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면 오는 승합택시’ 현대차, 세종시에서 미래형 모빌리티 시대 앞당긴다

수요응답형 AI 모빌리티 서비스 ‘셔클’, 은평뉴타운 이어 세종시 서비스 개시

윤지원 기자 2021.04.09 15:06:43

셔클 은평뉴타운 시범서비스 차량 및 앱의 모습. (사진 = 현대자동차)

완성차 제조사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 중인 현대자동차가 커뮤니티 기반의 AI(인공지능) 모빌리티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4월 13일부터 세종시 1생활권(고운·아름·종촌·어진·도담동)을 중심으로 수요응답형 커뮤니티 모빌리티 ‘셔클’ 서비스를 개시한다. ‘수요응답형’, 즉 부르면 오는 승합택시 셔클은 기존의 노선버스, 마을버스, 택시 등과는 다른, 새로운 미래형 대중교통 체계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인천 영종국제도시, 은평뉴타운 등에서 수요응답형 모빌리티 서비스의 시범사업을 연이어 성공적으로 마치고, 본격적으로 정식 서비스 지역을 늘려 가는 중이다.

부르면 달려가 태워다 드립니다

‘셔클’(Shucle)이라는 명칭은 ‘셔틀’(shuttle)과 ‘서클’(circle)을 합쳐서 나왔다. 셔틀은 2개 이상의 지역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이동 수단을 의미하고, 서클은 지역이나 모임 등을 의미한다. 둘을 합친 셔클은 “누구나 커뮤니티 내에서 편안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모빌리티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와 택시운송가맹사업자 KST모빌리티(이하 KSTM)이 함께 추진한 프로젝트 ‘셔클’은 이용자가 차량을 호출하면 승합차가 실시간 생성되는 최적 경로를 따라 운행하는 수요응답형 모빌리티 서비스이자, 반경 약 2km의 생활반경을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티 기반 승차 공유 서비스다.

또한, 셔클은 ‘대형 승합택시’다. 대형승합차인 현대차 쏠라티(11인승 개조차)를 이용하지만, 차량마다 노선 및 운행 스케줄이 정해져 있는 노선버스와 다르고, 커뮤니티 내 가까운 거리를 오가지만 역시 정해진 노선과 스케줄에 따르는 마을버스와는 다르다.

호출하면 온다는 점에서 과거의 콜택시, 최근의 수요응답형 택시와 유사하게 작동한다. 다만 승객이 다른 승객과 합승할 수 있다는 점, 최단거리/최단시간 경로가 아니라 동승자 다수 간 서로 다른 목적지를 경유해 이동한다는 점 등이 다르다. 현행법상 택시 합승은 금지되어 있지만 2019년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로 지정되면서 서비스 추진이 가능해졌다.
 

현대자동차 '셔클' 서비스 광고.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이용자가 셔클 앱으로 커뮤니티(서비스 지역) 내의 출발지와 도착지를 설정해 차량을 호출하면, 인공지능(AI) 기술에 의해 실시간으로 가장 합리적인 위치에 있는 차량이 배차되는 동시에 가장 효율적인 경로가 생성되고, 승하차 지점이 정해져 안내된다. 운행 도중 새로운 호출이 발생하면, 유사한 경로의 승객끼리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경로를 재구성하고 배차가 이뤄진다.

실시간 이동 경로 생성 및 배차, 도중에 추가되는 경유지에 따른 경로 재구성 등은 현대차그룹의 사내독립기업(CIC)인 에어스컴퍼니(AIRS Company, Artificial Intelligence Research & Service Company 인공지능 연구 및 서비스 조직)에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실시간 최적 경로 생성(AI Dynamic Routing) 기술로 이루어진다.

승하차 지점 역시 셔클이 내부적으로 축적한 데이터에 기반하여, 대부분의 서비스 지역에서 출발지 및 도착지와 도보 5분 내외의 거리로 자동 생성된다.

특히 이번 세종시에서의 서비스는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실증사업인 도심형 DRT(Demand Responsive Transit, 수요응답형 교통)로 지정돼 기존 버스정류장을 승하차 지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셔클은 서비스가 제공되는 커뮤니티 내에서, 실명 인증된 커뮤니티 구성원, 즉 이웃들끼리만 사용할 수 있게 하여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하다.
 

