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디지털 은행 ①] 신한, 대면채널 보유한 디지털은행으로 변신 중

디지털영업부·AI통합센터 확대 … 점포 방문않는 고객 집중관리 '트랜스포메이션'

옥송이 기자 2021.03.04 09:35:44

금융업계의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미 간편결제·오픈뱅킹 활성화로 ‘카드 없는 사회’에 도달한 데다, 코로나19가 비대면거래를 폭발적으로 성장시켜서 그렇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기기를 사용한 비대면결제는 전염병 발병 이후 더욱 활성화돼 지난해 1~9월 중 이용 규모는 전년 동기에 비해 17%나 증가했다. 이에 각 은행에서는 사활을 걸고 디지털 강화에 나섰다. 1편은 디지털영업부를 첨병으로 내세운 신한은행이다.

핸드폰서 만나는 내 전담 직원

# 직장인 조미선 씨는 점심시간에 금융상품을 추천받고 가입까지 마쳤다. 최근 경조사 비용이 늘어나면서 비상금 통장이 필요하다고 느낀 그였다. 일정 기간 묶어둬야 하는 적금은 부담스럽지만, 이자는 원했다. 조씨는 일일이 상품을 찾아보거나 창구에 들르는 대신, 핸드폰 앱으로 해결했다. 은행 앱을 통해 연결된 조 씨의 전담 직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1:1 채팅을 통해 요청사항을 말하자 담당 직원이 의견을 반영해 적합한 상품을 제시해줬다. 조 씨는 만족했다.

비록 앱을 통해서라고는 하나, 전담 직원이 있다니 VIP(Very Important Person)라도 되는 걸까? 중요(important)고객까진 몰라도 특별한 고객은 맞다. 신한은행의 ‘디지털영업부’가 관리하는 ‘디지털 고객’이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디지털영업부 직원들의 근무 모습. 사진 = 신한은행 


신한은행의 디지털영업부는 말 그대로 디지털을 무대로 영업을 하는 지점이다. 실재(實在) 점포만 없을 뿐, 기존 대면 지점과 다르지 않다. 전문 여·수신 역량을 가진 직원들이 상담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안내한다. 지난해 9월 부서 공개 당시에도 개점이란 표현을 쓴 이유다.

해당 부서는 발상의 전환으로 탄생했다. 대면이 일반적인 점포의 개념을 디지털로 옮겨왔고,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는 고객들을 ‘디지털 고객’으로 인식했다. 은행 관계자는 “디지털영업점은 창구를 직접 방문하지 않는 고객을 대상으로 대면 채널과 동일한 수준의 종합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지점의 강점은 인터넷 전문 은행이 가진 비대면거래 편의성과 전통은행이 가진 전문 직원을 통한 상담서비스 제공”이라며 “우수한 여·수신 종합상담 역량 및 비대면 영업 역량을 보유한 디지털 전문 직원들을 디지털영업점에 배치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금융정보를 적기에 제공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신한은행은 디지털영업부를 확대 개편했다. 사진 = 신한은행 


창구 없는 영업점, ‘디지털영업부’

디지털영업부는 신한 쏠(SOL. 앱)의 ‘마이케어’에서 고객과 만난다. 마이케어는 해당 지점 전용 페이지로, 디지털고객과 디지털점포 직원은 이곳에서 소통할 수 있다.

고객은 마이케어에서 ‘이용자별 맞춤 케어 메시지’ ‘유용한 금융 콘텐츠’ ‘개인별 추천 상품’ ‘놓치지 말아야 할 금융 일정’ 등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필요할 경우는 전담 직원에게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디지털영업점을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최근 2년 이내 대면 영업점을 방문한 이력이 없는 고객이 ‘디지털 고객’ 선정 대상이다.
 

지난해 9월 진행된 신한은행 디지털영업부 개점식 모습. 사진 = 신한은행 


은행 관계자는 “고객마다 주로 방문하는 지점이 있는 것처럼, 이 부서도 관리 고객이 있는 셈이다. 디지털영업점인 만큼, 디지털로 거래하는 고객만 추출한다”며 “해당 고객들에는 전담 직원이 배정된다. 그러나 과도한 접촉을 하는 건 아니고, 고객이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고객이 요청하면 담당 직원이 대응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대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떠오른 디지털영업점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월 개점 이후 5개월 만에 고객 수가 150% 늘어났고, 수신은 200% 증가, 여신은 460% 증가했다.

이에 사 측은 해당 영업점 규모 키우기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3일 디지털영업점의 규모를 39명으로 늘리고, 디지털영업1·2·3부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서울 중부, 강남, 북부 등 9개 지역 본부 소속 영업점의 최근 1년간 비내점 고객 75만 명의 자산관리를 시작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부산, 호남 등 전국 215만여 명의 고객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데이터 기반 고객 분석을 통해 고객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고객 중심 솔루션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디지털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고객 중심 가치를 기반으로 추진한 디지털영업점은 디지털 고객 관리 센터로써 신한은행 미래 영업점의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성과 검증을 통해 하반기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영업부의 디지털고객들은 신한 쏠의 '마이케어'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사진 = 쏠 갈무리 


‘설명 가능한 AI’까지 연구 … 신한, 올해 디지털전환 더욱 강화

디지털영업점 외에도 신한은행의 디지털전환 첨병은 또 있다. AICC(통합AI센터)다.

AICC는 은행의 업무를 AI 관점에서 재설계하기 위해 설립됐다. 연구 개발이 아닌 AI를 실제 현장 업무에 빠르게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2월에는 AICC의 ‘설명 가능한 AI 기술을 활용한 신용평가 모형에 대한 연구’ 논문이 한국데이터정보과학 학회지에 게재 승인을 받아 기술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사 측은 “신한은행은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 후견인’ 제도를 통해 AI후견인을 맡은 진옥동 은행장이 총괄하는 AI 전담 조직을 통해 원 신한 관점의 AI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또한 미래형 디지털 뱅킹 시스템 전환을 위한 ‘THE NEXT’ 사업이 추진됨에 따라 디지털 전환 속도와 품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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