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영토전쟁 ② 카카오페이] "보험 상품 ‘직접’ 만든다" 야심찬 출사표

“디지털 보험 트렌드인 공유, 구독, P2P로 확장 전망”

이될순 기자 2021.02.26 18:20:03

카카오페이가 디지털 손해보험사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기존 보험사들과 디지털 손보사 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과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테크핀 업체인 토스는 앱을 통해 보험 플랫폼 확장에 나선 상태다. 이에 따라 대면 채널에 의존하던 전통 보험사들은 지난해부터 플랫폼 개발과 스타트업 투자 확대 등에 나서면서 디지털 전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보업을 두고 업계 내 영토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각 사의 디지털 전략은 무엇이고,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를 문화경제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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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의 '내 보험 조회' 서비스. 어떤 보장 상품이 부족한지를 알려준다. 사진=이될순 기자

 

카카오페이, 본격적으로 손보 시장에 진출

카카오페이는 2019년부터 인슈어테크(InsureTech, 보험과 기술) 플랫폼을 운영하는 인바이유를 인수해 법인보험대리점(GA) 역할을 맡기는 등 보험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GA는 보험사를 대신해 보험계약 체결을 대리하는 회사를 뜻한다. 보험사는 보험상품을 만들고, 판매 전문회사인 GA는 보험사가 만든 상품을 판매 중개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카카오페이가 GA 역할에서 나아가 디지털 손보사에 도전장을 내민 데는 원수사(직접 보험 상품을 만들어 보험료를 받는 보험회사)로서 역할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숨어있다. 합리적이고 차별화된 보험 밸류 체인(value chain: 보험 영업, 계약 인수, 리스크, 고객 서비스, 지급 심사 등의 가치 사슬)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보험 서비스는 숨어있는 보험상품을 발굴하고 플랫폼을 통해 가입하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고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제는 보험상품 등을 직접 만드는 디지털 원수사로서의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발했다.

과거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와 손잡고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했지만, 온라인 자동차 보험 출시 등을 둘러싼 이견 탓에 무산됐다. 이후 또 다른 보험사를 찾지 않고 단독으로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준비해 왔다.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보험 전략

카카오페이 보험은 공유와 구독, P2P(Peer-to-Peer: 같은 위험 보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 각자 돈을 적립하고 사고가 일어나면 이 돈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 등이 반영될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 임성기 실장은 ‘언택트 시대 인슈어테크와 보험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디지털 보험 비즈니스 모델로서 공유, 구독 등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회적 트렌드가 되고 있는 디지털 보험. 공유와 구독, P2P 서비스가 결합된 형태.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카카오페이 보험은 ‘보험 해결사’와 ‘보험 선물하기’ 등을 통해 이미 공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보험 해결사는 보험을 어려워하는 사용자를 위한 전문 상담 서비스다. 카카오페이의 ‘내 보험 조회’를 통해 가입한 내역을 확인한 사용자는 누구나 보험 보장 내역 분석 등을 전문가와 상담받을 수 있다.

상담 신청은 카카오페이 내 보험에서 가능하다. 내 보험 제대로 이해하기 메뉴에서 원하는 상담 시간을 선택하면 예약된 시간에 상담원과 통화가 이뤄진다. 배정된 상담원 이름과 상담 시간은 카카오페이 채널 또는 카카오페이 ‘내 보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험 선물하기는 보험상품 선택 후 선물할 상대를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서 선택하면 된다. 보험을 선물 받은 사용자는 별도 결제 없이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보험 선물하기는 보험상품 선택 후 선물할 상대를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서 선택하면 된다. 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는 “앞으로도 사용자 중심 서비스로 고도화해 나가며 보험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보장을 선택해 보험에 가입하고, 원할 때 보장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 구독 기반의 보험 상품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영국의 복합금융그룹은 3~7개의 보장을 선택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여행자보험, 휴대폰보험, 생명보험 등 생활에 필요한 보장을 한꺼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보장 개시 후 30일, 그리고 갱신 전 30일은 수수료 없이 보장 구성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고, 변경 기간 사이에는 보장 1회를 추가하거나 1회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플랫폼을 통해 보험 판매 또는 보험회사로서 보험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플랫폼 기반 위에서 다른 보험 상품이나 서비스와 상호 연결돼 패키지 서비스로 제공되는 보험 상품 디지털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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