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등 ‘AI로 종목 추천’ 속속 도입 … 적중률은?

한투·신영증권, AI 리서치 분야 ‘강화’… 미래에셋대우는 딥러닝 활용해 ‘미래 주가 예측’

이될순 기자 2020.08.07 09:39:51

최근 AI(인공지능)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도 AI 활용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AI가 매입할 만한 주식을 하루 하나씩 추천하는 서비스를 지난해 5월부터 하고 있다. 증권사의 AI 서비스 종류와 실적(얼마나 믿을 만 한지)을 점검해봤다.

NH투자증권은 작년 5월부터 모든 증권사의 보고서를 분석해 매입 유망 종목 1개를 추천하는 ‘올댓 AI리포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긍정적인 종목 보고서가 발표되면 해당 기업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매일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리포트를 AI가 정리해 한 종목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예컨대 오늘의 유망 종목에 ‘NH투자증권’이 뜨면 투자자는 매수 여부를 결정하고, 매수했다면 5일 이내에 매도하면 된다. 단기간 상승을 기대하고 AI가 골라주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부터 사흘간 NH투자증권 ‘올댓 AI리포트’가 추천한 세 종목의 성적을 기자가 점검해봤다.

NH투자증권은 작년 5월부터 모든 증권사의 보고서를 분석해 매입 유망 종목 1개를 추천하는 ‘올댓 AI리포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사진=NH투자증권 블로그) 


NH투자증권 “AI가 옥석을 가려 하나만 추천해드립니다”

AI는 6월 26일 위메이드, 29일 금호석유, 30일 휴온스를 각각 추천했다.

이후 주가 차트를 보면 위메이드는 AI가 추천한 6월 26일 당일 4만 3500원 종가를 기록했다. 1년 종가 중 최고였고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AI의 추천대로 26일 종가로 주식을 샀다면 이후 닷새 내 언제 팔든 손해를 봤다. AI 추천이 실패한 셈이다.

29일 추천된 금호석유는 29일 7만 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다음날부터 주가 등락은 있었지만, 가격이 7만 4000원 선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매수 뒤 닷새 내 언제 매도를 하든 29일 종가기준 7만 1800원에 주식을 산 사람이라면 이익을 볼 수 있었다. AI의 승리다.

30일 추천된 휴온스는 30일 종가 5만 4400원에서 31일엔 200원 하락했지만, 그 후 상승세를 보였다. 닷새 뒤에는 6만 2000원까지 올랐다. AI의 추천대로 닷새 안에 매도했다면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조건이었다. AI의 추천이 옳았던 셈이다. 

NH투자증권 AI가 6월말 추천한 종목 셋 중 둘은 플러스 수익을 나타냈다. 여러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AI가 빠른 속도로 종합 정리했기에 나름 좋은 성적을 냈다고 결론을 낼 수 있다.

NH투자증권 측은 AI 서비스 이용자가 현재 수백 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에서 올해 5월 말까지 개설된 비대면 신규 계좌 수가 63만 5000개인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AI 서비스 이용자는 현저히 낮은 셈이다. NH투자증권 측은 서비스 이용자 수가 적다고 하더라도 고객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이므로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자 숫자가 아직 적은 데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규 유입된 투자자들은 20대에서 40대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들은 자기주도형 투자를 선호한다”며 “AI가 추천해주는 종목보다는 자신들이 알고 있는 수준에서의 투자를 시도하기에 아직은 AI 서비스 이용자 수가 미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홍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서비스가 계속 업데이트된다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AI리서치 서비스 '에어'. 뉴스분석 엔진을 사용해 한투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분석한 10만 건 이상의 뉴스 데이터를 학습하는 방식이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유튜브 캡처)


한투·신영증권 ‘리서치 서비스’ 강화 나선다

한국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은 머신러닝에 기반한 AI 리서치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머신러닝은 딥러닝(AI가 스스로 배워가는 단계)과 다르게 스스로 학습할 능력이 없어 사람이 한번 선별작업을 거친 데이터를 입력해야 결과물이 도출된다.

그동안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대형주 분석에 집중해 왔다.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형주의 투자정보는 분석 대상에서 소외됐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에 인공지능 리서치 서비스가 중소형주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들에게 나침반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선보인 리서치 서비스인 ‘에어’는 머신러닝 기법이 접목된 AI다. 뉴스분석 엔진을 사용해 한투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분석한 10만 건 이상의 뉴스 데이터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이를 기반으로 매일 3만여 건의 뉴스 콘텐츠를 분석해 투자자에게 필요한 경제뉴스와 기업정보를 리포트로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출시된 AI 서비스는 뉴스 분석에 그치기 때문에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기는 무리지만, 투자자들이 놓치기 쉬운 정보를 찾아내 알려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실제로 AI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회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도 코스콤과 함께 로보애널리스트 분석 솔루션을 구축하는 공동사업을 진행 중이다. 로보애널리스트는 투자자의 투자의사 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자동으로 분석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신영증권과 코스콤은 각사의 전문적인 데이터 기획력과 데이터 분석 역량 등을 결합해 투자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로보애널리스트 공동사업 추진 계약’을 6월 30일 체결했다.

 

마켓드리머에 적용된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국내 코스피, 코스닥에 상장된 주식, 뉴욕 증권거래소 등의 일주일, 1개월 뒤의 주가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 (사진=콰라소프트)


미래에셋대우 … “일주일 뒤 주가는?”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7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미국의 스탠더트앤푸어스(S&P500) 종목의 주가 등락률을 예측하는 ‘콰라의 주가예측’ 서비스를 출시했다. 콰라소프트사의 AI딥러닝 알고리즘인 ‘마켓드리머’를 활용한다.

마켓드리머는 S&P500지수, 금은가격, 미국 연방정부나 은행 등에서 발표하는 시장 동향을 포함한 30년 치 주요 경제지표와 4억 개 이상의 빅데이터를 AI가 학습해 만들어진 알고리즘이다. 콰라소프트 관계자는 “마켓드리머에 적용된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국내 코스피, 코스닥에 상장된 주식, 뉴욕 증권거래소 등의 일주일, 1개월 뒤의 주가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딥러닝 알고리즘은 전문 트레이더나 애널리스트들이 시장에 대해 갖고 있는 자신만의 분석 노하우나 직감에 의존하지 않고 AI가 순수하게 데이터 자체를 분석해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기존에는 AI가 자산배분이나 상품운용, 적합한 상품의 추천 등에 사용됐지만 최근엔 미래 주가 등락률을 예측하는 수준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AI의 총체적 판단 아직 미숙 … 사람과 상호보완적 역할"

이처럼 AI는 주가를 예측하거나 경제뉴스, 리서치 보고서를 분석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AI가 주가 등락을 정확하게 짚어내거나 연구원들이 작성하는 리포트처럼 자세하게 작성하지 못한다. 업종 정책이나 회사 지배구조, 사회 이슈 등을 총체적으로 판단하는 데 미숙하기 때문이다. 수십만 건의 뉴스를 분석한 것을 토대로 유망종목을 추천하거나 기업정보를 정리하는 수준에 머물 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AI는 계량 분석에 그치기 때문에 깊이 있는 수준급의 리포트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연구원들이 작성한 리포트를 학습시키고, 이를 토대로 AI가 예측이나 분석 수준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후엔 금융AI 기술로 자산관리를 하거나 주식 매매를 할 수 있는 수준의 인공지능 서비스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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