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수익 경쟁 ① 키움증권] 최다 개인투자자 확보로 16년간 위탁매매 점유율 1위

리테일총괄본부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

이될순 기자 2021.04.16 14:02:54

증시에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증권사들의 주요 수입원이 됐다. 올 1분기 코스피‧코스닥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3조 3000억 원을 넘나들 정도다. 고객 기반이 단단할수록 브로커리지 수익 확보는 두터워진다. 이번 시리즈는 증권사별 고객 유치 기반과 전략, 브로커리지 수익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어떤 증권사가 브로커리지 수입을 많이 올리는지 등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키움증권이다.

락인효과로 고객 잡는다

키움증권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고객 기반을 다져왔다. 이 회사는 2001년 HTS ‘영웅문’을 통해 타사보다 낮은 거래수수료를 내세워 온라인 주식 시장의 점유율을 넓혀갔다.

HTS 영웅문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자가 자신의 이용 패턴에 맞게 인터페이스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기능 추가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확장성이 좋다. 또 보조 지표를 조합하거나 수식 변경을 통해 투자자가 원하는 수식으로 차트 조합을 바꿀 수 있다. 보조 지표를 다양하게 활용할수록 매수‧매도 타이밍에 확신이 생길 수 있어 투자자들이 애용하는 편이다.

가장 많은 교육 자료가 있다는 것도 장점의 한 축이다. 키움증권의 거래 시스템을 이용하는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인터넷상에 교육 자료가 많다. 포털사이트와 유튜브에 관련 내용을 검색하면 키움증권 HTS 관련한 내용이 가장 많이 나온다.

 

포털사이트나 유튜브뿐만 아니라 키움증권 유튜브 채널에서도 키움증권 HTS 설정과 관련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키움증권 관계자는 “2000년 설립 당시부터 고객들의 의견을 주기적으로 듣고 있다”며 “고객의 소리(VOC) 채널을 운영해 고객의 시스템 개선 요구를 반영하려 노력하며, 그 덕분에 (HTS가) 편리하고 유용한 기능들로 구성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2005년부터 16년 연속 위탁매매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한번 세팅한 HTS에 익숙해지면 다른 증권사 HTS로 이동하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증권사 입장에서는 투자자 확보가 최우선이다.

이는 락인(lock-in) 효과로 특정할 수 있다. 락인 효과는 특정 재화나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하면 다른 재화 혹은 서비스를 소비하기 어려워져 기존의 것을 계속 이용하는 효과나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신규 계좌 수는 2019년 68만 개에서 389.6% 증가한 총 333만 개로 나타났다. 신규 계좌 중 30대 이하 비중이 절반을 넘긴 56.7%를 차지했다.

키움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도 점유율 1위다. 키움증권의 MTS는 국내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영웅문S와 해외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영웅문S글로벌로 나뉜다.

15일 NH투자증권은 지난해 6개 대형 증권사(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 중 키움증권의 MTS 월간 활성화 사용자 수가 가장 많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310만 명, NH투자증권 213만 명, 삼성증권 179만 명, 미래에셋증권 158만 명, 한국투자증권 148만 명, KB증권 107만 명 순이다.

리테일총괄본부 영업이익 전년 대비 166% ↑

키움증권은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브로커리지를 담당하는 리테일총괄본부는 전년 대비 영업수익이 67% 늘고 영업이익이 166% 증가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전년도 리테일총괄본부 영업이익은 5089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영업이익(7737억 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개 수수료 이익 비중이 높다. 주요 증권사들이 전체 이익에서 리테일 부문 수익이 약 10~30%가량 차지하는 것에 비하면 리테일 분야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리테일 분야의 매출과 이익이 크게 증가한 데에는 지난해 코로나로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입성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덕분에 주식 브로커리지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이 수혜를 입었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3조 8445억 원으로 나타났다. 2019년 동기(2조 2846억 원) 대비 68.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737억 원으로 2019년(3498억 원) 대비 121.1% 증가했다.

광고비 지출도 1위 … ‘동학 개미 잡아라’

키움증권은 광고비 지출도 많았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는 지난해 키움증권의 광고선전비가 507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226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키움증권이 위탁매매 부문 1위인 만큼 광고와 이벤트 등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국내‧해외 주식 옮기기 이벤트와 주식 거래 감사 이벤트, 국내 선물옵션 수수료 할인 이벤트 등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엔 자사 트레이딩 시스템 ‘영웅문’과 이름이 같은 가수 ‘임영웅’을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키움을 하면 모두가 영웅’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광고를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증권의 트레이딩시스템인 '영웅문'의 광고모델로 발탁된 임영웅. 사진=키움증권


한편, 올 4월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타워에 서학 개미를 응원하는 광고도 냈다. 하루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타임스퀘어에 광고를 걸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주식 실시간 시세 계약을 맺은 증권사에 한 해 하루 동안 본사 타워에 무료 광고를 서비스해 주고 있어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비대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광고선전 비용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4월, 나스닥 타워에 서학 개미를 응원하는 광고를 내걸었다. 사진=키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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