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특화공간 탐방 ③] KT ‘미디어샵’, 부담 없는 체험형 매장 품은 KT플라자

KT 매장 업무 그대로 보며 체험…직원 눈치 상관없는 방임형 놀이 공간

윤지원 기자 2020.11.19 09:28:03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과 만날 신규 특화공간들을 차례로 선보이고 있다. ‘언택트’ 방식으로 이동통신 가입이 가능한 무인 매장을 비롯해 5G 서비스의 주력 콘텐츠인 AR, VR 상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플래그십 매장, 나아가 잠재 고객인 MZ세대와의 소통을 우선하여 상품 판매와 무관한 다양한 문화 체험 콘텐츠들로 건물 한 동을 채운 복합문화공간 등을 선보였다. 이에 각 이통사의 신규 특화공간들을 문화경제가 차례로 방문해봤다.
 

KT가 서울 성북구 혜화동에 문을 연 플래그십 체험 매장 'KT 미디어샵'. (사진 = 윤지원 기자)


■ 관련기사
[이통3사 특화공간 탐방 ①] LGU+ ‘일상비일상의틈’, 강남 명소로 뜨나
[이통3사 특화공간 탐방 ②] SKT ‘T팩토리’ … “전부 다 만난다”는 소문난 잔칫집
[기자수첩] 이통사 플래그십 매장, 어울리는 기술 체험 콘텐츠 갖춰야


KT, 대학로에 ‘미디어샵’ 선보여

KT는 올해 서울에 새로운 체험형 매장인 ‘KT 미디어샵’ 두 곳을 열었다. 1호점은 성북구 혜화동 대학로의 성대점으로 지난 7월에 문을 열었고, 2호점은 강남구 신사동의 가로수길점으로 9월에 개점했다.

KT 미디어샵은 기존 KT플라자에 KT의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 상품들을 부담 없이 맘껏 체험할 수 있는 시설과 여러 가지 굿즈를 진열한 쇼케이스 등을 더해 탄생했다. KT플라자는 전국에 380여 곳이 있는데, 그중 2개 매장이 체험형 매장으로 재탄생한 것. 따라서 KT미디어샵에서는 상품가입 및 변경, 요금수납, 상담, A/S 등 기존 KT플라자의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간판에도 ‘KT플라자’가 여전히 적혀있다.

기자는 11월 12일, 혜화동의 KT 미디어샵 성대점을 방문했다. 지난 7월 20일 오픈한 이곳은 기존의 KT플라자 성대점 매장이 길 건너편 건물 1층으로 이전한 곳이다.

회색과 플라밍고 색깔과 핫 핑크가 주를 이루는 외관이 눈에 띈다. 요즘 대학로는 서울을 대표하는 젊은 상권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낡고 오래된 동네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오후 햇살을 받는 이 매장은 제법 산뜻하다.
 

KT 미디어샵 외벽. (사진 = 윤지원 기자)


간판에는 ‘MEDIA MEET HERE × KT plaza’라고 적혀있다. 대략 “KT플라자에 들어와서 미디어를 만나보라”는 의미로 보면 되겠다. 외벽 한쪽에는 ‘WELCOME TO KT MEDIA SHOP’, ‘a.k.a. KT MEDIA MEET HERE’, ‘미디어, 이곳에서 만나보세요!’ 등의 문구가 가득 적힌 대형 패널이 붙어 있다.

실제로 매장 안에서는 다양한 미디어 체험이 가능하다. KT가 제공하는 미디어 서비스로는 OTT 플랫폼인 Seezn(시즌), 5G 스트리밍 게임, 슈퍼VR 8K 초고화질 콘텐츠, 화상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narle(나를), 웹툰 플랫폼 KTOON(케이툰), 웹소설 플랫폼 블라이스, 초고음질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지니뮤직 등이 있다.

한편, 성대점에 이어 지난 9월에 문을 연 가로수길점에서는 이러한 서비스 체험에 더해 8월부터 올레TV와 제휴한 넷플릭스를 비롯해 동작 인식 센서, 빔프로젝터, 반응형 기술 등을 활용한 혼합현실(MR) 솔루션 ‘KT리얼큐브’도 체험할 수 있다.

성대점 매장은 40평 정도 되는 넓이다. 일반적인 KT플라자 매장보다 넓은 편이지만, 대기업인 KT의 ‘플래그십 매장’이라 부를 정도의 규모나 시설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앞으로 KT플라자 대부분이 이런 체험 기반의 매장 형태로 바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KT 미디어샵 성대점 내부. 산뜻하고 컬러풀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진 = 윤지원 기자)


방문객에 부담 주지 않는 ‘언택트’ 접객 매너

매장의 왼쪽 가장 안쪽에 기존 KT플라자 업무를 보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직원들이 앉아 있다. 서비스 관련 상담 창구와 애플 서비스센터 창구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상담 업무 창구는 기존과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상담 테이블마다 50인치 대형 TV와 미러링 모니터 등의 장비를 갖추고 있어서, KT의 최신 서비스 상품에 대해 자세하고 생생하게 시연해 보일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창구들이 입구와 가장 먼 곳에 있다는 것이 KT 미디어샵의 한가지 특징을 보여준다.

