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보단 개방” 오픈 API, 금융사-핀테크 기업 잇는다

하나은행 ‘아이디어 공모전’, NH농협은행 ‘해커톤 대회’

옥송이 기자 2020.11.21 09:25:35

데이터가 주도하는 시대에서 폐쇄는 도태된다. 대신 적절한 개방은 새로운 협업과 아이디어 도출을 낳는다. API도 그렇다. 기존에는 사내에서만 특정 프로그램에 대한 기능과 데이터가 공유됐지만, 최근에는 오픈 API가 늘어나고 있다. API 개방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은행들을 살펴본다.

API, 프로그램의 기능·데이터 연결하는 매개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는 특정 프로그램이나 운영체제에 다른 프로그램이 접근해 데이터를 유통할 수 있도록 미리 정한 통신기술이다. 즉, 네트워크상 서로 다른 프로그램의 기능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일종의 매개체다.

API는 접속 권한을 가진 범위에 따라 ‘폐쇄형(Closed API)’와 ‘공개형(Open API)’으로 구분되는데, 일반적으로 폐쇄형이 사용됐다. 폐쇄형은 해당 회사나 기관 내부에서만 API를 통한 프로그램 접근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제적인 데이터 가속화 현상과 더불어, 금융당국의 핀테크 활성화·데이터 관련 규제 완화가 이어지면서 금융사들의 오픈 API가 활발해졌다.
 

하나은행은 오픈 API 기반의 협업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 사진 = 옥송이 기자 


공개형(Open API)은 회사·기관 외의 제3자도 API를 통한 프로그램 접근이 허용되는 식이다. 오픈 API의 장점은 금융권 지급결제망과 데이터 개방을 촉진해 금융산업의 폐쇄적 생태계를 개방 생태계로 전환한다는 점이다. 이는 금융서비스 및 제공 채널을 다양화할 수 있다.

한 금융 업계 관계자는 “은행에는 무수한 상품과 서비스가 있는데, 대부분 애플리케이션에서 구동된다. 이는 폐쇄적 데이터 정보로 은행이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상품서비스에 한해 개방한 것이 오픈 API”라며 “핀테크 업체를 비롯한 외부 사용자들이 오픈된 API와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NH농협은행, 자사 API 활용 공모전·해커톤 대회 개최

은행들은 자체 구축한 API를 적극 공개 및 활용하고 있다. 핀테크 업체를 비롯해 금융서비스를 원하는 누구나 자사 API를 사용할 수 있는 채널을 제공하거나, 공모전과 대회를 통해 API와 관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핀테크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NEW BIZ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 오픈 API 기반의 협업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취지다. 해당 행사는 핀테크 스타트업 성장 지원 및 핀테크 생태계 조성을 위한 민관 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하나은행과 서울시는 지난 7월 ‘핀테크 스타트업 성장 지원 및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나은행의 '아이디어 공모전'은 핀테크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사진 = 하나은행 


참가팀은 하나은행이 제공하는 오픈 API 및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안해야 한다. 참가 신청 접수는 11월 30일까지며, 12월 7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프로젝트 수행 및 평가를 통해 최종 4개 팀을 시상한다. 수상팀에게는 상금과 함께 하나은행과의 협업 비즈니스 사업화 검토, 서울 핀테크랩 및 하나은행 1Q Agile Lab 선발 시 가점의 혜택이 주어진다.
 

염정호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장은 “하나은행은 다양한 산업 분야의 파트너와 제휴 비즈니스 추진을 위해 오픈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며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함께 할 미래 파트너를 찾기 위해 앞으로도 스타트업과의 상생 기반 협업에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은 12월 9일까지 ‘해커톤 대회’ 참가자를 모집한다.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한정된 기간 내 기획자·개발자·디자이너 등 참여자가 팀을 구성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결과물을 만드는 대회다. 이번 해커톤 대회는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에서 펼쳐지며, 기업부문과 일반부문으로 진행된다.
 

NH농협은행은 기업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해커톤 대회'를 펼친다. 참가자들은 농협의 API를 활용한 핀테크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사진 = NH농협은행 


참가 분야는 농협 API를 활용한 혁신적 핀테크 서비스 개발, AI기술을 활용한 농협금융 연계 서비스 개발 두 가지다. 수상팀에게는 포상금을 비롯해 각종 혜택이 제공된다. 기업부문 수상팀에게는 디지털 혁신기업 육성 협업 프로그램인 ‘NH디지털Challenge+’ 지원 혜택, 일반부문 수상팀에게는 농협은행 신규직원 입사 지원 시 서류심사가 면제된다.
 

은행-핀테크 업체 ‘윈윈’ … “금융사는 아이디어·고객 확보, 스타트업은 비즈니스 실현”

은행들이 오픈 API를 활성화하는 이유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아이디어 창출 측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고객 확보에 있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은 ‘환전’과 관련된 오픈 API를 통해, 중국 현지 지급 결제 업체와 손잡고 ‘유학생 등록금 수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중국 유학생들은 국내 대학교 등록금 납부를 위해 자국 수수료를 물고 송금해야 했지만, 해당 서비스를 활용하면 별도의 수수료 없이 납부할 수 있다.

중국 현지에 있는 가족들이 위안화로 납부할 수도 있다. 중국 결제업체에 접속해 하나은행의 API를 통해 불러온 자녀의 등록금 수납액을 확인한 뒤 결제하면 된다. 이때 별도의 환전 절차 없이 하나은행의 등록금 수납계좌로 등록금이 납부된다. 기존 하나은행 고객이 아니었어도, 해당 중국 결제업체의 고객이 ‘유학생 등록금 수납’ 서비스를 활용할 경우 자연스럽게 이 은행의 고객이 되는 셈이다.
 

하나금융은 누구나 원하는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API MARKET'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API 중 하나인 하나은행의 '유학생 등록금 수납' 서비스에 대한 설명. 기존 중국 유학생들은 국내 대학교 등록금 납부를 위해 자국 수수료를 물고 송금해야 했지만, 해당 서비스를 활용하면 별도의 수수료 없이 위안화로 납부할 수 있다. 사진 = 하나금융 'API MARKET' 홈페이지 


하나은행 관계자는 “API 제휴를 통해 대외 플랫폼에서 은행의 프로그램이 사용되면, 은행 고객도 늘어난다”며 “제휴 업체 플랫폼에 은행의 금융서비스가 탑재되기 때문에, 고객은 은행 앱에 일일이 접속하지 않아도 해당 은행 서비스를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오픈 API를 사용하는 업체가 늘어나면, 은행을 대신해 마케팅해 줄 사업자들이 많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의 API 기반 공모전은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한다”며 “핀테크 분야 등의 스타트업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사업을 펼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금융사의 오픈 API를 활용하면 아이디어를 비즈니스로 실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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