대 공략 이어간다

주류업체들의 ‘굿즈’ 다양화는 밀레니얼 세대, 뉴트로(new+retro) 트렌드와도 맞물린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지난해 ‘뉴트로’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뒀다. 각각 진로소주, 오비라거 재출시 과정에서 활용한 두꺼비, 랄라베어 캐릭터가 해당 브랜드의 성장을 견인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를 재출시할 때, 오랜 역사의 정통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20대까지 공략하기 위해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했다”며 “친근한 이미지의 두꺼비를 활용한 홍보 활동이 SNS 등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출시 7개월 만에 1억 병 판매를 돌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패션브랜드 게스와 협업한 굿즈를 선보였다. 사진 = 오비맥주


주류업계의 굿즈 다양화는 일회성 뉴트로 혹은 추억팔이에서 그치지 않고,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화제를 이어가기 위한 방법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의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통신사 등 이색 업종과의 협업 굿즈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는 재미를 추구하는 세대다. 새롭고 색다른 것을 공유한다”며 “다양한 업종의 브랜드와 함께 출시하는 주류 업계의 굿즈는 SNS에서 ‘재밌는 것’으로 화제된다”며 “젊은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캐릭터를 활용한 협업이나 굿즈 출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문화경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