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로또’ 공모주 ① 국내] “IPO도 동학개미” … 주관 증권사들, 수수료 대박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 주관사들 공모주 청약으로 하반기 수익 ↑

이될순 기자 2020.10.26 09:27:46

주식 열풍에 이어 공모주 청약에도 바람이 분다. 국내 주식 시장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주식시장에서도 공모주들이 상장 이후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서다. 문화경제는 뜨거워진 공모주 시장에 대해 분석해보고 이를 3편으로 나눠 연재한다. 1편은 국내 편이다.

 

지난달 2일 SK바이오팜 상장 기념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2030세대의 공모주 투자 “저위험이 아니라 무위험”

SK바이오팜 청약에 투자한 직장인 20대 K모 씨는 5000만 원 정도의 청약 증거금을 넣고 주식 5주를 받았다. 그는 코로나19로 변동성이 커졌을 때 주식투자를 감행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찾다가 주식청약에 대해 알게 됐고 목돈과 마이너스 통장으로 투자금을 모았다. 청약으로 4만 9000원에 산 주식이 지금은 15만 원이 됐다.

그는 공모주 청약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2~3일 목돈을 묵혀두면 되고 청약이 안 되면 원금을 고스란히 다시 받을 수 있으니, 리스크가 없는 게 아니냐. 청약에 성공한다면 싼 가격에 사는 건데, 손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2030세대의 공모주 청약이 활발하다. 주식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저금리 시대, 어려워진 부동산 투자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져서다. 미래에셋대우의 공모주 청약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집계된 공모주 청약 개인 투자자 가운데 2030 비중은 23.9%를 차지했다. 올해 이들의 1인당 청약 금액은 전년 대비 130% 증가한 2억 6700만 원에 달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주식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과거보다 2030 세대의 비중이 증가했다”며 “공모주 투자의 평균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데는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의 기업 증가와 지속적인 저금리로 인한 신규 투자자의 진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공모 주관 수수료, 88억 ‘대박’

상반기부터 이어져 온 공모주 열풍은 증권사들의 수익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을 대표 주관한 NH투자증권은 주관 수수료로 총 공모금액의 0.8%에 해당하는 20억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13억 4300만 원을 받게 된다.

카카오게임즈 상장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은 상장 주관 수수료로 발행금액의 2.2%(기본수수료 1.2%, 성과수수료 1.0%)를 지급 받는다. 이에 따라 인수액이 가장 많았던 한국투자증권이 52억 2000만 원을, 삼성증권이 30억 원을 받는다. 인수단인 KB증권은 1.2%의 수수료율로 2억 3000만 원을 지급 받게 된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상장을 주관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는 공모금액의 0.8%에 해당하는 주관 수수료를 지급 받는다.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27억 원, 23억 원을, 공동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7억 7000만 원을 받게 된다.

 

지난 9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신청 및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모주 열풍에 공모주 펀드도 인기

초대형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지면서 공모시장으로 자금이 활발하게 들어온 만큼 공모주 펀드에도 유동성이 몰리고 있다. 공모주 청약에 참여해 주식을 배정받으려면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데, 공모주 펀드는 증거금 부담도 없고, 자산운용사가 기관 투자자 자격으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해 상대적으로 물량 확보가 유리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5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코스닥벤처, 하이일드, 코넥스하이일드, 일반공모주 등을 합산한 결과, 공모주 펀드에 유입된 투자금(순현금흐름)은 약 1조 6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을 줄 모르는 IPO 시장 … ‘대어들’ 줄줄이 대기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내년 상장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이미 달궈진 공모주 시장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어 기업공개 추진을 결의하고 연내 주관사 선정 절차에 나서기로 했다. 카카오페이도 최근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카카오페이는 가입자 3천400만 명을 확보한 국내 대표 간편결제 업체다.

이밖에 게임업계 숨은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최근 상장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은 최근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해 국내외 다수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 주관사 선정은 기업공개를 위한 첫 공식 절차로 여겨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카카오게임즈보다 실적이나 개발력 면에서 우월하다는 평가를 받다보니 게임업계는 물론 증권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 첫날인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청약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모주 청약에 열광하는 이유

공모주 투자가 인기인 이유는 시장 가격보다 10~30% 싸게 발행돼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또 주식 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시기에 상장되면 공모가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이 높아 차익을 기대하고 공모주를 구입하려고 애를 쓴다.

실제로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청약 증거금으로 1억 원을 넣으면 13주 정도를 배정 받았다. 공모가 기준 4만 9000원을 주고 산 주식이 현재는 16만 원대를 형성하면서 투자자들에게는 소위 대박을 안겨주는 로또로 인식되고 있다.

공모주 투자 열풍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어 왔고, 실제 상당한 수익을 챙긴 투자자도 많다. 청약 당시 수백 대 1의 경쟁률은 기본이고 상장 즉시 3~4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끈다. 일반적으로 공모주 투자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리스크도 낮다고 알려져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투자 대기 자금이 주식뿐만 아니라 공모주에도 흘러들어와 높은 청약률을 보이고 있어 IPO 시장은 과열되는 양상을 띄었다”며 “다만, 급격한 유행은 빠르게 식는 것처럼 공모주 열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잘 모르겠다”며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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