기자는 매장 입구에서 셀프 체열 감지기로 온도체크를 한 뒤 비치된 손 소독제를 사용하고, 천천히 둘러보며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 쪽에서 2~3분 정도 혼자 시간을 보낸 뒤에야 매장 직원 한 명이 나와 “무슨 업무를 보러 오셨는지” 물었다. 기자가 ‘구경과 체험’이라고 대답하자 그 직원은 목례를 하고 물러났다.

이후, 기자가 30분 넘게 매장 안의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이것저것 체험하는 동안 매장 안의 직원 그 누구도, 단 한 번도 기자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이런 응대 방식은 성대점뿐 아니라 가로수길점에서도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객은 매장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마음대로 체험할 수 있으며, 직원은 방문객이 먼저 요청하기 전까지 아무런 응대를 하지 않는다.
 

입구 바로 안쪽에 자리한 포토존의 글귀. (사진 = 윤지원 기자)


체험공간 주변에 자리잡고 서서 “여기서 지켜보고 있을테니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눈길을 주세요”라는 텔레파시를 보내지도 않는다.

덕분에 방문객은 매장 측의 눈치를 보거나 부담을 느끼지 않고 모든 것을 맘껏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이는 코로나19 예방 측면의 ‘언택트 체험’의 실천이기도 하다.

블로그나 SNS에 올라온 몇몇 방문기 중에 이들 KT 미디어샵을 두고 가성비 좋은 ‘실내 데이트 코스’라며 추천하는 누리꾼도 있다.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놀이 삼아 무료로 즐길 수 있는데, 이처럼 눈치를 주지 않으니 맘껏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이 더해져 있다.

그러고 보면 입구 바로 안쪽에 마련된 포토존에 “Do What you love, the world is yours”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직역하면 “좋아하는 것을 해, 세상은 네 것이야”라는 뜻이지만, 결국 이곳을 방문한 손님에게 “내 집처럼 맘 편히 놀다 가시라”는 말이다. 체험매장을 어떤 의도로 구성하고, 운영하는지가 담겨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요금납부 등 KT 업무를 혼자 볼 수 있는 셀프 키오스크, 50인치 TV가 마련된 체험 부스, 미러링 TV가 함께 마련된 체험 테이블, 진로이즈백과 콜라보로 나온 '기가지니' 스피커. (사진 = 윤지원 기자)


군더더기 없지만, 새로울 것도 없어
고객 근처에서 만나는 대중적인 체험매장


매장 가운데에는 삼성, LG, 애플 등 각 제조사별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플래그십 모델부터 보급형 스마트폰까지 맘껏 체험해볼 수 있다.

옆에 다가와서 새로운 기능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는 직원이 없어도, 스마트폰 모델별 비교 데이터를 분석한 표와 그래프를 커다란 모니터에 띄워주지 않아도, 방문객은 직접 이것저것 만져보고, 조작하면서 기기의 장단점과 특징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매장 곳곳에 놓인 몇 개의 미디어 체험 테이블에는 KT 미디어 서비스를 골고루 즐겨볼 수 있는 장비들이 갖춰져 있다. 태블릿 PC와 모바일 단말기(스마트폰)는 물론이고 VR 헤드셋, 5G 스트리밍 게임 컨트롤러, 고음질 헤드폰 등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모바일 단말기와 미러링으로 연결된 대형 TV가 옆에 마련되어 있어, 친구들과 함께 화면을 보며 즐길 수도 있다.

체험 공간은 별도의 안락한 부스로도 마련되어 있다. 성대점에는 두 곳의 체험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홀의 체험 테이블과 다른 점이라면, 부스에는 소파와 쿠션, 50인치 TV, 그리고 기가지니 스피커가 놓여있다는 점이다. 그밖에는 KT의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 동일했다.
 

KT 미디어샵 성대점 외부 전경. (사진 = 윤지원 기자)


KT 미디어샵은 이처럼 브랜드의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로 체험해볼 수 있는 ‘체험 매장’의 취지에 딱 들어맞는 구성이다. 아울러, 방문객이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특정 미션을 수행하면 간단한 사은품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상시 진행하면서 좀 더 적극적인 체험을 유도하고 있다.

특별히 새롭고 독창적인 콘텐츠라 할 것은 없다. SK텔레콤의 ‘T팩토리’나 가로수길 애플 스토어처럼 ICT 업계의 다른 메이저 브랜드가 운영하는 ‘플래그십’ 체험 매장들과는 그 규모에서도, 체험 콘텐츠의 양과 질에서도 차이가 있다.

그래도 KT 미디어샵은 브랜드의 서비스는 대부분 체험해볼 수 있을 만큼의 구색을 다 갖췄으며, 인테리어나 매장 구성 등이 친근하다. 또 기존 KT플라자를 리모델링하는 정도로 매장 수를 간단히 늘릴 수 있으니 우수한 고객 접근성을 확보하기 쉽다.

대도시 주요 상권의 노른자 땅에 들어가 MZ세대가 스스로 찾고 싶은 핫플레이스가 되려고 하는 대신, 그들이 이미 일상적으로 오가는 길목 곳곳에 KT 미디어샵이 들어설 수 있으니, 그 세대와의 ‘스킨십 확대’라는 목적을 이루기가 오히려 쉬워 보인다.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문화경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