은평뉴타운 한옥마을 앞에 셔클 차량이 서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
은평뉴타운에서의 셔클 시범서비스 성과. (인포그래픽 = 현대자동차)


은평뉴타운 시범운행, 효과 입증

셔클은 앞서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에서 400여 명을 대상으로 시범운행을 거친 후 올해 3월 9일부터 은평뉴타운에서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은평뉴타운 주민은 약 5만 8천여 명이다. 하지만 수요만큼 대중교통이 충분하지 않아 주부, 실버세대, 청소년 등 대중교통 의존성이 높은 계층의 상대적인 불편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던 지역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시범운행 기간 중 1만 5041건의 호출, 이용이 있었고, 총 1만 7439명이 이용했으며 6대의 서비스 차량이 총 6만 9526km를 이동했다. 하루 평균 탑승 인원은 323명, 하루 최대 호출은 389건, 최대 탑승 인원은 436명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운행 거리는 755km였다.

특히 서비스 후반부로 가면서 탑승자와 호출 빈도가 꾸준히 증가해 서비스 마지막 주 탑승자는 2836명에 달했다. 최다 이용자는 서비스 기간 총 193회 호출하기도 했다.

이용자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 탑승 경험과 관련해 82%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탑승을 마친 후의 이동 경험에 대한 평가에서는 97.7%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서비스 이용 회원이 응답한 주된 이용 목적이 장보기, 등하교, 병원/은행 순으로 나타나 커뮤니티 내 일상형 모빌리티 서비스로서의 가능성이 확인됐다.

특히 ‘교통 불편 해소’, ‘자차 이동 대체’, ‘쾌적한 탑승 공간’, ‘친절한 서비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생활반경 내에서 앱을 통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자가용 대신 셔클을 이용했다는 응답이 30.8%로 나와 불필요한 단거리 자동차 이용 수요 감소, 교통 혼잡 및 주차난 해소, 대기질 개선 등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은평뉴타운 셔클 시범서비스 결과, 자가용 없이 자녀 등원, 등교를 살피는 데 도움이 컸다는 평가가 있었다. (사진 = 현대자동차)


코로나19로 곤란해진 아이 등원,
셔클의 AI 기술 ‘융통성’ 덕에 수월해져


한편, 시범서비스 기간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막 시작되던 시기로, 일상의 혼란이 급격히 가중되고 있었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등의 운영 지침이 시시각각 바뀌며 돌봄 공백 문제가 심각했다. 이와 관련하여 셔클의 특징 중 수요응답형 서비스만의 ‘융통성’이 이러한 상황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는 이용자들도 있었다.

지난해 4월 은평뉴타운 시범서비스 대상에 추가 선정된 한 이용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셔클 사용 후기를 적으면서 “정말 사람이 정말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나보다. 다음 주부터 아침에 간식 도시락 4개 챙겨 정 반대 방향인 큰 율이 학교와 작은 율이 유치원에 어찌 데려다주고 출근하나 고민이었는데... 은뉴(은평뉴타운)에서만 시범서비스 중인 ‘셔클’ 베타테스터로 추가 선정되었다, 거짓말처럼. 부르면 5분 내로 오고 어디든 내려주고. 아... 고마워서 눈물 나려 함”이라고 밝혔다.

해당 글 아래에는 아이 긴급돌봄을 위해 등원 방법을 고민하던 다른 부모가 셔클 서비스를 부러워한다는 내용의 댓글도 있다.

이러한 시범서비스의 성과를 기반으로 현대차는 국토교통부 및 각 지자체와의 협의를 거쳐 지난 3월 은평뉴타운에서 셔클의 정식 서비스를 개시하게 됐고, 4월부터 세종시에서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왼쪽부터 황혜란 대전세종연구원 부원장, 이춘희 세종시장, 김정희 현대차 AIRS 컴퍼니 상무, 배준석 세종도시교통공사 사장이 지난 4월 1일 세종시청에서 ‘수요응답형 커뮤니티 모빌리티 서비스 도입ㆍ운행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셔클에 앞선 지난 2019년에도 12월부터 2개월 간 영종국제도시에서 인천시, 현대오토에버, 씨엘, 연세대학교 등과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수요응답형 버스 ‘I-MOD’(아이-모드, Incheon-Mobility On Demand) 시범서비스를 진행,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해당 서비스 역시 긍정적인 시민 평가를 얻어냈고, 인천시에 서비스 연장을 요구하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또한, 국토부의 본사업 대상자 선전 평가에서 사업 확산 가능성과 신규 솔루션의 혁신성, 그리고 사회·경제적 기대효과 부문에서 고르게 높은 평가를 받아 이어진 셔클 시범사업에도 좋은 선례가 됐다.

현대차는 세종시 셔클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지난 4월 1일 세종시, 대전세종연구원, 세종도시교통공사와 함께 셔클 도입, 운행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커뮤니티 내 편리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제공하는 ‘셔클’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대할 것”이라며 “앞으로 현대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서 끊김 없는 이동을 위해 다양한 이동 수단을 연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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