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모여라 ②] ‘과자 정기구독’ 속속 등장 … 알고리즘은?

CJ ENM 펀샵 ‘세계과자구독’, 롯데제과 ‘월간과자·월간나뚜루’

옥송이 기자 2020.09.29 09:44:54

다 컸다. 신체적으로나 숫자상으론. 나이는 만 19세 이상, 통상적으로 ‘성인’이라 불린다. 그러나 완전히 어른이 된 건 아니다. 간혹 취향이나 기억만큼은 아이에 머물러있는 경우가 있다. 그게 누구냐고? 일명 ‘어른이(어른+어린이)’. 어린이와의 결정적 차이는 경제력이다. 유년기 못 가져본 것, 또는 현재 갖고 싶은 것은 눈치 안 보고 구매하는 어른이들을 따라가 본다. 2편은 과자를 구독하는 어른이들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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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어도 과자는 여전히 좋은걸요?

어른이 되면 멋지게 차려입고 블랙커피를 마시며 능수능란하게 일하는 멋진 커리어우먼이 될 줄 알았다.

4년 차 직장인 이순핵씨. 커리어우먼은 잘 모르겠고, 누가 뭐래도 우먼(Woman. 성인여자)은 됐다. 로망과 달리 막상 높은 구두는 불편해서 안 신는다. 실용성이 최고다. 블랙커피는 그저 칼로리 면죄부. 입맛은 여전히 초딩에 정체돼있다. 과자 없이 못 산다.
 

CJ ENM의 '펀샵'은 '어른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세계과자 구독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CJ ENM 


그녀는 최근 새로운 구독을 시작했다. 구독하면 흔히 떠올리는 신문이나 동영상 등의 콘텐츠 류가 아닌 ‘과자’. 우연히 과자 구독에 대해 알게 된 뒤, 어린 시절 특별한 날에나 받을 수 있던 ‘종합과자선물세트’의 추억을 떠올리며 신청했다. 물론 그녀는 다 큰 성인이므로 해당 선물은 스스로.


이 씨는 “일정 사용료를 지불하면, 매달 집으로 과자 꾸러미가 배송된다. 구독이나 보니 기다리는 맛이 있다”며 “랜덤박스 형식이라 어떤 과자로 구성됐을지 궁금하고, 배송된 과자 상자를 보면 어린 시절 추억도 생각난다. 비록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이지만 꾸러미를 보면 선물 받는 기분이라 좋다”고 말했다.

월마다 새로운 과자·아이스크림 만나는 어른들

CJ ENM 오쇼핑부문은 특별한 과자 구독서비스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회사의 라이프스타일 쇼핑몰 ‘펀샵’은 지난 8월 ‘세계과자 구독서비스’를 선보였다. 과자로 세계를 여행한다는 것이 콘셉트. 구독자들이 다양한 국가의 스낵으로 색다른 재미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취지다.

월간 잡지처럼 매달 주제가 다르다. 단, 이 서비스는 과자 구독이므로 매월 바뀌는 ‘테마 국가’의 스낵이 구독자에게 전달되는 식이다.
 

'세계과자 구독서비스'는 매달 선정된 테마 국가의 대표 간식들이 구독자에게 배송되는 식이다.  사진 = CJ ENM 


테마 국가는 미주,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의 국가 가운데 랜덤으로 정해진다. 지난 8월에는 필리핀, 9월에는 미국이 테마로 선정됐다. 스낵박스는 그 나라의 대표 간식뿐만 아니라, 역사와 간식을 설명한 책자가 함께 동봉된다.


관계자는 “해당 서비스는 세계 각국의 수입 과자를 정기 배송해주는 스타트업 ‘스낵트립’과 업무 제휴를 맺고 선보인다”며 “테마로 정해진 국가의 대표 간식을 겹치지 않게 배송하며, 평소에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스낵을 손쉽게 경험해볼 수 있다. 특히 펀샵의 주요 고객층인 3040세대 구독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구독은 3개월 내지는 6개월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CJ ENM 오쇼핑부문 펀샵사업팀 최진표 부장은 “펀샵의 모토가 ‘Fun’인 만큼 일상에 지친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드리고자 세계과자 구독 서비스와 재미지원금 프로모션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펀샵은 어른들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쇼핑몰답게 신선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새로움과 재미를 지속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낵박스는 그 나라의 대표 간식뿐만 아니라, 역사와 간식을 설명한 책자가 함께 동봉된다. 사진은 동봉된 책자를 읽는 모습. 사진 = CJ ENM 


CJ ENM이 외국 과자를 선보인다면, 롯데제과는 국산 과자를 공급한다. 롯데제과의 ‘월간 과자’는 이 회사제품으로 이뤄진 구독서비스.


구독자는 매월 다르게 설정되는 콘셉트에 따라 구성된 제품을 배송받는다. 롯데제과의 인기 과자 제품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신제품을 먼저 받아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가격은 시중가보다 저렴하다. 지난 6월 1차 모집 당시 3시간 만에 예약이 마감됐고, 8월에 진행한 2차 모집은 6일 만에 조기 종료됐다.

스낵 구독에 대한 호응이 이어지면서, 롯데제과는 자사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활용해 ‘월간 나뚜루’를 선보이기도 했다. ‘월간 나뚜루’는 한 달에 한 번 다양한 나뚜루 제품을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 매월 다른 테마를 적용, 그에 맞는 제품들을 나뚜루 브랜드 매니저가 엄선해 구성한다. 구성 내용은 제품을 받을 때까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된다.

사 측은 “롯데제과는 ‘월간 나뚜루·월간 과자’ 등의 과자 구독서비스를 지속 추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제과는 자사 제품으로 구성한 '월간 과자'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 롯데제과 


과자 구독 ‘랜덤박스’ 형식, 재미있지만 불만도 … “스낵 구독은 아직 초기 단계”

어른이들의 취향에 맞아떨어진 과자 구독서비스가 호평만 받는 건 아니다. 사용자들의 불만도 있다. 현재까지 국내 기업들이 선보인 해당 구독은 ‘랜덤박스’ 형식을 띤 경우가 대부분인 탓이다.

랜덤박스는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받을지 알 수 없는 시스템이다. 호기심과 재미를 자극하는 반면, 취향과 맞지 않으면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한 구독자는 “얼마 전부터 과자 구독을 시작했다. 잔뜩 기대하고 도착한 과자 상자를 열어봤는데 솔직히 실망했다”며 “해당 달의 콘셉트가 나와 맞지 않았다. 평소 먹지 않는 과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콘셉트는 매달 바뀌니까 다음 달을 기대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과자 구독의 인기를 확인한 뒤 아이스크림 구독서비스도 내놨다. 사진 = 롯데제과 


또 다른 구독자는 “두 달 사용해 봤는데 반가운 과자를 발견할 때는 추억이 생각나고, 처음 먹어보는 과자가 맛있을 땐 즐겁다. 반면 좋아하지 않는 스낵이 나오면 처치 곤란이 된다”며 “콘셉트에 따라 내용물이 구성되고, 랜덤박스라는 점이 기대감을 높이긴 하지만 당혹스러운 부분도 있다. 국내 과자 구독서비스도 동영상 구독처럼 알고리즘이 반영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자 구독을 비롯해 국내 식품류 구독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최소 6개월 정도는 지켜본 뒤, 구독자들의 재구매가 이어지는지 경과를 보고 다양한 서비스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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