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국 대선, 대한민국의 방향은?

이동근 기자 2020.11.11 15:42:19

Image by heblo·Gordon Johnson·JJuni from Pixabay, 합성 = 문화경제

 

한국은 주변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다. 지정학 적으로 위로는 중국, 동쪽으로는 일본이라는 강대국을 끼고 있고, 정치, 경제적으로는 미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나라다. 이처럼 워낙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 있다 보니 이에 다른 이념 대립도 심하게 벌어지고 있다. 침미냐, 친일이냐 논란도 심심하면 벌어지고, 중국과의 관계 정립도 주요하게 다뤄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의 대통령이 사실상 조 바이든으로 확정되는 분위기다.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있어 법적으로 당선자라는 타이틀을 붙이지는 못했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바이든은 내년 1월 20일 부터는 바이든 이라는 이름 뒤에는 대통령이라는 직합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미 바이든이 후보자 시절 4년 동안 2조 달러(약 2250조 원)를 친환경 에너지 및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친환경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예고한 것을 두고 이미 국내에서는 친환경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배터리 주인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를 비롯해 태양광 관련주인 한화솔루션, 풍력 관련주인 씨에스윈드 등의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사실 바이든의 영향은 이뿐 아니다. 금리도 가파르게 요동칠 분위기다. 그동안 트럼프의 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미국의 금리는 꾸준히 낮게 책정됐었지만, 바이든이 경기부양책을 강하게 쓸 경우 미국 경제에 부합한 금리로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여전한 상황에서 크게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적어도 현재 보다는 오를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에서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의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오르면 많은 빛을 지고 있는 개인들이 내야 할 이자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당연히 은행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금리를 올리지 못했던 은행들은 이 기회에 이자를 올리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바이든의 행보는 우리나라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넓게 본다면 북한 문제도 영향을 받을 것이고, 일본과의 관계 정립에도 미국의 역할이 클 것이다. 중국과의 관계도 넘어가기 어렵다.

북한과의 관계는 미국이 유화책과 강경책 어느 쪽을 선택하냐에 따라 우리나라도 어느정도 결을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고,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을 견재할 수 밖에 없는 미국이 중국 고립 정책을 이어갈 경우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가 큰 우리나라로서는 여러가지를 고려할 수 밖에 없다. 바이든이 친 일본 행보를 이어갈 경우 일본과 정치적, 경제적으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불리해 질 수 있다.

물론 이같은 예측은 현재로는 ‘예측’이라는 범주를 넘어서지 못한다. 미국이 끼치는 영향이 악영향일지, 긍정적인 기류가 될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자면 이같은 기류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는 어느 정도 우리나라가 하기에 달렸다고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중국의 대립은 우리나라에 꼭 안좋은 영향만 미친 것은 아니었다. 이 기회에 오히려 수출을 늘린 기업들도 적지 않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길은 어디든 열려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시기를 기회로 만들 것이냐, 기회로 만들 것이냐다. 예전 정부처럼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은 당연히 미련한 행보일 것이고, 그렇다고 자기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것도 현명하지 못한 행위일 것이다. 이제는 좌, 우파의 대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용이 중요한 시기다.

우리는 이미 여러 어려움을 겪어 왔다. 최근의 일로 일본과의 경제 대립이 있었다. 결국 이 시기를 우리는 잘 넘겨 왔으며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정부를 잘 따라와 준 많은 기업과 국민들의 지지가 힘이 됐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렵겠지만, 이제 미국의 변화에도 당당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되, 한쪽에 치우치는 우를 범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정부가 어려운 시기, 국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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