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신한카드 미술대회도 ‘언택트’ … 명맥-안전 동시에

코로나19에 비대면 대회 전개 … 해외 어린이들도 동참

옥송이 기자 2020.10.06 09:22:29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이랬다. 이렇게 날 좋은 가을이 되면 전국 곳곳에서 각종 미술대회가 열리곤 했다. 물론 코로나19가 없던 시절 이야기다. 올해는 전염병 여파로 사생대회 풍경이 달라졌다. 비록 볕 좋은 야외 대신 실내에서 진행되지만, 오랜 대회라는 명맥과 안전은 동시에 챙겼다. 금융권의 대표적인 미술대회를 살펴본다.

온라인에서 펼쳐지는 미술대회 … “공정성에 초점”

준비물은 도화지와 채색 도구. 옷에 물감 따위가 묻지 않도록 앞치마도 둘러 준다. 미술대회 참가를 위한 준비다. 잊지 않고 앞치마에 네임택을 부착하고, 손목에는 참가자 팔찌도 채운다.

이만하면 참가 준비가 끝났을 듯싶지만, 올해는 조금 더 복잡하다. 그림과 상관없어 보이는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등의 전자기기도 필요하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탓이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참여할 수 있는 우리은행의 ‘제23회 우리은행 미술대회’는 예선부터 본선까지 전 과정을 언택트 형식으로 펼친다. 단, 공정함에 초점 맞췄다. 앞서 언급한 전자기기들은 그림 제출을 위한 수단인 동시에 공정한 심사를 위한 방편이 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월 27일 화상회의 기술을 활용한 온택트 방식으로 '제23회 우리은행 우리미술대회' 본선대회를 개최했다. 권광석 은행장이 본선 진출자 700명에게 영상메시지를 통해 미술대회 시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우리은행 


예선의 경우 9월 2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접수 마감됐지만, 27일 진행된 본선은 약 700명의 진출자가 집에서 참여하는 온택트 방식으로 펼쳐졌다. 화상회의 기술을 전면 도입해 감독관들이 실시간으로 감독했다. 본선에 앞서 참가자들이 미리 세팅해 둔 전자기기의 카메라를 통해서다. 덕분에 예년처럼 공정하게 본선이 진행됐다.

사 측은 “우리미술대회는 통상 야외에서 가족 단위로 참여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예선부터 본선까지 온라인 대회로 변경했다”며 “지난 8월 10일부터 9월 2일까지 진행된 예선에는 1만 3000여 점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미국, 멕시코, 중국, 콜롬비아를 비롯한 글로벌 12개 국가에서 참여하는 등 국내외로 큰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본선 대회는 비록 온라인에서 진행됐지만,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온라인 포토존’과 ‘플래시 게임 3종’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준비해 코로나19 이전의 대회처럼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는 것.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1995년부터 지속적으로 개최해온 우리미술대회는 그동안 수많은 미술영재를 발굴한 우리은행의 대표적인 문화 예술 분야 메세나 사업”이라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한 이번 대회가 코로나19로 침체된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 화가들이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23회 우리은행 우리미술대회' 포스터. 사진 = 우리은행 


한편, 해당 대회 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포함해 본선 대회 진출자 모두에게 상장과 부상이 수여된다. 10월 14일 우리미술대회 홈페이지를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수상작 온라인 전시회도 진행된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31일에 개최된다.

어린이 그림대회도 온라인으로

피카소를 꿈꾸는 어린이들도 온라인에서 무대를 펼친다.

신한카드는 제19회를 맞은 ‘꼬마피카소 그림대회’를 올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 디지털 공모전으로 전환해 진행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해당 대회는 지난 2002년 시작돼 약 16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2018년부터 여성가족부 후원으로, 대상 수상자에게는 여성가족부장관상이 수여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세계적 권위와 영향력을 가진 이탈리아 아동 문학상인 ‘라가치상’을 주관하는 ‘볼로냐 아동 도서전(BOLOGNA CHILDREN’S BOOK FAIR, 이하 BCBF)’과 볼로냐 아동 도서전을 주관하는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20(BOLOGNA ILLUSTRATION EXHIBITION 2020, 이하 BIE)’이 새롭게 후원한다.
 

'제19회 꼬마피카소 그림대회' 포스터. 사진 = 신한카드 


BCBF와 BIE는 전문가들이 선정한 일러스트 작가의 작품을 원화로 제공하며, 참가자들은 이 작품들을 신한카드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작품을 출품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만 4세 이상 유치부, 초등 저학년부(1~3학년), 초등 고학년부(4~6학년) 등 3개 부문에서 8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둘째 주 수요일부터 넷째 주 수요일까지 총 4회의 예선이 진행된다.

대회 기간 응모된 작품은 한국미술협회 심사를 거쳐 대상(3명), 최우수상(3명), 우수상(3명), 특별상(3명)과 고객이 직접 참여해 투표로 선정되는 인기상(3명)까지 총 15명에게 상이 수여된다. 입상작은 볼로냐 아동도서전과 일러스트 원화전에 특별 전시된다. 대상을 수상하는 어린이 3명에게는 여성가족부장관상이 수여되고, 초등 고학년부 대상 수상자와 보호자에게는 볼로냐 해외 연수 기회가 제공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많은 사랑과 관심으로 이어져 온 꼬마피카소 그림대회를 언택트 방식의 디지털 그림 그리기 대회로 새롭게 전환해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정상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이번 대회는 세계적인 권위의 볼로냐 BCBF, BIE 후원을 받게 돼 그 위상이 한층 더 올라간 만큼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펼치고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행에 어려움 겪기도

그림대회들이 온라인으로 진행돼 기존 명성과 안전을 지켰지만, 예년과 달리 비대면인 탓에 진행 과정에 어려움도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진행하던 미술대회들은 공원 등 넓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만큼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많아, 사실상 가족 행사에 가까웠다”며 “올해는 예정대로 야외 행사를 할 수 없어 개최 입장에서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해당 미술대회들은 다양한 특전이 장점이었는데, 올해 역시 비대면이지만 특전은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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